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에 보면 어렸을적 동키라는 친구가 주인공 켄지의 집에 아폴로 우주선의 달착륙을 보기위해 놀러오는 장면이 나옵니다. 가난한 동키네 집에는 TV가 없었으니까요. 요즘에야 워낙 흔한 물건이 되어 버려 멀쩡한 제품도 내다 버리는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만 불과 50년전만하더라도 TV는 정말 귀한 물건이자 부의 상징이기도 했지요. 저도 사실 흑백TV 세대였는지라 어느날 아버지께서 14인치 컬러TV를 들여놓으시고 뿌듯해하던 그때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땐 정말 신세계가 열리는 듯 신기하더군요.
그때는 컬러TV가 지금처럼 리모컨으로 작동되는게 아니라 로터리 방식이라고 채널을 직접 돌리는 방식이었어요. 어이없게도 이 돌리는 부분이 부실해서 한참 쓰다보면 브라운관은 멀쩡한데 채널이 제대로 고정이 안되서 TV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죠. 나중에는 버튼 방식이 나오고 한참이 지나서야 리모컨 방식이 나오는.. 참 다양한 변화를 거쳤군요.
한때는 일본 특유의 미니멀리즘이 빛을 발한 휴대용 TV가 얼마나 갖고 싶던지, 무리해서 2인치짜리 카시오 액정TV를 구입한 적도 있었네요. 막상 사놓고 보니 활용도가 크지 않았던게 문제였지만 여튼 거금을 들여 장만한 휴대용 TV가 마냥 신기하기만 했었습니다. 이제는 뭐 집안에 3D TV니, 스마트 TV니, 최첨단을 달리는 TV가 가정내에 보급되어 있고 심지어는 휴대폰에도 DMB가 내장되어 TV를 시청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 정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서두가 길어졌는데, 아이폰 사용자라면 딱 한가지 아쉬운게 바로 DMB 기능이 없다는 겁니다. 국내산 스마트폰들에는 거의 기본기능으로 DMB가 탑재되어 마치 아이폰에 대항할 수 있는 유별난 기능인 냥 광고를 하곤 하는데 막상 또 이게 있으면 잘 안보게 되다가도 없으면 허전하고 그렇더라구요. 그런데 이번에 그런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아이폰 앱이 하나 나왔습니다. 바로 TVing이란 앱이죠.
TV에 진행형을 뜻하는 ing를 붙인 TVing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저장된 VOD를 불러내 보는 방식이 아닌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채널수가 한정된 DMB의 한계에서 벗어나 다양한 테마 -스포츠, 뉴스, 영어, 게임 등등- 로 구성된 다양한 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기도 하지요. 앱스토어에서 TVing을 다운받은 뒤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현재 3일간의 무료 이용권을 줍니다.
TVing 앱을 실행시켜 보죠. 메인화면의 구성은 현재 시간을 기준으로 채널별 프로그램을 요약해주는 화면으로 시작됩니다. 프로그램의 정렬방식은 채널순, 시청률순, 장르순, 그리고 마이채널로 설정한 특정 채널의 설정 순으로 표시할 수 있게 되어 있지요.
하단의 편성표 아이콘을 누르면 각 채널별 방송 프로그램의 편성일지가 표시됩니다. 생각보다 많은 채널이 있습니다.
그럼 실제 TVing을 통해 시청하는 장면을 맛보기로 보여드리죠. 다음은 아이폰에서 TVing을 실행하는 영상입니다. 일종의 스트리밍 서비스라 화질에 있어서 조금 우려되었는데 기대 이상의 고화질을 보여줍니다.
위의 영상에서 보신것처럼 현재 시청하고 있는 화면을 터치하면 다른 채널로 변경할 수 있도록 반투명의 인터페이스가 표시됩니다.
메인화면 우상단의 별표시는 마이채널, 즉 즐겨찾기를 구성하는 메뉴가 되겠습니다.
메인화면의 우하단에 보면 트위터, 페이스북 메뉴가 있는데, 이건 TVing의 서비스와 연계된 기능을 제공하는게 아니라 TVing앱 자체내에서 제공해 주는 트위터, 페이스북 어플이라고 보심됩니다. 그러니까 TVing을 실행해 둔 상태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확인할 수 있는거죠. 드라마를 보면서 페이스북으로 수다를 떤다거나 할 때 유용한 기능이겠네요.
TVing의 장점은 다양한 채널수의 확보(현재 28개 채널)하고 있다는 점과 고화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방송을 모두 실시간으로 감상한다는 점이 되겠군요. 인터페이스도 단순하면서 꽤 편리합니다.
반명 단점도 없지는 않은데, 영화채널이 아직 없다는 점이나 3G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건 확실히 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송 컨텐츠를 유료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직까지 TV방송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실은 유형으로든 무형으로든 시청자들은 유료로 시청을 하고 있습니다만) 구매자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할 만한 확실한 컨텐츠의 확보가 요구된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여하튼 DMB기능이 없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이러한 실시간 TV시청용 앱이 나와주는건 환영할 만한 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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