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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이 한 줄의 문장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이 것…

ⓒ Lucasfilm. All Rights Reserved.

당시에는 누구도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훔친 반란군 스파이의 존재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았었죠.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스타워즈]의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입체적으로 구성되었고 급기야 데스스타 설계도를 입수하는 과정도 설명됩니다. 그게 바로 루카스 아츠에서 발표한 게임 [스타워즈: 다크 포스]이며 이 작품에서 [스타워즈] 레전드의 또 다른 주역, 카일 카탄이 등장하게 되지요.

아마도 카일 카탄은 영화 밖 [스타워즈]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인물일 것이며, [스타워즈: 다크 포스] 이래 [스타워즈] 레전드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캐릭터입니다. 많은 [스타워즈]의 팬들은 이 인물을 스크린에서 만나길 학수고대해 왔지요.

ⓒ Lucasfilm.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그럴 일은 앞으로 없을 것 같습니다. 디즈니가 [스타워즈]의 판권을 인수하면서 기존의 확장 세계관을 전복시키겠다는 선언을 했고 실제 [스타워즈 Ep.7: 깨어난 포스]에서도 여지없이 그러한 공언을 실천에 옮기고 말았으니까요.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 이후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공식 사이드 스토리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는 [ep4: 새로운 희망] 직전,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입수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지만 카일 카탄이 주인공이 아니라 진 어소라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기존 팬들에게는 조금 맥빠지는 소식일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제다이가 등장하지 않는 첫 작품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로그 원]은 어설픈 태도로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우선 과격파 반란군인 쏘 게레라 부터가 애니메이션 [클론워즈]에 등장했던 오리지널 캐릭터이지요. 즉, 기존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확실하게 파악하면서 무모하다 싶을 만큼 뚝심있게 돌진합니다. 확실히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스타워즈] 시리즈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로그 원]은 그 중에서도 가장 마니아들에게 특화된 작품이라는 뜻입니다.

ⓒ Lucasfilm. All Rights Reserved.

더구나 이 작품은 특수효과나 미술, 배경 등의 기준을 클래식 3부작에 고정시킵니다. 이는 [Ep.7: 깨어난 포스]가 취한 스탠스와도 일치하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이 영화의 지향점은 프리퀄 3부작이 아닌 클리식 3부작의 전통적인 올드팬들을 겨냥한 것입니다. 덕분에 영화는 매우 고지식하면서도 촌스러운 70년대의 정서가 물씬 풍겨납니다. 많은 관객들이 로그 원 대원들의 구성 과정에서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러한 우연과 필연의 연속마저도 [스타워즈] 스럽습니다.

반면 [로그 원]은 기존 [스타워즈]의 요란스런 스페이스 판타지식 분위기를 지워 버립니다. 스핀오프로서의 확실한 정체성을 확보해가는 관문으로서 이 작품은 과거 [더티 더즌]과 같은 전쟁 특공대식 영화의 클리셰를 상당부분 차용합니다. 덕분에 [Ep.7: 깨어난 포스]의 답답함을 날려버리듯 현실적이면서 비장미를 더한 함대 전투와 백병전은 [로그 원]이 가진 뛰어난 강점으로 환원됩니다. 이로서 [스타워즈]이지만 연출 방향에 따라 장르적인 묘미도 달라진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것이지요.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뭐니뭐니해도 [로그 원]의 가장 큰 미덕은 [스타워즈] 6부작과의 크고 작은 연결고리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작품은' Ep.3.5' 정도에 위치하고 있어서 프리퀄 3부작과 클래식 3부작의 딱 중간에 놓여있는 작품입니다. 공교롭게도 [스타워즈 Ep.3: 시스의 복수] 개봉일로부터 10년 이 흘렀기 때문에 프리퀄 3부작의 배우들도 나이를 먹었고 영화 속 연대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자연스러운 싱크로율을 보일 시점입니다.

가렛 에드워즈는 이 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프리퀄 3부작의 오가나 상원의원이었던 지미 스미츠와 몬 모스마 역을 맡았던 제네비에브 오렐리를 전격 투입하면서 시리즈의 적통성을 되살립니다. 클래식 3부작의 B컷을 이용해 골드리더와 레드리더 같은 추억의 캐릭터들을 스크린으로 부활시킨 것도 모자라 현대 기술의 총아인 CG를 사용해 타킨 총독에게 새 생명을 불어놓습니다.

ⓒ Lucasfilm. All Rights Reserved.

후반부를 장식하는 다스베이더의 무시무시한 대학살씬과 캐리 피셔에 대한 애도를 대신하게 된 라스트씬의 뭉클함은 [로그 원]의 대미를 장식하는 오마주입니다. 이 일련의 과정들은 [스타워즈]의 팬들이라면 아찔할 정도로 전율이 이는 경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아쉬움도 남습니다. 우선 전통적인 [스타워즈] 오프닝 크롤을 삭제한 건 당연히 고심끝에 내린 전략적인 선택이었겠지만 그래도 뭔가 허전함을 남깁니다. 캐릭터 구축의 무미건조함 역시 단점입니다. 어차피 소모품 같은 역할이라 하더라도 짧은 시간 강렬한 인상을 남길만큼 충분히 공을 들인 캐릭터가 전무합니다. 이는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이전 작품들에서도 관찰되는 특징이기도 한데, 그런 면에서는 바로 전작인 [고질라]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로그 원]은 상당히 잘 빠진 [스타워즈]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가렛 에드워즈는 마니아들의 감성을 잘 이해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하며 [로그 원]은 그 역할을 충분히 다한 작품입니다. [스타워즈]의 팬이 아니라면 촌스런 SF영화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사이드 스토리의 가능성에 매우 흡족해 할 것이라 봅니다.

P.S

1. 고인이 된 배우의 CG 캐릭터화는 앞으로도 많은 고민이 따를 것 같습니다. 기술이 더 발전된다면 지금 문득 느껴지는 언캐니밸리는 사라질 것 같습니다. 그 때는 화면에서 괴조음을 내뿜는 브루스 리를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2.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존 윌리엄스의 부재였습니다. 마이클 지아치노가 여러모로 분투하긴 했습니다만 존 윌리엄스의 압도적인 스코어를 재현하지는 못하더군요. 아이러니하게도 마이클 지아치노는 J.J 에이브람스 감독과 항상 작업을 했다가 [Ep.7: 깨어난 포스]에서 존 윌리엄스에게 음악감독의 자리를 내줘야 했지요.

3. 야~~ 정말 다스베이더의 무쌍씬은 정말 ㅎㄷㄷ했습니다. 그간 잠시 잊고 있었던 ‘악의 화신’으로서의 베이더경을 다시금 일깨워준 장면이랄까요. 동시에 제다이 한 명이 가진 전투력의 무시무시함에 대해서도 말이지요.

4. 이제나 저제나 황제폐하가 나올까 했는데, 결국은…  이안 맥디아미드 옹도 연세를 생각하면 이젠 따로 분장이 필요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말이지요 ㅎㅎ

5. 스카이워커라는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 첫 번째 [스타워즈] 영화입니다.

6. ‘스타워즈 스토리’ 프로젝트의 다음 작품은 한 솔로 스핀오프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보바 펫 스핀오프가 계획 중인데, 아직은 불확실한 상태이고 그 외에 오비완 캐노비 스핀오프도 고려 중입니다. 이미 이안 맥그리거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지요.

 

In Loving Memory of Carrie Fisher...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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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준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이 영화는 전형적인 2차 대전 특공대 영화(그것도 굉장히 잘 짜여진)의 구성을 가지고 있어요. 더군다나 제다이와 우주무기와 포스가 판치는 스타워즈 월드에서 인간과 정치를 굉장히 잘 구현한 것이 장점입니다. 사실 그런게 이 스핀오프의 목적이라면 그것도 성공한 것이구요.

    다만 한 두명 정도 살아서 이후 이야기를 전개하거나 에피소드 8과 연관하는 복잡한 구조대신 "싸악 정리"로 끝난게 호불호가 갈리지요

    2. 이 작에서 호불호의 문제라면 마지막에 등장하는 두분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다만 "여자"분이야 필요하지만 "그분"의 경우는.. 스타워즈니까 나오는 것도 있고 아무리 인간적인 스핀오프라도 벗어나기 어려운 점도 있기도 하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들었지요 ㅋ

    2017.01.02 09:32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1.네 본문에 지적했듯 이 영화는 70년대 [더티더즌]식의 특공대 영화 클리셰를 매우 충실하게 따르고 있지요. 마블의 전략이 장르의 다변화이듯 [스타워즈]의 스핀오프는 그런 전략으로 갈 가능성이 보입니다. 공교롭게도 모두 디즈니...

      2.몰살에 대한 부분은 영화 개봉 전부터 팬들 사이에선 공공연하게 예상되었던 부면이지요. 사실 욕심을 부리자면 ep.8과의 연계점을 조금 남기는 것도 나쁘진 않았을텐데 그러지 않은 것으로 봐선 제작진이 철저히 ep.4에 방점을 찍으려고 작정한 것 같습니다.

      3.전 오히려 좀 반대로 봤습니다. "여자"분과 관련해서는 언캐니밸리가 너무 좀 강하게 느껴져셔 거부감이 들었달까요. 물론 추모의 의미도 와닿았기에 타이밍으로는 절묘하긴 했는데, 굳이 본인이 모션캡쳐 연기를 하지 않고 다른 배우를 갖다 써서 CG를 덧입힌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냥 뒷모습이나 옆모습만으로도 충분했을거 같습니다.

      "그분"의 경우는 뭐.. 정말이지 ㅎㄷㄷ하더군요.

      2017.01.02 10:09 신고
  2. marlow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타워즈]팬은 아닌데도 꽤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아주 좋아하는 음식은 없었지만, 가성비 좋은 점심뷔페를 먹은 느낌이랄까요?)

    제일 마음에 든 건, 전쟁이 인간을 망가뜨린다는 점과 정치적 암투였습니다.
    (이전작들은 아무리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스페이스 오페라로 보였다면, 이번에는 진짜 전쟁영화란 느낌)
    초반부에 카시안 안도어가 첩보원을 죽일 때, '얘가 배신 때리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어요.
    (10년 전에 만들었다면, 뱅상 카셀이 맡았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스타워즈]시리즈에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스톰 트루퍼와 타킨 총독인 데, 스톰 트루퍼 인형을 보고 풋!
    타킨의 수완이 대단한 데, 얘가 은하제국을 지배하는 게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CG는 많이 아쉽더군요.)

    견자단이 나온 건 반갑지만, 너무 빠르게 포스를 중얼거리니까 중이 염불하는 것 같아서 거슬렸습니다.
    베이즈 캐릭터는 처음에 사모아인 배우가 연기한 줄 알았어요.

    늘 느끼는 거지만, 은하제국이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스카리프같은 데는 호텔과 리조트를 지어서 관광사업을 하는 게 훨씬 이익일 텐 데 말이죠.

    2017.01.02 16:22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1.맘에 들었던 것 중 하나는 기존의 스톰트루퍼들이 그냥 병풍 역할에 그친 것에 비해 이번에는 꽤 강력한(?) 군사력을 보여준다는 점이었지요. 반란군과 제국군의 전투가 그토록 치열하게 묘사된건 이번이 처음인거 같습니다.

      2.스타워즈 팬덤에는 예전부터 타킨 총독의 죽음 때문에 제국의 전력이 급저하되었다는 얘기가 돌았었지요. 이번 작품에선 타킨의 전략가적인 면모가 제대로 드러나줘서 좋았습니다. [로그 원]의 이야기를 제국의 입장에서 보면 타킨의 데스스타 장악과정을 그린 것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3.견자단과 이연걸을 두고 저울질 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뭐 아시다시피 이연걸은 지금 작품활동을 할만한 상태가 아니고 일순위가 견자단이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의도대로 된 캐스팅입니다.

      2017.01.02 16:44 신고
    • ...  댓글주소  수정/삭제

      설정에서도 타킨이 주장한 타킨 독트린이 제국의 정책에 영향을 미쳤지요.(본래는 레전드 설정이었으나 캐넌으로 부활했더라구요.)

      2017.01.11 08:08 신고
  3. 그리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2SO가 I have a bad feeling about this 란 대사도 소소히 기억남더군요.

    2017.01.02 18:59 신고
  4. BeamKnight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처음에는 마이클 지아치노 특유의 템포가 가미된 음악 분위기가 조금 어색했었는데,
    계속 듣고 있으니까 나름 적응이 되더군요.
    로그 원의 음악을 담당한 작곡자는 제작 초기에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였는데,
    영화 개봉 불과 몇 주 전에 마이클 지아치노로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계속 자리를 지켰다면 음악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2017.01.03 01:03 신고
  5. 블랙하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피4 에서 VT-16, 에피7 에서 T-17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두 스톰트루퍼가 나온것에 이어서 로그 원에서는 T-15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두 스톰트루퍼가 나왔더군요.

    그런데 사소한것도 다 설정이 있는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그 기종명들은 이름만 있고 설정이 없는걸 보면 그냥 15,16,17을 맞추려고 적당히 지은 이름인듯 합니다. (VT-16은 BT-16이란게 있는데 이건 제다이의 귀환에서 자바의 성에 나왔던 거미형태 드로이드)

    2017.01.03 10:09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마저도 깨알같더군요. ^^;; 에피7에서는 나름 이름있는 배우들이 스톰트루퍼로 까메오 출연했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게 없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ㅎ

      2017.01.03 10:14 신고
  6. BLUEnLIV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분의 학살씬은 정말이지 대단했죠.
    [에피1-3]에서 보여준 '얘도 알고 보면 불쌍한 녀석'의 이미지를 싹 걷어내고 [에피4-5]에서 보여줬던 사악한 악당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나저나 트랙백 기능이 없어지니 아쉽네요. ㅎㅎ

    2017.01.07 2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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