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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 신선하고 창의적인 전기영화

영화/ㅅ 2016.03.15 09:00 Posted by 페니웨이™

 

 

 

 

 

[스티브 잡스]는 2013년 애쉬튼 커처가 잡스 역을 맡았던 [잡스]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잡스 전기영화다. [잡스] 리뷰(바로가기)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전기영화의 가장 큰 딜레마는 사실과 허구성의 저울질이다. 얼핏 보면 쉬운 것 같지만 엄밀히 말해 다큐와 영화 사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한 전기영화는 그 장르적인 특성 때문에 매우 지루해질 수도, 매우 흥미진진할 수도 있다.

[잡스]의 경우는 안일한 전기영화의 방향을 선택했고 (사실 기반이 된 텍스트 없이 일반화된 이야기를 영화로 구축한 것에 가깝다), 그 때문에 연기력을 다시 보게 만든 애쉬튼 커처의 연기를 제외하면 아주 밋밋한 영화였다. 때문에 [스티브 잡스]는 [잡스]가 보여주지 못한 영화 본연의 매력, 즉 ‘팩트’ (혹은 팩트라고 알려진 것들)를 관객에 전달하기 위한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확실히 보여주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잡스]의 또다른 버전이 되었을테니까.

일단 이 작품은 윌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 근거한 오피셜 스토리다. 여기에 [소셜 네트워크]의 에런 소킨이 각본을 쓰고, 대니 보일이 메가폰을 잡은 만큼 [스티브 잡스]를 받치고 있는 기초는 꽤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 Universal Pictures, Legendary Pictures, Scott Rudi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기대만큼이나 내러티브의 전달 방식은 신선하다. [스티브 잡스]는 그의 일생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된 세 번의 신제품 발표회장을 무대로 삼고 잡스의 위기와 성공, 그리고 그 이면에 놓은 인간관계와 성품에 관해 집요하게 파고든다. 종종 액자식 구성의 플래시백이 교차되는데, 대니 보일의 솜씨답게 꽤나 스타일리시한 방식의 교차 편집으로 갈등과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영화가 다루는 연대기의 폭은 [잡스]보단 협소지만 잡스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깊이는 훨씬 깊다. 애쉬튼 커처의 잡스가 그저 성질 더러운 천재 정도였다면, 마이클 패스벤더의 잡스는 인성의 특정 부분이 심각하게 결여된, 흔히들 말하는 ‘성공한 소시오패스’ 캐릭터를 잘 반영한다.

패스벤더의 연기는 오스카 후보에 오를 정도로 좋았지만 잡스란 인물에 대한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 주변 캐릭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개인적으로는 워즈니악을 연기한 새스 로건의 연기가 맘에 들었는데, 새삼 잡스와 워즈니악의 차이가 무엇이었는지를 선명하고도 직관적으로 드러내주는 둘의 관계묘사가 탁월하다.

결론적으로 [스티브 잡스]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전기영화다. 오히려 영화적인 재미가 탁월하다보니 전기영화로서의 매력이 반감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착시현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진부한 전기영화의 클리셰를 과감히 탈피한 점은 높이 살만 하다.

 

P.S:

1.어쩌면 잡스라는 인물은 영화 속 워즈니악의 대사처럼 이진법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에게는 분명 뭇 사람들에게 칭송받을만한 부면도 있었지만 비난받아 마땅할 결함도 있었고, 이를 평가하는 것은 영화를 본 관객의 몫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에 대한 어느 하나를 덜어내거나 더하려는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2.혹자는 잡스가 한국에 태어났다면 성공 못했을거라 하는데, 저는 오히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을만한 재능과 성격을 타고난 인물이라고 생각되더군요. 단 여기엔 단서가 하나 붙는데, 잡스가 '금수저로 태어났다면' 이라는 단서입니다.

3.아이패드 프로에 스타일러스 펜을 포함한다는 뉴스 때문에 시끌시끌했을 때, 몇몇 사람들은 잡스가 스타일러스 펜을 싫어했다는 건 패드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쉴드치기에 바빴다지요. 영화가 (그리고 원작이 된 전기가) 밝혀주는 사실은 심플합니다. 잡스는 스타일러스를 싫어했고, 그 때문에 뉴턴 메시지 패드가 망한 것으로 단정짓습니다. 잡스가 원한건 오로지 다섯 손가락을 free하게 사용하는 기계였던 거죠.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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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머로우>김기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기대되는 영화로군요~
    페니웨이님은 잡스에 별로 흥미 없으신가요?

    2016.03.15 09:48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잡스란 사람의 아이디어는 높이 사지만 그의 인간성까지 높이 사진 않습니다. 사실 이런 사람의 밑에서 일한다는 건 저로선 불가능할것 같더군요.

      2016.03.15 11:20 신고
  2. marlow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전형적인 오스카용 영화(결함이 있는 거인의 좌절과 성공)로 봤습니다.
    결국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건, 끝부분에서 딸에게 변명하는 "I'm poorly made."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잡스에 대한 수많은 평가들 중에 빌 버의 의견에 가장 동의합니다.

    PS. 관련 유튜브 링크를 올리려고 했는 데, 차단 메시지가 뜨네요.

    2016.03.15 11:36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만약 그 부분을 뺐다면 잡스가 완전히 나쁜놈으로 그려졌겠지요. 뭐랄까 영화의 시선은 그가 사회성이 결여된 인물이지만 결국 본성 자체는 나쁘지 않다라는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전형적인 전기영화의 클리셰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잡스]보단 훨씬 객관적인 시각이었다고 봅니다.

      P.S: 아마 외부 링크에 영어가 많이 쓰여서 자동차단되는 듯 합니다. 죄송합니다.

      2016.03.15 11:43 신고
  3. 셀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어릴적부터 잡스는 별로였고 워즈니악의 추종자였죠. ㅎㅎ
    그렇긴하지만서도.. 카피버전 애플 II+를 시작으로 현재의 맥에 이르기까지 애플 제품을 쓰는 것에는 변함없네요.
    '잡스'는 별로 안 땡겼는데 이 영화는 흥미롭군요.

    2016.03.15 15:23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애플 II+를 늘 친척집이나 친구집에서만 만져봤었더랬죠. 최초의 PC는 AT 컴퓨터로 당시 국내 교육부에서 공식(?) 지정 컴퓨터로 IBM 계열을 선택해 친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2016.03.17 13:31 신고
  4. 중고세탁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에서 잡스가 태어났더라면 성공했을까? 라는 질문이 무의미할 정도로 미국에서의 잡스의 성공도 운이 많이 따랗죠. 가장 간단한게 워즈니악이라는 친구가 없었다면 잡스는 제대로된 자기사업을 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잡스는 맨땅에서 뭘 만들어 내는 엔지니어가 절대 아니니까요.


    "00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이라는 식의 가정 자체가 그냥 한국사회 비판용으로 무분별하게 쓰이는 경향이 있어서 딱히 공감은 못하겠더라구요.


    저는 잡스 평전보면서 놀랐던 것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전형적인 "자본주의 사장님"이었다는 겁니다. 경쟁을 강조하고 사람들간의 등급을 매기고 최고의 사람들만 좋아하는. 예를 들어 오바마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미국의 교육을 살리는 방법으로 잡스가 제시한 것은 "교사노조를 없애고 철저한 경쟁제도의 도입"이었죠. "잘 가르치는 교사에게는 인센티브를 많이 주고 못 가르치는 교사는 그때그때 잘라내야 한다." 경쟁의 도구가 "창의력"으로만 바뀌었지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미국인이더라구요. 한국사회가 열광하기 딱 좋은 캐릭터죠.

    2016.03.21 12:52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화를 보고 새삼 느낀게, 이 사람..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재자형 보스잖아... 라는 느낌이랄까요. 타인에 대한 배려나 동정따윈 쌈싸먹어버리고 오직 성공만을 위해 남을 닥달하는...

      2016.03.21 17: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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