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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 편의를 위해 소설은 ‘ ‘로 영화는 [ ]로 오페라는 < >로 표기하였음.

 

아마 필자와 같이 30대 중반을 넘긴 분들 중에 추리소설을 탐독했던 사람이라면 ‘가스통 르루 Gaston Leroux’라는 이름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응? 사람 이름이 가스통이야? -_-’ 하는 유치한 호기심에 이끌려 접하게 된 팬더추리걸작선 ‘노란방의 비밀’로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일반적으로는 조셉 룰루타뷰 시리즈와 같은 정통 추리물 외에도 어쩌면 더 유명한 작품, ‘오페라의 유령 Le Fantome de I'opera’으로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이니만큼 ‘오페라의 유령’의 원작소설은 다분히 리얼리즘적인 추리극의 형식을 지닌다. 파리의 오페라 극장안에 은둔해 살며 속칭 ‘유령’이라 불리는 사나이 에릭과 그가 짝사랑하는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그녀의 연인인 라울을 둘러싼 비극적인 사건을 다룬 이 작품은 출간 당시 너무나 무겁고 음산하며 공포감을 자아내는 문체 때문에 그리 큰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고 전해진다.


오히려 본 작품은 작가 사후에 만들어진 영화를 통해 빛을 발하게 되는데, 론 채니가 유령으로 분해 전설적인 명연기 –일부 관객들이 채니의 마스크 오프씬에서 기절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를 남긴 1925년작 [오페라의 유령]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TV영화와 미니시리즈를 합쳐 10여편 가까이 리메이크될 만큼 영화적 소재가 풍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 Universal Pictures . All rights reserved.


한편 영화와 더불어 ‘오페라의 유령’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린 분야는 바로 뮤지컬인데, 이 지점에 있어서 관객들은 영화와 소설, 그리고 뮤지컬의 차이에 대해 조금은 알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원작소설은 엄연한 추리소설의 장르위에 남녀간의 로맨스를 첨가한 작품으로서 주인공들의 삼각관계(?) 및 멜로적인 요소가 이야기의 구성에 있어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엄밀히 말하면 비중이 있긴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의미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런던에서 초연이 이루어졌는데, 이 뮤지컬을 만든 인물이 바로 뮤지컬계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다. 웨버는 –그가 참여한 뮤지컬이 거의 그러하듯- 거대한 스케일과 강렬한 음악, 그리고 화려한 시각적 요소들로 극을 구성하는 한편, 원작의 치밀하고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와 디테일한 표현들은 거의 배제한채 멜로적인 부분만을 부각시켰다. 따라서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소개할 때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이 아니라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으로 소개하는 건 비단 뮤지컬계에서 웨버의 네임벨류가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를 의식한 면도 있지만 작품 자체가 원작과는 많은 면에서 다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이 로맨스에 중점을 둔 이유는 아마도 초연에서 크리스틴 역을 맡았던 사라 브라이트만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익히 알려진 사실처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당시 웨버의 두번째 아내였던 사라 브라이트만을 위해 만든 것이었으며, 실제 공연에도 작곡가의 이러한 애정어린 감정이 녹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오페라의 유령’이란 제목으로 나온 동명의 영화들은 르루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는가와 뮤지컬을 바탕으로 만들었는가에 따라 그 성격이 매우 극명하게 갈리게 될 수 밖에 없는데, 예를 들어 호러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의 1998년작이 소설에 기초한 작품인 반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조엘 슈마허 감독의 2004년작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에 기초한 작품인 것이며, 만약 2004년판 영화를 보고 [오페라의 유령]에서 건질건 에미 로섬뿐이라고 느낀 분들이라면 반드시 원작소설을 읽어보거나 아니면 웨버의 뮤지컬을 직접 관람하고 나서 작품의 호불호를 결정하길 권한다.

ⓒ Warner Bros. Pictures, Odyssey Entertainment, Really Useful Films. All rights reserved.

▲ 2004년 조엘 슈마허 감독의 영화 [오페라의 유령]. 원작자인 가스통 르루가 아니라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이름이 적혀있음을 유의하자.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이번에 출시된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라이브 공연] 블루레이는 당연하게도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이다. 25주년 기념공연답게 영국 최고의 레퍼런스급 공연장인 로얄 알버트홀에서 5500여명의 객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진행된 실황공연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 공연에서 팬텀 역은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초연의 마이클 크로포드와 2200회 이상 본 공연무대에 올랐던 브래드 리틀을 제치고 라민 카림루가 맡았는데, 이란 출신의 뮤지컬 배우인 그는 2004년 영화판에서도 크리스틴의 아버지 역할로 등장한 바 있는 뮤지컬 스타다.

ⓒ Really Useful Theatre Company. All rights reserved.


더불어 크리스틴 역에는 사에라 보게스가 캐스팅되었는데, 2007년 뮤지컬 <인어공주>에서 에리얼 역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그녀는 <오페라의 유령>의 속편격인 <러브 네버 다이즈>에서 크리스틴 역을 맡으며 촉망받는 신예로서 당당히 여주인공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 Really Useful Theatre Company. All rights reserved.


본 작품의 가장 큰 의미는 아무래도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어찌보면 무대 연출의 한계상 실황공연을 카메라에 모두 담는 것이 무리는 아닐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꼼꼼한 후편집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잡아낸 무대영상을 한 화면에 가득 채워놓아 그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 Really Useful Theatre Company. All rights reserved.


무엇보다 20여분의 커튼콜에 등장하는 사라 브라이트만과 마이클 크로포드의 무대인사, 그리고 역대 팬텀 역을 맡은 4명의 배우들이 브라이트만과 함께 노래하는 장면은 영화나 일반 공연에서는 볼 수 없는 25주년 기념 공연만의 특별한 경험이다.


ⓒ Really Useful Theatre Company. All rights reserved.

 

AVC 코덱의 1080p 해상도로 트랜스퍼된 1.78:1 영상은 스펙터클한 무대 퍼포먼스와 특수효과로 가득하다. 비록 영화처럼 인공적으로 정교하게 가미된 영상이 아닌 생생한 무대위의 아날로그 적인 연출이라는 점이 차이가 있지만 뮤지컬 특유의 현란한 형형색색의 의상과 디테일하게 구성된 무대 디자인, 그리고 스테이지와 객석을 와이드 화면으로 잡아내는 장면 등 실제 무대를 보는 듯한 충분한 시각적 만족감을 전달한다.

▽ 원본 사이즈로 보려면 클릭하세요

ⓒ Really Useful Theatre Company. All rights reserved.


한편 뮤지컬, 그것도 실황 뮤지컬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사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은근 레퍼런스급 사운드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분들에게 있어 본 타이틀의 사운드는 조금 평범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오케스트라와 배우의 육성 간의 밸런스는 잘 맞춰져 있고, 로얄 알버트홀 에서의 자연스런 공간감도 잘 담겨져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밋밋한 느낌도 든다. 바꿔말하면 이는 딱히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사운드의 보정을 시도하지는 않았다는 의미이며 사운드 스테이지에서 직접 듣는 듯한 현장감에 보다 더 중점을 두었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할 듯 하다.

▽ 원본 사이즈로 보려면 클릭하세요

ⓒ Really Useful Theatre Company. All rights reserved.



일반 영화가 아닌만큼 그리 풍성한 부가영상을 제공하지는 않는데, 메인으로는 약 17분짜리 ‘Getting Past the Point of No Return’이 담겨져 있는데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무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그 외에 <오페라의 유령> 속편인 <러브 네버 다이즈>의 1분짜리 예고편이 함께 담겨있다.

ⓒ Really Useful Theatre Company. All rights reserved.


<레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의 실제 무대를 감상한다는 건 진귀한 경험이다. 물론 현지에서 직접 관람하는 것과는 감동의 차이를 비교할 수 없겠지만 본 타이틀은 현실적인 한계내에서 높은 만족감을 준다 하겠다. 'The Phantom Of The Opera', 'Think Of Me', 'The Music Of The Night', 'All I Ask Of You'와 같은 주옥같은 명곡들과 더불어 로얄 알버트홀의 화려한 무대를 감상하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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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라이브 공연 - 8점
로렌스 코너 외 감독, 라민 카림루 외 출연/유니버설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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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르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뮤지컬 실황을 블루레이로 보니 보는 맛 나겠는데요? ^^
    세계적인 대형 콘서트 실황도 블루레이로 보고 싶어집니다. ㅎㅎ

    2012.04.11 15:42 신고
  2. 산다는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영화도 재밌게 보아서 한 번 사볼까 하는데 괜찮은가 보군요!!!

    2012.04.11 20:39 신고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2.04.12 13:14
  4. Web Hosti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페라의유령 볼때마다 감동입니다

    2012.08.27 06:01 신고
  5. 카르페디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루레이 재생 초입부에 장면이 멈칫하는 부분이 있던데, 원래 그런건가요?
    dvd 레이어 변환부분에서 종종 보이던 그거말이죠...
    중간도 아니고 시작부분에서 그러는 건 아니지싶은데요.

    2012.09.03 09: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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