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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 토리노 - 노장의 솜씨는 여전하다

영화/ㄱ 2009.03.23 10:00 Posted by 페니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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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모습은 늘 한결같다. 벌써 80을 바라보는 노인이지만 잔뜩 찌부린 미간에서 풍겨나오는 그의 마초적 포스는 과거 '무법자 시리즈' 시절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체인질링]에 이어 발표한 [그랜 토리노]는 역시 그동안 보아왔던 다른 작품에서의 클린트와 크게 차이날 것이 없는 캐릭터인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사나이(물론 이젠 나이를 먹은 노인이지만)가 어찌되다보니 마을의 영웅적인 존재로 변모한다는 그런 얘기로서 기존 작품들의 틀을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매번 반복되는 아메리칸 히어로의 모습이 지겹지 않은 이유는 거장으로서 노련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클린트의 노련한 연출력과 연기가 훌륭한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 아닐까. '영웅본색' 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늙어 버린 액션 히어로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여전히 미국인들의 히어로로서 부족함이 없다. 노인네가 주연인 드라마에서 이 정도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건 역시 배우가 가진 아우라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지 않는가.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미국식 영웅주의의 자화상, 클린트 이스트우드.


흥미로운 사실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을 맡은 1980년대 이후의 작품들을 보면 공통적인 한가지 설정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인데, 총 5편의 더티 해리 시리즈 중 유일하게 직접 감독까지 맡았던 [서든 임팩트]는 기존의 시리즈와는 달리 한 여인의 개인적인 복수극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이스트우드식 리얼리즘 서부극의 출발점인 [페일 라이더]는 악당을 해치우는 사연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어떤 과거에 대한 복수극이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서든 임팩트]의 한 장면. 단지 실루엣만으로도 적들을 공포에 질리게 만드는 '더티 해리',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카리스마는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용서받지 못한 자]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영화내내 무기력한 늙은 총잡이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복수의 화신이 되어 마을 전체를 쓸어 버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미스틱 리버]에서 살해당한 딸아이에 대한 한 남자의 복수심은 끝내 남자들의 우정을 파멸로 몰아넣을만큼 치명적이다. 이렇게 '복수'라는 코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작품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그랜 토리노]에서도 복수는 극의 클라이막스를 이끄는 중요한 감정적 매개체다. 가족과의 관계마저 소원한 늙은 백인이 겨우 이웃 사람들과 마음을 여나 했더니, 마을의 갱단에게 심한 린치를 당한 이웃집 소녀를 보면서 복수심에 불타는건 당연지사. 그러나 이번 [그랜 토리노]에서는 '복수'를 다루는 방법이 조금은 다르다. 아마도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자신의 나이만큼 어떤 깨달음을 얻은 것일까.

영화내내 은퇴한 '더티 해리'마냥 하드보일드한 모습으로 일관하던 주인공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 분)가 선택한 최종복수가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는 영화 속에 주어지는 몇몇 복선을 통해 일부 예측이 가능하긴 하나 그동안의 행적에 비한다면 다소 의외인건 사실이다. 그걸 확인하는 건 물론 관객들의 몫이니 가급적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길.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이미 [용서받지 못한 자]를 통해 과거 '마카로니 웨스턴' 시절 총잡이의 모습을 지워버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랜 토리노]에서 속죄의 길을 택한 폭력적인 히어로의 결말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여전히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모습을 볼때면 'Go ahead, Make my day'[각주:1]라는 대사를 언제 내뱉는다해도 이상할게 없지만 이제 원숙한 거장의 반열에 오른 노배우의 눈가에는 어느덧 자상한 이웃집 할아버지의 선량함마저 느껴진다.







* [그랜 토리노]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틸: 서든 임팩트(ⓒ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1. 의외로 많은 영화 리뷰어 및 평론가들이 아직까지도 잘못 인용하는 대사 중 하나가 'Go ahead,  Make my day'인데 대부분 이를 [더티 해리]의 명대사로 착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대사는 [더티 해리] 1편에 나오는 대사가 아니라 4편에 해당하는 [서든 임팩트]에서 사용된 대사다. 1편에서는 'Do I feel lucky? Well, do ya, punk?'라는 대사가 두번 언급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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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비조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주연이라는 소문이 있어서(진짜인지 아닌지 아직 다른 자료를 찾아봐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한 자료를 찾지못해서...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만...)

    더 영화에 몰입해서 본 것 같습니다.

    저한테는 다른 말이 필요 없을정도의 수작이었습니다만... 한국에서 흥행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 확신이 서지는 않네요^^

    2009.03.23 10:04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영화를 끝으로 출연을 하지 않겠다는게 아니라 '연기를 안할 생각이었는데 어찌하다보니 [그렌 토리노]에 출연하게되었다'는 뉘앙스의 발언은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배우 은퇴선언인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지요.

      2009.03.23 10:07 신고
  2. indy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만...

    그래도 너무잔잔했던건 아닌가 싶더군요. ^^

    2009.03.23 10:20 신고
  3. ludensk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회때 인터뷰당하길(?) 이게 마지막 출연작이라고 하던데... 흠흠 전 낚인건가요...;;;

    2009.03.23 14:20 신고
  4. 진사야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생각해 봐도 '어떻게 저렇게 영화를 뽑아낼 수 있지;;' 싶습니다. 헐 ㅠㅠ
    그냥 크게 생각 안 하고 갔다가 한 대 제대로 맞은 영화였어요.
    잘 읽었습니다 :D

    2009.03.23 14:27 신고
  5. 만물의영장타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이지, 그의 명성은 결코 녹슬지 않았더라구요. 어찌 이리 멋진 영화를 만들수 있는지..
    그리고, 나이든 모습에서 풍겨나오는 그 포스~ ㅎㅎ
    마지막 엔딩때 그랜 토리노 노래가 나올때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

    2009.03.23 15:08 신고
  6. 시네마천국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더티해리 1편은 아니였습니다~

    아무튼, 저도 지난 주말에 보고 리뷰랍시고 좀 끄적거려볼까 하는데...주말 영화를 몰아서 봤더니..ㅎㅎ

    2009.03.23 16:29 신고
  7. 닐승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머리칼만 은색으로 화했을 뿐, 페니웨이님 말마따나 예나 지금이나 훤칠한 아우라는 여전하신지라
    고령이시지만 10년 이상 장수하셔서 괜찮은 작품 더 보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ㅎㅎ

    더티해리 1편에서 악당을 앞에 두고 Lucky.. 운운하던 대사가 주석에 언급하신 그거였었군요.

    2009.03.23 16:30 신고
  8. 산다는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클린트 이스트우드니까요....그냥 보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방은 캐안습...;;

    2009.03.23 18:35 신고
  9.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 되면 보러 갈 영화 목록에 넣었으나 어느새 극장에서 내렸더군요...-_-; (잔인한 3월...ㅜ.ㅜ)

    서든 임팩트에서의 명대사를 저는 "Come on! Make my day"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컴온이 아니라 고 어헤드였었군요...ㅋ

    배우로서의 동림선생을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보기에 퍽
    폼이 나는 양반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배우로서는 좀 운이 없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동년배에 워낙 연기 좋은 배우들이 즐비했으니까요.
    (저는 당시 배우 중에서는 폴 뉴먼을 으뜸으로 놓습니다만...^^)

    2009.03.24 13:16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동림선생이 전성기 시절에는 사실 연기력으로 승부를 거는 배우는 아니었죠. 소화해내는 캐릭터도 한정되어 있구요. 배우보다는 역시 감독으로서 더 성공한 케이스라도 봐야 겠죠.

      2009.03.24 23:25 신고
  10. VISU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클린트 어르신.. 오래 오래 사세요~ (진심입니다)

    2009.03.24 20:32 신고
  11. 마카로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가 뻔히 죽을 위험이 있음에도 그 길을 선택하게 된 사정이 제대로 납득되지 않는다. 그가 베트남 출신 젊은 친구들을 위해 죽음의 길을 서슴없이 걸어간 것 다소 오버란 말이다. 물론 갹혈을 하는 장면으로 봐서 그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암시는 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이왕 버린 몸 베트남 어린 친구를 위해 뒈지자고 스스로 결심하게 되기까지에는 뭔가 누락된 고리가 있어 보인단 말이다. 갑자기 성가신 존재들과 가까워지긴 했지만 자신의 몸을 바쳐 인류애를, 사해동포주의를 죽음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에는 누락된 매개가 크다는 것이다.

    2009.03.27 01:22 신고
    • 어이없다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념은 개밥에 쳐말아먹었나.. 여러사람보는 글에 스포일러를 남발하고, 예의는 엿바꿔먹었니? 몇살이나먹었다고 반말체야.

      2009.03.27 07:06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ㅡㅡ;;; 제 블로그에 잘 안달리는 댓글이 달렸군요. 마카로니님은 다른분을 위해 생각 좀 하고 답글 다시고 어이없다님은 표현을 좀 순화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9.03.27 09:29 신고
  12. 태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보고 왔습니다.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더군요. 이 영감님의 거친 입버릇도 여전하고. ^^;

    이번엔 '복수'를 가지고 기존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게 감명 깊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각도 바뀌나 봅니다.

    이젠 스크린상에서 그의 카리스마를 만나기는 힘들겠군요...

    2009.03.27 2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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