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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프롬 U.N.C.L.E - 가이 리치식 복고풍 첩보물

영화/ㅁ 2015.11.12 09:00 Posted by 페니웨이™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 범죄자였지만 CIA에 특채로 기용되어 요원이 된 나폴레옹 솔로와 어두운 과거를 지닌 KGB 특수요원 일리야는 나치 잔당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초유의 공동작전을 펼치게 됩니다. 그리고 조력자로서 악당들에게 잡혀있는 핵무기 과학자의 딸 개비가 합류하게 되지요. 각기 다른 목적과 국적을 지닌 이들의 팀웍은 초반부터 삐걱대기 시작합니다.

007 시리즈가 한창 위세를 떨칠 당시, 국내에서는 또 하나의 첩보물 시리즈 '0011 나폴레옹 솔로'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주로 단독 임무를 수행하는 제임스 본드와는 달리 나폴레옹 솔로와 단짝인 파트너 일리야 쿠리야킨과 함께 좋은 케미를 보여준 일종의 버디물이었지요.

 

ⓒ Arena Productions, MGM Television All Rights Reserved.

 

사실 TV시리즈로 제작된 이 작품은 국내에선 [0011 나폴레옹 솔로: 특급작전], [0011 나폴레옹 솔로: 위기돌파]와 같은 제목의 극장판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이같은 극장판은 별도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기 보단 기존 TV판을 편집해 극장판으로 재편집한 작품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북미 외 지역, 특히 일본과 한국에서 더 반응이 좋았다고 합니다.

 

 

뭐, 이 작품에 대한 소개는 별도로 기회가 있을 때 다루기로 하고... 여튼 시간이 흘러 [미션 임파서블], [겟 스마트]와 같이 60년대 TV시리즈를 리메이크하는 헐리우드의 흐름에 '나폴레옹 솔로' 시리즈도 가담하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60년대 스파이물의 유행을 이끌었던 007 시리즈 24탄 [스펙터]가 개봉되는 해에 말이죠. 바로 [맨 프롬 U.N.C.L.E] 입니다.

이 영화는 원래 스티븐 소너버그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조지 클루니가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무산되면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지요. 가이 리치 감독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만 이미 그의 재치있는 연출력은 마돈나와의 결혼 이후로 많이 무뎌진게 사실입니다. 일단 기대치는 높게 잡지 않는게 좋습니다.

영화가 추구하는 컨셉은 가벼우면서도 부담없는 느낌의 스파이물. 마침 올해 이런 류의 작품이 두 편 있었는데 바로 [스파이]와 [킹스맨]이었죠. 안타깝게도 [맨 프롬 U.N.C.L.E]은 앞선 두 편의 영화들과 동일 선상에 놓고 보기엔 조금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유머의 강도도 세진 않고 그렇다고 액션이 화끈하지도 않아요. 스토리는 전형적인 클리셰의 반복에 이렇다 할 긴장감도 없습니다.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오히려 관객은 영화의 내적 완성도보다는 60년대 스파이물의 정서를 가이 리치식 스타일로 해석한 특이한 외형에 끌리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스타일리시한 화면 연출과 결합된 복고풍 첩보영화의 기묘한 결과물은 강렬하고 말초적인 재미보다는 2000년대의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60년대 B급 영화를 보는 키치적인 재미에 가깝습니다.

굳이 나폴레옹 솔로나 일리야 쿠리아킨이라는 이름을 빌려쓰지 않았더라면 신,구세대를 비교할 수 있는 지점 또한 그리 많지 않습니다. 꼭 원작의 캐릭터를 의식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이 영화가 지향하는 프리퀄의 성격에 부합하려면 그에 걸맞는 에피소드와 해설이 필요한데, 이 영화는 그 점을 아예 깡그리 무시하고 무작정 새 판을 짭니다. 그렇게 애써 리부트를 시도하고 있음에도 캐릭터의 배경과 과거가 너무 대충대충 처리되죠.

그렇다보니 [맨 프롬 U.N.C.L.E]은 어정쩡한 모양새를 보입니다. 원작의 완벽한 재해석도 아니고, 21세기형 환골탈태도 아닌 60년대 TV 시리즈의 또다른 아류처럼 말입니다. 영화는 애써 의기 투합한 이들의 새 첩보조직 U.N.C.L.E의 시작을 알리지만 이들의 본격적인 첫 임무를 볼 수 있을지... [킹스맨]이 가져간 양복점 본부를 되찾는 일은 요원해 보입니다.

P.S

1.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원조배우 로버트 본과 데이빗 맥컬럼의 까메오를 기대한 것 말입니다. 하긴 가이 리치 감독은 이런 쪽으로는 센스가 없는 것 같긴 합니다. 얼마전 빌 콘돈의 [미스터 홈즈]에서 홈즈 영화팬이라면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까메오가 나왔었는데,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는 그런 캐스팅의 묘미는 없었죠.

2.아미 해머는 주연급으로 나오는 영화마다 족족 망하는군요. 스텝들이나 제작비나 화제성이나 어느 것 하나 꿀릴 것 없는 영화들이었는데... 참 안풀리는 듯.

3.어떤 면으로 보면 나폴레옹 솔로와 제임스 본드는 태생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원래 [맨 프롬 U.N.C.L.E] 시리즈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TV판 스케일에 맞게 리폼시킨 이언 플레밍의 창작물이거든요. 그렇다고 0011의 '00'이 MI6의 살인면허와 같다고 오해는 마시길. 0011이란 넘버링은 한국과 일본에서만 통용되는 일종의 실수같은 겁니다. 자세한 건 다른 포스팅에서 기술합죠.

4.휴 그랜트는 한 때 제임스 본드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었죠. 그런 그가... 어느덧 현역 스파이가 아닌 조직의 수장 역할로 등장한 걸 보면 세월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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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rlow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인공, 히로인, 악당 모두 제 역할을 못했다고 봅니다.
    (가장 거슬리는 게 헨리 카빌을 작아 보이게 하는 아미 해머의 키더군요.)
    카빌, 해머 모두 잘생겼지만, 개성이 없어서 유감입니다.
    말장난이 주가 되는 원작의 재미를 살릴 거라면, 차라리 쿠엔틴 타란티노가 연출을 했더라면 싶네요.
    (한 때 쿠리야킨을 맡는다는 루머도 있었죠.)

    PS. 0011은 원작 시리즈를 일본에서 수입 방영했을 때, 선전용으로 붙인 명칭이라더군요.

    2015.11.12 12:24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둘 다 미남형에 한 덩치하는 울끈이 불끈이들이라 영 적응이 안되더군요. 지적인 이미지의 데이빗 맥컬럼보다 단순 무식한 인물로 등장하는 해머도 캐릭터 해석에 문제가 있었던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0011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별도로 다룰까 합니다 ㅎ

      2015.11.12 14:51 신고
  2.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게 지금 개봉중이란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TV도 그렇고, 극장가도 그렇고 예고편 한번을 못봤네요;;;
    요새 직장도 옮기고 해서 좀 바쁘게 보냈다지만 이걸 하는줄도 몰랐으니...ㅠ.ㅠ

    2015.11.14 00:23 신고
  3. 잠본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www.youtube.com/watch?v=CjmOkqU6Roo
    카빌과 해머와 그랜트가 저런식으로 자기소개하는 짜가오프닝 찍어주면 되게 웃길 것 같습니다(...)
    화면을 잘 살펴보면 0011의 유래도 나오고(?)

    2015.11.14 13: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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