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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 미성년자에 대한 복수는 정당한가?

영화/ㄱ 2011.04.04 09:00 Posted by 페니웨이™









이 작품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이유는 한가지다. 성인을 능가하는 청소년들의 잔인성에 대해 너무나도 사실적이면서 불편한 진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보다도 훨씬 더 끔찍한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시각적 잔혹함의 문제는 아니다. [고백]은 모든 면에서 사회적 통념을 뒤집는, 그럼에도 그 이면에 놓인 현실과 사회적 현상에 대해 쉽사리 반박하기 힘든 마력을 가진 작품이다.

소설가 미나토 카나에의 처녀작을 영화화한 [고백]은 원작이 주는 충격만큼이나 오랜시간 멍한 울림을 남기는 작품으로서 소설을 영상으로 컨버전한 경우로는 보기 드물게 아주 성공적인 결과물이다. 영화는 한 중학교 여교사가 자신의 퇴직 사실을 담담한 어조로 아이들에게 알리면서 시작된다. 선생님이 강단에서 얘기를 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제멋대로다. 우유를 마시며 떠들거나 장난을 치고, 교실 밖으로 나가 버리는 산만함 속에서도 꿋꿋히 자기 할말을 해나가던 모리구치 선생(마츠 다카코 분)은 충격적인 말을 던진다. "내 딸을 죽인 범인은 이 교실안에 있습니다"

ⓒ Toho Company/ Nippon Shuppan Hanbai (Nippan) K.K. All Right Reserved.


순간, 교실안은 정적에 휩싸이고 딴짓을 하던 아이들은 교사에게로 주의를 집중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누가, 왜 담임선생의 딸아이를 죽인것일까? 그리고 모리구치 선생은 어떻게 범인과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것일까? 그리고 그녀가 반 아이들 전체가 듣는 가운데 이러한 사실을 고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모리구치 선생의 딸을 죽음으로 이끈 사건의 전모를 바탕으로 충격적인 진실과 더불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복수극이 전개된다.

미스테리 형식의 화법을 사용하긴 하지만 [고백]은 누가 범인인지에 관심을 두는 작품은 아니다. 주인공인 모리구치는 범인의 이름을 끝끝내 밝히지 않지만 반 아이들과 관객들은 누가 선생이 지목한 소년 A와 B가 누구인지 모두 알고 있다. 모리구치가 이 아이들을 경찰에 인도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소년법상 형벌이 너무나도 가볍기 때문이다. 결국 모리구치는 스스로 범인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긴다. 아이에 대한 어른의 복수. 일반적인 통념으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지만 외동딸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을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소년 범죄의 저연령화 현상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현 사법체계의 한계가 관객들의 공분을 자아낼 따름이다.

ⓒ Toho Company/ Nippon Shuppan Hanbai (Nippan) K.K. All Right Reserved.


[고백]의 큰 줄기가 모리구치의 복수극에 맞춰져있기는 하나 영화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오히려 소년들이 범행을 계획하게 된 경위와 동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면서 영화는 현 일본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한 다양한 치부를 들추어 낸다. 그리고 이 사건에 얽힌 인물들 각자의 사정이 설명되면서 영화는 차츰 설득력을 높혀간다. 남은 한 명의 범인과 딸을 잃은 엄마이자 선생인 모리구치가 마주하는 마지막 순간의 결말은 끝끝내 관객들을 우울함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불량공주 모모코]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으로 국내에서도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은 자신의 독특한 스토리 텔링에 더해 느슨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연출을 선보이며 유망주로서의 기대치를 120% 만족시켰고, 어느덧 중견배우로서의 관록이 돋보이는 마츠 다카코는 예쁜 여배우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나 어느덧 눈빛과 표정으로 모든 감정을 아우르는 연기파 배우의 면모를 과시한다.

도저히 단점을 발견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작품이지만 두 번 관람하기에는 심적 부담감이 너무 강하며, 교권의 추락과 가정의 붕괴가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생각해볼때 [고백]이 보여주는 영화 속 풍경이 그다지 낯설지 않아 보인다는 게 더욱 슬프다.


본 리뷰는 2011.4.5. Daum의 메인 페이지에 소개되었습니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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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hai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한번 볼까 하다가 그런 부분이 부담이 될 것 같더군요
    미성년자를 처벌하지 않는 이유가 애초에 뭐였을까...
    그걸 생각하면 쉽게 답을 내릴 수가 없더라구요

    2011.04.04 10:52 신고
  2. j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만년만의 트랙백이래나 뭐래나....-_-;;

    잘 지내시죠? 요즘은 그냥 RSS로만 이웃분들 글을 읽다보니 잘 돌아다니질 않아서 인사가 오랜만입니다. :)

    2011.04.04 11:37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오랜만이네요. 이제 블로그 접으신줄 알았습니다. 지인분들 상당수가 블로그를 접으셔서...

      2011.04.04 13:31 신고
    • j준  댓글주소  수정/삭제

      거의 접는 분위기였다가...-_-a
      암튼 블로깅을 접는 이웃분들이 점점 늘어나서 안타깝네요. 블로그가 뭔가 젊은 시절의 스쳐지나가는 취미같은 느낌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영화 이야기를 더 하자면...
      지금같은 사회 현상을 단순히 교육에만 책임을 전가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뭔가..체제의 문제라고 해야하나. 누군 현 사회 체제의 최고, 최악의 모순은 화폐제도라고도 말하니깐요.(뭔가 뜬금없는 댓글;;;)

      2011.04.05 18:37 신고
  3. peoun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성년자에 대한 복수와 사회성이 만나면서 쉽지않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군요 글을 읽는 동안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영화를 보고나면 가슴 한 편이 먹먹해 질것 같네요...

    2011.04.04 12:51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근데 이 영화 꼭 봐야되요. 이대로 우리 아이들을 방치하면 어떤 결과가 올것인지 예측이 가능합니다. 이제는 아이들은 아이들로..가 아니라 아이들에 대한 성인의 보복이 현실로 나타나는게 꼭 영화속의 일만은 아닐거라는 불길한 생각이 스쳐요.

      2011.04.04 13:32 신고
  4. 무혹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으로 읽으면서 쇼크를 받았는데 영화로도 나왔군요...
    아내와 같이 가서 봐야겠습니다.

    2011.04.04 13:28 신고
  5. 이사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뷰를 보니까 예전에 읽은 책이 생각나네요. 일본의 정신분석의가 일본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미성년 범죄에 대해 분석을 내린 책이었는데 거기서 중요한 점이 어른들은 자신들이 어릴 적에 어땠는지는 생각 못하고 아이들은 무조건 순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글이 나오더라구요. 어린애들이 무조건 악한 건 아니지만 무조건 순진한 것도 아니니 냉철한 시선을 가져야 된다고 하던데 왠지 이 리뷰를 보니 그 책 생각이 납니다. 청소년범죄가 심각하다고 말들은 하면서도 정작 그런 일이 주위에서 벌어지면 애들이라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니까 더 문제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2011.04.04 15:44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샘 페킨파의 [와일드 번치]를 보면 아이들의 '순수한' 잔혹성을 암시하는 내용이 인트로에 배치되어있죠. 폭력의 피카소라 불리던 페킨파가 그렇게 생각했을 정도니...

      2011.04.04 17:06 신고
  6. 태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들이 좋긴한데, 말씀처럼 너무 현실적이라 마음이 불편해서 못 보겠습니다...orz

    2011.04.04 17:01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도 냉철하게 현실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각심도 좀 갖고 말이죠. 아닌게 아니라 현 한국 교육계는 일본의 그것을 거의 답습해가고 있습니다.

      2011.04.04 17:05 신고
  7. 화양연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성년자에 대한 복수 전 정당하다고 봐요. 아니 내가 저일을 당한다면 난 저 아이들의 부모들도 다 불살라 버릴꺼 같아요 .

    2011.04.04 17:57 신고
  8. 77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성년자 법이 많이 약한 것은 사실이죠... 한국의 교육체계의 모델은 일본이니까요...
    저도 학교안에서 많이 목격하지만, 일부 학생들의 과격한 비행은 한번 쯤 강력하고 냉철하게 형벌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1.04.04 18:22 신고
  9. 만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애들이 원래 그래."

    .......... 라고 말하던게 엊그제 같거늘, 묻지마살인이나 청소년 강력범죄건들을 보면 일본과 별반 다를바 없어진 우리나라이기에 안타깝습니다. 해외토픽으로 끝나면 좋은데.. 그것이 현실이라니.. 에휴..

    여러 리뷰를 보니 정말 봐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가슴이 먹먹해 질 것 같아서 말이죠.ㅡㅡ;

    2011.04.04 20:14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영화를 보니, 일본에선 교사가 비인기직이라고 하던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구나 싶더군요. 아직 한국에서는 교사가 인기직이지만 곧 일본처럼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2011.04.04 23:31 신고
  10. 적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 이상하게 보고 싶은데
    제가 사는 지역엔 개봉을 안하더군요 -_-;;; 아놔...
    너무 골라서 개봉하니까 참 영화보기 어렵더군요

    2011.04.04 20:32 신고
  11. BeamKnight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 전에 KBS 모 드라마를 보니, 어느 여고생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는데도
    자기는 잘못 없다고 형사에게 바락바락 대드는 거 보고 화면 속으로 들어가서 밟아 주고 싶더군요.
    과연 그런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청소년법을 적용하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남에게 저질러온 악행들을 똑같이 당하게 해 주고 싶습니다.
    그런 애들은 피해자의 입장이 한 번 되어 봐야 자기 잘못을 깨달아요.
    이 영화의 주인공이 하고 싶은 복수가 그런 게 아닐까요?

    2011.04.04 23:18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얼마전 '원펀치사망사건'이라고 알려진 사건의 전말도 알고보면 체대특기생 진학희망자인 고교생이 자신을 나무라는 어른을 두들겨 패서 죽인 사건이라고 아고라에 올라왔었죠. 정작 가해자는 죄책감없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이걸 보면 확실히 요즘 청소년들의 문제는 '죄의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기성세대에게 그 책임이 없는건 아니지만...

      2011.04.04 17:04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영화의 메시지가 그거죠. 죄를 짓고도 죄의식을 갖지않는 이들에게 가장 최고의 복수는 그들에게 직접적인 형벌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빼앗은 것을 똑같이 빼앗기도록 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나 잔인한 복수이지만 한편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공의라고도...

      2011.04.04 23:33 신고
  12. 아빠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런 작품이 영화로도 나왔네요. 모르고 있었지만 리뷰글을 읽다보니 우리나라와 그다지
    다르지않은 현실에 저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2011.04.04 23:27 신고
  13. 이준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사실 고백의 모티브가 된 사건과는 비교도 할수 없는 여고생 콘크리트 사건(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지요.(자세한 이야기는 정신 건강상 생략) 같은 소재의 AV나 영화도 있는(!) 정도인데. 사건의 엽기성에 비해서 형은 극히 낮았고 가해자들은 지금도 인터넷에 실명공개될 정도로 심각한 사건입니다. 뭐 김전일 시즌2의 켄모치 경부의 살인도 사실 이것을 연상시키는 사건을 수사했던 켄모치 형사가 가해자들이 풀려난데 격분해서 복수의 연쇄살인을 한다(고 하지만 김전일의 특성상 반전이 있는)는 설정이지요.

    2. 이 작품 자체는 엽기적인 범죄와 복수뿐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한것이지요. 그래서 한국인이고 저 사건과 무관한 대다수의 관객들의 마음도 불편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상업적인 소재로 흐를뻔한 이야기를 걸작으로 만들었지요.

    ps: 한국에도 S시 지적장애인 소녀 폭행 암매장 사건이 있는걸 보면 일본 뭐라 할건 없지요

    2011.04.05 06:35 신고
  14.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한 번 보기도 불편하고 두 번 보기는 힘들 정도의 내용을 가진 영화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니,
    요즘 우리 사는 세상도 정말 불편하고 힘든 게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교사가 비인기 직종인 사회라... 정말 미래가 없구나 싶습니다.
    이제 크게 차이도 없다 싶긴 하지만 일본만큼 되기 전에 우린 뭔가 좀 바뀌어야 할텐데요.

    2011.04.06 17:08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선제조치를 취할만한 시간은 충분히 주어졌습니다. 문제는 일이 눈앞에 닥쳐야만 시끌시끌해지는 한국 특유의 근성이지요. 결국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뜻 ㅡㅡ

      2011.04.08 08:52 신고
  15. 안랩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bs시네마천국에서 예고편을 봤었는데...
    어익후. 마음이 무거워져서 저는 못보겠더라구요..ㅠㅠ

    2011.04.07 18:28 신고
  16. 아도니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 아주 재밌게 봤어요.^^

    핀트가 엇나간 말이긴 하다만, 소년 범죄에 대해서 전 좀 더 엄격했으면 하는 바람이라서.. 아노미랑 같은 맥락일까요. 시스템이 따라가질 못하기 때문에, 미성년자에 대한 연령도 좀 더 낮추고, 처벌방안도 좀 더 엄격히 했으면 해서요. 뭐랄까 이걸보고 좀은 후련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를테면 성폭행 관련 사건들만 봐도.. 상당수가 미성년자에 의해 이뤄지고 피해자는 평생을 가슴에 멍에를 지고 살아가는데 반해, 가해자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솜방망이 처벌이라니...

    2011.04.16 14:24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현직교사의 증언으로는 요즘 강력범행 연령이 점점 아래로 내려간다는군요. 이러다간 초딩들도 범죄자가 될 세상이에요. 뭔가 사회적인 시스템이 이뤄져있지 않으면... 참 문제입니다.

      2011.04.16 16:17 신고
  17. rainism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작 소설의 결말 방식이 조금 다르다던데... 책도 읽어봐야겠네요.
    작가의 첫 작품이라니.. ㅎㄷㄷ

    2011.04.27 23: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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