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스폰지밥 3D - 물 밖으로 나온 스폰지밥
물 밖으로 나온 스폰지밥
깊은 바닷 속 어딘가의 평화로운 (그러나 실상은 전혀 평화롭지 않은) 도시 비키니 시티. 이 곳의 명물은 바로 패스트푸드점 집게리아의 메인 메뉴인 게살버거다. 게살버거를 요리하는 주방장은 말썽꾸러기 스폰지밥. 집게리아의 주인인 탐욕스런 집게 사장과 종업원 징징이, 지능은 떨어지지만 스폰지밥의 절친인 뚱이, 집게리아의 성공을 시기하는 플랑크톤 등 비키니 시티는 이들의 좌충우돌 소동으로 인해 잠잠할 겨를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게살버거의 조리비법이 도난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다.
[심슨가족]과 더불어 미국의 장수 인기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네모바지 스폰지밥]은 특유의 병맛스런 개그와 괴팍한 개성을 극대화시킨 캐릭터의 매력으로 인해 전 세계 수많은 마니아들을 거느린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2001년 [네모네모 스펀지송]이란 제목으로 EBS를 통해 소개된 이래 여러 방송국을 거치며 [보글보글 스폰지밥], [네모바지 스폰지밥] 등으로 제목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닉코리아를 통해 방영이 지속되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2004년에는 첫 번째 극장판이 제작되었는데,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초기 시즌을 이끌었던 스티븐 헬렌버그의 마지막 작품인 만큼 팬들로부터 '구 스폰지밥'의 결정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총괄 책임자가 스티븐 힐렌버그에서 폴 티빗으로 교체된 TV판 시즌 4부터는 작품의 성격이 다소 변화되었고 이 때문에 골수팬들에게 있어서는 시즌 4를 전후로 호불호가 갈리는 면도 없지 않다.
올 해 개봉된 두 번째 극장판 [스폰지밥 3D]는 폴 티빗이 감독을 맡았지만 스티븐 힐렌버그가 스토리 작가로 참여해 사실상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메인 디렉터가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신구세대의 팬들을 모두 아우른다는 면도 있지만 이 작품의 주안점은 2D 캐릭터의 3D화로서 스폰지밥을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CG 캐릭터로 변화시키는 실험적 무대이기도 하다. 여기에 몇몇 TV판 에피소드에서도 써먹었던 실사와의 조화도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익숙한 2D 애니메이션을 실사나 CG로 변환시키는 작업은 [개구장이 스머프], [아스트로 보이] 같은 작품에서 알 수 있듯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네모바지 스폰지밥]처럼 아직 현역으로 건재한 작품인 경우에는 굳이 CG로의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을 수 있다 .
제작진은 이러한 우려를 인식한 듯 단순히 캐릭터의 컨버전에 그치지 않고 이를 작품 속 내러티브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3D를 활용하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등장하는 실사화면으로 진행되다가 이내 액자식 구성으로 이야기가 전환되면서 익숙한 2D 애니메이션으로 바뀐다. 2D 파트는 비니키 시티의 세계이며 실사 파트는 물 밖의 현실 세계임을 인지시키는 것이다.
러닝타임이 중반을 넘어설 무렵 스폰지밥 일행이 현실세계로 넘어가면서 본격적인 CG의 위력이 발휘된다. 이질감을 최소화하면서 캐릭터의 원형을 잘 유지한 채 CG로 컨버젼된 스폰지밥 일행의 모습은 새로우면서도 낯설지가 않다. 무리하게 변형시킨 CG 캐릭터화로 원성을 샀던 스머프나 아톰에 비하자면 훨씬 더 설득력있으면서도 영리한 변신인 셈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10분 분량의 단편에 최적화 된 원작이 90분의 장편으로 넘어오면서 1분 간격으로 터지는 특유와 유머와 긴 호흡이 엇박자를 보이며 좋은 리듬을 만들어 가지는 못한다. 무언가 극장판에 걸맞은 결정적 한방이 부족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픈 케이스
블루레이 메뉴
블루레이 퀄리티
이 작품은 크게 3파트로 구분되어 있는데, 첫번째는 전통적인 2D 애니메이션 파트, 두 번째는 실사영화 파트, 세 번째는 CGI 파트다. 결론적으로 말해 세 부분 모두 만점에 가까운 화질을 보여준다. 실사파트를 예로 들면 해변가에서 몸에 뭍은 모래 알갱이 한 개도 잡아낼 만큼 디테일이 우수하다. 균일한 샤프니스와 색상 표현력은 물론이고 노이즈를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는 순도 100%의 투명도가 자연스럽게 레퍼런스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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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Master Audio 5.1의 사운드 트랙 역시 매우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 각종 효과음의 채널간 밸런스가 우수하며 특히 스폰지밥 일행이 슈퍼히어로로 변신하는 중후반에서는 다채로운 액션씬이 펼쳐지는데 절로 흥이 나는 다이나믹 레인지와 아기자기 하면서도 공간을 감싸오는 사운드 디자인이 어지간한 헐리우드 액션영화가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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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른 타이틀과 차별되는 [스폰지밥 3D]만의 장점은 바로 한국어 더빙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데, 국내 더빙이 오리지널을 압도하는 몇 안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무려 14년 간 스폰지밥의 목소리를 전담하고 있는 전태열 성우를 비롯, 뚱이 역의 이인성, 징징이 역의 전광주, 집게사장 역의 최 한 등 원년 멤버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데다 갈매기들 역으로 컬투가 캐스팅되어 깨알같은 유머를 선사한다.
스페셜피쳐
제법 다양한 부가영상이 한글자막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그 중 몇가지만 소개하자면 먼저 “SpongeBob SquarePants: Out of His World”에서는 대재앙을 겪은 후의 비키니 시티를 보여주기 위해 일반적으로 TV시리즈에서 보던 것과는 어떤 다른 점들이 시도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앞서 설명했듯 2D 세상 속 스폰지밥에 익숙한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실사와 CG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관한 제작진의 고뇌가 잘 느껴지는 영상이다.
“Becoming Burger Beard”는 본 작품에서 악역으로 합류한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버거수염이란 캐릭터를 소화해 내기 위해 사용한 의상에서부터 헤어 디자인, 분장, 목소리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슈렉] 시리즈의 장화신은 고양이로 포복절도할 목소리 연기를 보여준 그이니 만큼 이번 작품에서의 코믹 연기 역시 기대해도 좋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후반 추격전의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메이킹 필름 “Making the Burger Mobile Chase Sequence”도 흥미롭다. 배 형태로 된 푸드트럭을 타고 질주하는 이 장면은 실사와 CG가 결합된 다소 복잡한 씬이기도 한데, 먼저 어떻게 찍을 건지 장면 전체를 계획하는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이를 사전 시각화 팀에 넘기면 다시 로우파이 컴퓨터로 실시간 동영상을 제작한다. 여기에 대사를 긁어내고 음향효과를 넣은 뒤 편집한 다음 조지아로 가져가 한 장면 한 장면 실사와 결합시키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실로 여러 요소들이 결합된 정교한 장면을 많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손이 가는 지 느끼게 되는 영상이다.
한편 본 블루레이 타이틀에는 삭제장면도 수록되어 있는데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휴일이라 집게리아의 문이 닫혀있는 악몽을 꾸다 잠에서 깬 스폰지밥이 월요일임을 알고 방정맞게 좋아하는 장면. 징징이가 화를 내며 ‘이 세상에 월요일을 좋아하는 건 바보 같은 너 뿐일 거다’라며 핀잔을 준다. 스토리보드로 소개되는 확장 버전도 들어 있다.
2. 스폰지밥이 게살버거 패티를 만드는 장면.
3.게살버거 레시피 도난 직후 집게 사장이 스폰지밥에게 레시피를 아직도 못 외웠느냐고 다그치는데 이 장면은 과거에 스폰지밥이 레시피를 다 외웠다고 자랑스레 말하자 사장이 스폰지밥의 뇌를 꺼내 세척(?)한 후 다시 집어넣는 회상장면이다.
4. 위의 장면에서 이어지는 내용으로 레시피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스폰지밥을 다그쳐 엉터리 게살버거를 만들어 성난 군중들에게 내놓는 장면. 가짜 게살버거를 먹은 군중들은 곧바로 오바이트를 하며 "우리에게 독을 먹였느냐!"며 더 분개한다.
5.게살버거가 없어 폭도로 변한 군중들을 보고 다람이가 “위장-게살버거=집단광기인가?”하며 나름의 원인을 분석하는 장면.
6.이번에는 스폰지밥과 한 팀이 된 플랑크톤이 머리로는 기억 못해도 몸으로는 게살버거의 제조법을 알고 있을 거라며 은근히 마음을 떠보자 스폰지밥이 또다시 엉터리 게살버거를 만드는 장면. 역시나 결과는 쓰레기.....-_-;;
이 외에도 몇가지 삭제장면이 더 수록되어 있으니 직접 감상해 보시길 권한다.
총평
[스폰지밥 3D]이 넓은 관객층을 가진 작품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를테면 [멋지다 마사루]나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 [개그만화보기 좋은날] 식의 개그 코드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신나게 즐길만한 작품이지만 [스폰지밥]을 모르거나 스타일이 안맞는 관객이라면 이 작품 역시 그들의 취향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북미에서는 박스오피스 3주 연속 정상을 지킨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할만큼 폭발적인 흥행을 거두었다는 점은 [스폰지밥]의 팬층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가늠케 한다. 기술적인 완성도면에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이니만큼 평소 [스폰지밥]에 입문하길 꺼려했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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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스폰지밥 : 극장판 -  폴 티빗 감독, 안토니오 반데라스 외 목소리/파라마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