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 - 차기 MCU를 이끌 새 히어로의 등장
[캡틴 마블]은 MCU 페이즈4의 새로운 리더로서 등장할 캐럴 댄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MCU를 이끌었던 주역들의 퇴장이 암시된 가운데,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에서 캡틴 마블 로고의 등장은 큰 화제를 모은 바 있지요.
‘캡틴 마블’은 마블 세계관에서 말하자면 D.C의 슈퍼맨 같은 포지션입니다. 상당히 강력하면서도 여성 히어로라는 특이점을 갖고 있죠. 문제는 영화의 개봉 전 부터 브리 라슨의 추모 트윗 논란과 외모 논란, 페미논란이 불거지면서 [캡틴 마블]은 그야말로 논란의 영화가 되었다는 겁니다.
작품만을 보면 전형적인 히어로물의 내러티브를 취하고 있습니다. 평범했던 인간이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되고 이로 인해 각성하게 되는 줄거리죠. 다만 [캡틴 마블]은 식상함을 틀을 벗어나기 위해 살짝 선후관계의 배치를 바꿔 놓았습니다.
어떤 연유로 인가 이미 주인공은 초인적인 힘을 가지게 되었고, 간간히 스쳐가는 플래시백을 단서로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플롯을 설계해 놓았죠. 덕분에 영화는 반전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며, 꽤 흥미로운 미스터리 구조를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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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무난합니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작품입니다. 일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페미니즘 코드는 사실 ‘테일후크’ 스캔들로 세상에 알려진 미군 여성파일럿들에 대한 헌사로 생각하면 꽤 깔끔하게 이끌어 낸 셈입니다. 문제는 거기까지 생각하는 관객들이 그리 많지 않을 거라는 점이겠지만요.
개인적으로 브리 라슨의 캐스팅을 썩 좋아하진 않지만 결과물을 놓고 보면 그리 나쁜 선택도 아닙니다. 비율, 몸매, 얼굴 어쩌구 하는 건 그냥 한 귀로 흘려버리면 되고, 다만 액션의 부실에 대한 부분은 배우의 문제라기 보단 연출의 문제죠. 루소 형제처럼 감독이 작정하고 때깔 좋은 액션물을 원한 건 아닌 거 같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전형적인 미인상의 여배우를 캐스팅하지 않은 것도 영화의 의도대로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는 ‘속박의 제거’를 통해 각성하는 히어로거든요. 무엇으로부터의 속박인지는 각자가 생각할 문제겠지만.
사실 [캡틴 마블]을 둘러싼 일련의 잡음들은 다분히 히어로물의 서사에 피로도를 느끼는 것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가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 이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급의 임팩트가 없다면 갈수록 슈퍼히어로 영화는 식상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게 MCU가 되었든 D.C가 되었든 말이지요. 확실히 [캡틴 마블]은 그냥 무난함을 선택한 작품입니다.
재미는 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MCU는 기본은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실망했던 [아이언맨 2]에 비하면 균형이 잡힌 MCU 안에서 포석을 잘 깔아주고 있고요, 캐릭터의 매력이 다른 선배들보다 부족하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인데… 이는 서서히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퍼스트 어벤져] 이후의 캡틴 아메리카가 그랬듯이요.
P.S
1.솔직히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찡한 장면은 인트로의 마블 로고 장면에서 다 나옵니다.
2.닉 퓨리의 한쪽 눈과 관련된 사실은 너무 나이브하게 처리한 감이 있어요. 저걸 마블에서 승인했단 말야? 란 느낌이 들 정도로요.
3.쿠키는 2개입니다. 한 가지 쿠키는 아마도 [어벤져스: 엔드 게임]에서 다시 사용될 장면일 듯 하고, 나머지 한 개는 그냥 농담 같은 겁니다.
4.사무엘 잭슨의 Mother F 대사가 나옵니다. 마블 버전으로 좀 순화시켰지만요.
5.헐리우드의 안티 에이징 기술은 볼수록 놀랍더군요. 적어도 피부톤이나 주름 정도는 거의 커버가 가능할 거 같습니다. 문제는 노인 특유의 몸짓까지 커버해주진 못한다는 것이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저 정도 기술이라면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정도는 해리슨 포드를 그냥 출연시켰어도 되지 않았나 싶네요.
6.[에이전트 오브 쉴드]의 프리퀄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합니다. 사실 그 작품을 본 사람이 즐길만한 포인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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