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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세대를 뛰어넘는 직장 판타지

모 취업포털의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10명 가운데 6명이 직장 내에서의 세대 차이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의 변화, 즐겨보는 미디어나 복장의 선택적 취향, 업무시간에 대한 견해 차이 등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의 차이는 오늘날 사회적 분열의 양상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젊은 신입사원은 고리타분한 설교를 늘어놓는 상사가 불편하고, 상사는 풋내나는 신입이 어딘지 못마땅하다. 그렇다보니 직장 생활은 하루하루가 긴장과 도전의 연속이다.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실은 판타지를 동경하게 만든다. 이준익 감독의 기대작 [사도]를 꺾고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인턴]은 미국식 휴먼드라마, 다시 말해 국내 극장가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할만한 장르적 핸디캡을 가진 작품이다. 헐리우드의 대세 여배우 중 한 명인 앤 해서웨이와 백전노장의 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의 조합이 구미를 당기긴 하나, 이 영화가 이례적인 흥행몰이를 할 수 있었던 건 분명 관객의 호감을 불러 일으킬 만한 그 무언가가 있었다는 얘기다.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잠시 [인턴]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나이 70세에 아내와 사별하고 일선에서 은퇴한 벤(로버트 드 니로 분)에게는 이제 삶의 낙이라고 할 것이 별로 없다. 어느날 그는 시너어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입사를 지원해 합격한다. 벤이 맡은 업무는 창업 1년 반만에 220명의 직원을 거느리게 된 30세의 CEO 줄스를 보좌하는 것.

나이 많은 어르신을 인턴으로 둬야 하는 줄스에게도 불편함은 존재한다. 스스로 회사를 키워 온 자신감과 매사에 완벽을 추구하는 그녀의 성격상 70세 노인은 그저 오지랖 넓은 참견장이처럼 보였을 터다. 그러나 풍부한 경험과 연륜에도 항상 겸손의 미덕과 놀라운 식견을 보여주는 벤을 관찰하면서 줄스의 마음은 변한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한계에 몰린 상황에서도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준 벤은 어느덧 줄스에게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존재가 된다.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 흥미로운 사실 하나. 원래 벤과 줄스 역할로 고려된 배우는 잭 니콜슨과 리즈 위더스푼이었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조합도 훌륭하지만 애초의 캐스팅이었다면 또 어떤 맛의 영화가 나왔을지도 궁금하다.

 

줄거리 상으로 딱히 이렇다 할 특징은 없다. 오히려 사실주의적인 관점에서 [인턴]을 보자면 헛점은 한 두개가 아니다. 할 일 없이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중산층 은퇴자가 잘 나가는 인터넷 쇼핑몰 회사의 인턴으로 지원한다는 것 자체가 나이 50살만 넘어도 박스 줍는 일을 모색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이다. 또한 40년의 세대 차이를 가진 두 주인공이 단순한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를 넘어 서로가 신뢰하며 상생해가는 ‘친구’로 발전하는데, 이는 수직적 인간관계가 형성된 한국에선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의 관계가 아닌가.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 이 영화는 로버트 드 니로와 르네 루소의 세 번째 공연작이다. 이미 두 사람은 2000년 작 [록키와 불윙클], 2002년 작 [쇼타임]에서 함께 출연한 바 있다. 백발이 성성한 드 니로도 그렇지만 어느덧 연륜이 느껴지는 르네 루소의 모습이 왠지 짠하다.

 

그러나 [인턴]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과 노골적인 허구성을 오로지 영화 속에 베어든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느낌만으로 희석시켜 관객을 미소짓게 만드는 힐링 무비다. 나이를 불문하고 상대가 누구이든 완벽하게 도와줄 준비를 갖춘 인생의 멘토라든가 미모와 지성을 겸비하고 게다가 부하에게 자상하기까지 한 젊은 여성 CEO 같은 캐릭터를 현실에서 만날 확률이 0.1%에 불과하다 해도 팍팍한 현실을 사는 누구나가 갈망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을 터다.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특별히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사건(그래봤자 CEO의 사생활 정도이지만)없이 자잘한 에피소드와 관계 형성을 중심으로 변화되는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잘 살린 착한 영화, [인턴]은 그렇게 삭막해진 세태에서 미담을 찾아 헤매는 관객에게 잠시나마 훈훈한 판타지를 선사한다.

 

 

Open Case

 

 

 

 

Blu-ray : Menu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Blu-ray : Quality

[리쎌웨폰], [배트맨 포에버] 등의 굵직한 작품들을 작업한 스티븐 골드브랫이 Arri Alexa XT 시리즈로 촬영한 [인턴]은 -아마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충분히 실감했겠지만- 보통 이상의 깨끗한 화질을 보여주는 영화다. 여성감독 특유의 섬세한 세트 디자인이나 전체적인 색감이 매우 밝고 아름다운 작품이기도 한데, 본 블루레이에서도 그러한 장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실내 장면이나 실외 장면 모두 화질의 편차가 느껴지지 않으며, 색감도 왜곡없이 매우 풍부하다.


▼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로 확대됩니다. (Click the pictures below to Enlarge)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인턴]의 경우 평균 22.11Mbps의 비트레이트를 보여주는데, BD-50 디스크에 50GB의 용량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15GB의 여유 공간을 남긴 이 결과물이 과연 최선인지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을 남긴다. 물론 이 같은 트랜스퍼 이슈가 가시적인 문제점을 드러내진 않는다 하더라도 –일반적인 블루레이는 평균 20Mbps~25Mbps의 비트레이트를 보여주므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해외쪽에서도 몇몇 워너 작품들에 대해 이 같은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을 보면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참고로 같은 Arri Alexa XT를 쓴 [시카리오]의 경우 평균 33Mbps를 보여주는데, 이는 4K 디지털 리마스팅을 거쳐 이를 다시 다운 트랜스퍼 했다는 특징이 있다) 


▼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로 확대됩니다. (Click the pictures below to Enlarge)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사운드는 비교적 소박(?)하게 무손실 DTS-HD 5.1을 채택했다. 최근 많은 영화들이 Dolby TrueHD 7.1 이나 Dolby ATMOS 같은 휘황찬란한 사운드 포맷을 채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지만 영화 자체의 특성상 사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잔잔한 사운드가 특색인 가운데, 아이폰의 알림음 같은 소소한 효과음의 분리도 비교적 또렷하며, 대사전달 역시 아무런 문제가 없다.

 

Blu-ray : Special Features

Learning From Experience (4:30)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그간 소소한 여성 취향의 로맨스물을 만들어 온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이번에 로맨스를 뛰어넘는 사람과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로버트 드 니로는 [인턴]이 젊음 보단 연륜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하며, 앤 해서웨이는 훌륭한 인물 한 사람으로 인해 주변 인물이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관한 영화라고 이야기한다. 짧지만 흥미로운 이 코멘터리 영상은 감독과 배우들이 나와서 영화 속에 담긴 주제를 각자의 관점에서 말한다.

 

Designs on Life (6:00)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영화를 보면 늘 여성 감독다운 꼼꼼한 세트 디자인과 소품 및 의상이 눈에 띈다. [인턴]도 예외는 아닌데, 줄리의 자택 주방이라든지, 피오나의 물리치료실, 벤의 드레스룸 같은 일상의 소소한 공간들 조차도 시각적으로 매우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영상에서는 배우들과 감독 및 [인턴]의 프로덕션 디자이너들이 나와 각 장면에서 해당 장면의 세트 과정과 의상 디자인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The Three Interns (5:55)

ⓒ Waverly Films/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인턴 삼인방으로 나오는 아담 드바인, 제이슨 올레이, 잭 펄먼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무엇인지, 대선배인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작업하는 건 어떤 느낌이었는지에 대한 질문들에 대답하는 시간을 갖는다.

 

총 평

앤 해서웨이는 사랑스럽고, 로버트 드 니로는 여전히 멋지다. 특히 주로 쎈 캐릭터를 연기해 온 드 니로가 푸근하고 친절하며 완벽하기까지 한 노신사로 돌아온 것은 나름의 성공적인 연기 변신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두 배우의 적지 않은 연륜 차이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앙상블은 꽤나 좋은 케미를 이끌어 낸다.

다소 뻔한 공식에 지나치게 착한 척하는 영화의 지향점이 단점으로 다가오는 사람에겐 어쩔 수 없이 진부하게 느껴지겠지만 이를 장점으로 여기는 사람에겐 더없이 행복한 –적어도 영화를 보는 동안 만큼은- 시간을 안겨줄 것이다.

 

※ 주의 :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dvdprime.com에 있으며 저작권자의 동의 없는 무단 전재나 재가공은 실정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블루레이] 인턴 : 오링케이스 한정판 - 10점
낸시 마이어스 감독, 로버트 드 니로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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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머로우>김기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침 예전에 저희 <투머로우>에도 칼럼으로 게재된 바 있는 영화로군요~
    늘 후방을 주의하며 페니웨이님 블로그를 둘러봅니다만,
    오늘만큼은 "예전 기사 검색한다"는 핑계를 준비해 놓고
    안심하고 포스팅을 감상 중입니다^^

    2016.02.11 16:09 신고
  2.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장르나 소재나 잘 안끌리는 영화였는데, 워낙 입소문에 주변 추천도 많았던지라
    이참에 구입해서 봐야겠습니다. ^^

    2016.02.11 22:59 신고
  3. 마장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드라마 미생이 떠오르는 영화 .. 한번 봐야 겠네요 ㅎ

    2016.02.23 18: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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