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잡담

슬로우 라이프 무비,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들

페니웨이™ 2010. 12. 1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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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흘러가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주말, 이번 주에는 여유로움이 살아있고, 느림의 미학을 재치있게 다루고 있는 오기가미 나오코의 작품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모르긴 해도, 이런게 사람사는 맛이 아닌가 싶을 만큼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웰컴 투 슬로우 라이프!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신작. 100% 영어대사로 처리된 작품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촬영된 일본 영화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시작으로 일본인 할머니와 서양인 손자녀들의 어색한 관계를 풀어나가는 나오코 감독 특유의 솜씨가 느껴지는 작품으로, 이 영화를 보고나면 말뿐인 관계에서의 가족이 아니라 참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나오코 감독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머의 강도가 높고, 기성영화의 성격이 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형성에서 탈피, 잔잔함 속에 감동과 따뜻한 동양인의 정서를 심어놓은 감독의 노련한 솜씨를 느낄 수 있다. 개봉관이 많지 않으므로 종영하기 전에 꼭 감상하길 권한다.



두말할 나위 없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최고작. 핀란드에 일본 가정식 레스토랑을 낸 '카모메 식당'의 주인과 그 식당을 찾아온 손님들의 다정다감한 이야기를 한치의 과장없이 그려낸 수작이다. 격조높은 대사와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아름다운 화면, 그리고 침이 고일만큼 맛깔스럽게 표현된 일본 고유의 가정식단이 보는 이로 하여금 카모메 식당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렇다할 갈등 구조나 복잡한 플롯 없이도 훌륭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준 저예산 영화의 모범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영화다.


오기가미 나오코 월드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작품으로서 감상적인 사색이 너무 앞서나가 대중성을 잃은 것이 흠이지만 오히려 나오코 작품의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남쪽 바닷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아침마다 괴상한 체조를 하는 마을사람들과 이를 바라보는 외지에서 온 여주인공의 시선을 다룬 영화로, 절제되고 소박한 삶의 깨달음을 전달한다. 마치 일본의 다도문화를 연상시키듯 조용하지만 사색적인 여백이 가득해 보는 이에 따라서는 다소 지루할 수 있으나, 분명 그 속에는 지루함을 뛰어넘는 메시지가 있음을 잊지 말자.



나오코 감독의 장편 데뷔작. 슬로우 라이프 무비의 첫단추를 끼운 영화로 남자 아이라면 누구나 바가지 머리를 하고 다녀야 한다는 암묵적 룰이 있는 시골마을에 정상적인 머리모양을 한 외지의 전학생이 이사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전통의 고수와 변화의 충돌, 그리고 화해를 아이들의 구테타라는 희화적 소재로 포장해 성장영화 스타일로 표현했다. 잔잔함과 아기자기한 일상의 소소한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는 오기가미 나오코 스타일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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