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2014년 작 [고질라]와 2017년 작 [콩: 스컬 아일랜드]를 잇는 레전더리 픽쳐스의 ‘몬스터버스’ 3번째 작품입니다. 직접적으로는 [고질라 (2014)]의 속편이기도 하지요.
이야기는 전작에서 고질라와 무토의 도심 전투로 인해 아들을 잃게 된 어느 부부의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이를 잃은 엄마는 모나크에서 괴수의 음파를 콘트롤하는 장치를 개발하게 되고 한 급진 환경단체에서 이 장치를 강탈하게 되면서 위기가 고조됩니다.
이미 예고편에서 나온 것 처럼 이번 작품에는 킹기도라, 모스라, 로단과 같은 토호사의 주력 괴수들이 총출동 합니다. 아마도 괴수대백과 등을 통해 괴수물을 공부한(?) 세대들이라면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눈이 호강하는 작품이 될 겁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답게 기술력은 과거 슈트 기법으로 만든 특촬물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대단하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문자적으로' 정말 지릴 뻔 했습니다. 아침 조조타임에 커피를 마시며 관람을 했는데, 이게 문제가 되어서 방광이 임계점에 육박하더군요. 근데...도저히 끊고 화장실에 갈 타이밍을 주질 않는겁니다. 그만큼 영화는 굉장히 속도감있게 밀어 붙입니다.
객관적인 문제점은 드라마에 있습니다. 사실 [고질라 (2014)]에 대해 불만을 갖는 관객의 상당수는 괴수의 등장씬이 의외로 적고, 인간 캐릭터의 드라마가 비중이 크다는 것이었는데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그 반대의 구성이라고 보면 됩니다. 액션은 어마어마한데 양념처럼 들어가는 인간 파트의 구성이 너무 부실해요.
뭔가 드라마가 끈끈한 아교 역할을 해서 액션과 잘 융합해 영화를 튼튼하게 잡아줘야 하는데, 그냥 푸석푸석합니다. 그냥 괴수들이 말을 못하니 인간이 대신 변사 역할을 하는 느낌이에요. 베라 파미가나 샐리 호킨스 같은 명배우들을 갖다 놨는데도 도무지 빛이 나질 않습니다. (물론 샐리 호킨스는 전작에 대한 예우 차원이긴 합니다만)
결국 본 작품에 대한 평가는 문제의 인간 캐릭터 파트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극과 극으로 갈릴 겁니다. 사실 괴수 파트만을 보면 역대급은 확실한데 드라마가 그걸 따라가지 못하니 영화가 전체적으로 구려 보이는 형국이거든요. 뭐 사실 괴수영화에 뭘 더 기대하겠습니까만 적어도 [고질라 (2014)]의 드라마는 꽤 괜찮았다는 걸 생각해 보면 확실히 이 부분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관적인 관점’에서는 괴수물 마니아들에게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생각입니다. 기도라와 고질라가 격돌하고, 여기에 로단과 모스라가 합세해 육박전을 벌이는 장면은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집니다. 어린 시절 꿈꿔왔던 바로 그 괴수들의 격전장이 실제로 펼쳐지는 광경입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번 작품을 추천하는 편입니다. 적어도 안노 히데아키의 자의식 과잉이었던 [신 고질라]에 비하면 훨씬 더 취향저격에 가깝습니다. 어서 빨리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P.S
1. 이제 2020년에는 애덤 윈가드가 감독을 맡은 [고질라 VS 콩]이 나올 예정입니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흥행이 저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리 찍어놓은 [고질라 VS 콩]이 아무래도 ‘[고질라] 3부작’의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토호와 레전더리의 판권 계약은 2021년까지입니다. [신 고질라]에 고무된 토호이기 때문에 계약 연장은 꽤 불투명한 상태이지요. 아마도 몬스터버스는 토호측의 캐릭터를 배제한 독자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퍼시픽 림] 세계관과의 크로스오버를 포함해서요.
3.음악이 쥑입니다. 그냥… 이건 무조건 사운드 빵빵하고 큰 화면으로 보세요. 최소 2D 아이맥스 추천입니다.
4.번역이 참 그지 같더군요. ‘옥시즌 디스트로이어’를 ‘산소탄’으로 번역한 거… 도대체 누구 아이디어입니까? 여기에 ‘기’도라-‘기’생충 드립이라니….
5.원조 [고지라]의 세리자와 박사에 대한 오마주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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