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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시리즈의 변천과정

페니웨이™ 2008. 7. 2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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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특집 No. 2



이번 시간에는 팀 버튼의 [배트맨] 이후 프랜차이즈화 된 세 편의 [배트맨] 시리즈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어디까지나 [다크 나이트]의 개봉을 염두해 둔 포스트이니 만큼 이번 포스트는 배트맨 시리즈의 연결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워밍업 정도로 간략히 언급한다. 1부를 아직 안 읽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로 가서 보시길...


2008/07/23  배트맨 - 팀 버튼식 다크 히어로의 탄생



배트맨 리턴즈


팀 버튼의 [배트맨]이 기존 실사판 배트맨들과 차별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밥 케인이 선보인 원작의 정서에 가장 정확히 접근했기 때문이었다. 팀 버튼은 기존의 TV판이 배트맨과 로빈을 항상 함께 등장시켰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배트맨의 고독함과 어두운 이면에 집중하기 위해 로빈을 제외시켰다.

배트맨의 이중적 자아에서 오는 어두운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성공한 팀 버튼은 [배트맨]을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면, 즉 막강한 제작사로부터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를 얻게 되었다. 이는 자신이 만들게 될 최초의 속편 [배트맨 리턴즈] (국내에서는 감독이 "2"가 아니라 '리턴즈'라는 제목을 고집한 저의를 무시한채 [배트맨2]라는 원초적인 제목을 붙여놨다)가 전편과는 또다른 양상을 띄게 될 것임을 암시했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감독의 의도를 무시한채 [배트맨2]라는 제목을 갖다붙인 수입사의 만행.


당연하게도 전편의 메가톤급 성공 덕택에 팀 버튼은 단번에 헐리우드의 실력자로 급부상했다. [배트맨 리턴즈]를 만들면서 팀 버튼은 작품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손에 넣었다. 제작비는 전편의 2배인 8000만 달러가 책정되었고, 전편의 출연진과 스탭이 거의 그대로 넘어온 터라 속편에 대한 기대감은 대단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기대와는 달리 [배트맨 리턴즈]는 다소 의외의 작품이었다. 전편에서의 오락물같은 요소는 속편에 들어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으며 분위기와 캐릭터들은 한층 더 기괴해졌다. 바야흐로 팀 버튼 특유의 작가주의가 영화에 고스런히 배어나온 것이다. 더욱 음울해진 배트맨의 이야기는 관객들을 매우 당황하게 했는데, 악역이나 주인공 모두가 상처입은 인물들로 묘사되는 클라이막스의 비극적 결말은 블록버스터에 어울리지 않는 소위 예술영화에서나 찾을 법한 이야기였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물론 미셸 페이퍼가 열연한 '캣우먼'은 배트맨을 능가하는 카리스마로 캐릭터를 잘 살렸다는 극찬을 받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전편보다 더욱 심각해진 스토리 때문에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논란이 많은 작품이 되고 말았다.



배트맨 포에버


팀 버튼은 시리즈 3편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기본적인 계획을 모두 세워놓은 상태였지만 제작진들은 전편인 [배트맨 리턴즈]의 (지나치게) 암울한 분위기가 도저히 가족용 오락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팀 버튼과의 의견조율에 실패한다. 결국 팀 버튼은 스스로 프로젝트에서 한발 물러서기로 결심했고, 이에 제작진은 조엘 슈마허를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마이클 키튼은 조엘 슈마허가 이끄는 프랜차이즈의 방향성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연을 고사했고, 이에 수많은 배우가 새 배트맨으로 물망에 올랐다. 결국 새로운 배트맨에 발탁된 배우는 당시 2류 주연배우인 발 킬머였다. 상대적으로 네임벨류가 떨어졌던 발 킬머와는 대조적으로 제작진은 대신 악역의 비중을 대폭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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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중 한명인 투 페이스 역에는 토미 리 존스 (원래 이 역할은 1편에서 하비 덴트 역을 맡은 빌리 디 윌리엄스가 계약 당시 투 페이스의 캐스팅 조건까지 계약한 상태였으므로 워너측에서는 막대한 돈을 주고 이 권리를 다시 사야했다)를 등장시켰고, 리들러 역에는 당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짐 캐리를 기용했다. 또한 배트맨의 여인 체이스 역에는 니콜 키드먼이 등장한다. 이 외에도 드류 베리모어가 슈거 역으로 출연하는 등 역대 배트맨 영화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캐스팅을 자랑한다.

[배트맨 포에버]가 이전의 두 작품과 다른 결정적인 점은 바로 '로빈'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크리스 오도넬이 맡은 로빈은 상대적으로 배트맨의 비중을 약화시켰으며, 이로인해 내면의 어둠이 간직된 브루스 웨인의 캐릭터도 사라졌다. 결국 제작진이 원하는대로 3편은 보다 활기차고 오락적인 요소를 크게 부각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버튼이 제작에 관여한 터라 작품에서 팀 버튼의 색체는 완전히 지울 수 없었다. 따라서 영화 곳곳에서는 팀 버튼 식 [배트맨]과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 포에버]가 서로 조화되지 않는 불협화음을 이루는 것이 눈에 띄게 되는데, 이는 악역 캐릭터의 묘사(실제로 투 페이스는 어떠한 과정없이 바로 영화초반에 등장한다)와 배트맨의 갈등에 대한 장면을 모두 삭제하는 바람에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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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트맨 포에버]는 막강한 캐스팅과 물량공세에 힘입어 흥행에 있어서는 전편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일각에서는 [배트맨 포에버]의 성공이 당시 최고의 인기가도를 달리던 '짐 캐리 효과일 뿐'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며 사실상 [리들러 포에버]로 제목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로인해 워너측은 팀 버튼을 완전히 배제한채 조엘 슈마허식 [배트맨]으로 가도 될것같다는 섣부른 판단을 하게 된다.



배트맨과 로빈


[배트맨 포에버]의 성공으로 팀 버튼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난 배트맨으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본격적인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인 [배트맨 앤 로빈]이 기획되었다. 제목처럼 이번에는 배트맨의 비중을 거의 비슷한 정도로 조정했고, 전편보다 더욱 '아동친화적'인 컨셉으로 승부를 걸었다.

[배트맨과 로빈]에서는 더욱 막강한 스타 파워를 내세웠다. 먼저 악역인 미스터 프리즈에는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기용되었는데, 이는 [터미네이터] 이후 그의 두 번째 악역 캐릭터였다. 또 한명의 악역인 포이즌 아이비는 우마 서먼이 캐스팅되었고, 기존의 로빈 역인 크리스 오도넬이 재기용되었다. 또한 배트맨의 또다른 조력자 '배트걸'이 새롭게 등장하는데 당시 주가를 높히던 청춘스타 알리시아 실버스톤이 배트걸로 낙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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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배트맨이었다. 발 킬머는 이미 [배트맨 포에버]로 유명세를 탄 그는 계속되는 배트맨 시리즈에서 배트맨 보다는 악역이 더욱 주목받는것에 불만을 품었고, 결국 [세인트]를 선택했다. 공교롭게도 [베트맨 포에버] 당시 촬영을 진행하면서 발 킬머의 오만불손함에 치를 떨었던 조엘 슈마허도 '다시는 발 킬머와 영화를 같이 찍지 않겠다'면서 그의 출연을 강력히 반대했으므로 발 킬머의 하차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새로운 배트맨 역에는 드라마 [E.R]의 스타 조지 클루니가 캐스팅되었는데, 그는 이번을 포함해 총 3편의 배트맨 영화에 출연할 것을 계약했으나 그 뜻을 이루진 못했다. [배트맨과 로빈]이 흥행과 비평에서 대참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배트맨과 로빈]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팀 버튼이 구축한 진지한 히어로물의 이미지를 스스로 붕괴시킨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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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캐릭터가 가장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우마 서먼의 포이즌 아이비.


[배트맨 포에버]부터 지향한 아동친화적 색채는 도를 치나쳐 영화를 우스꽝스럽고 유치하게 만들어 버렸으며, 캐릭터 구축에도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로빈 역의 크리스 오도넬은 말하길, '[배트맨 포에버]를 찍을 때는 영화를 만든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배트맨과 로빈]은 마치 아이들 장난감용 광고를 찍는 느낌이었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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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배트맨] 중 가장 많은 제작비를 들여만든 작품이었지만 [배트맨과 로빈]은 '역사상 가장 형편없는 히어로 물'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며, 이후 시리즈의 존립자체를 위태롭게만든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배트맨이라는 캐릭터가 지닌 놀라운 매력은 훗날 한 천재감독에 의해 훌륭한 부활을 알리게 된다.
-계속-



본 포스트는 2008.7.25일자 블로거뉴스의 베스트뉴스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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