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인투 더 스톰 - 온몸으로 체험하는 재난영화
오클라호마의 실버톤이라는 마을에 고등학교의 졸업식이 막 시작되고 있다. 학교의 교감은 기상 악화 때문에 졸업식을 연기해야 한다고 교장을 설득하지만 교장은 졸업식을 강행한다.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스톰 체이서와 기상학자는 기상이변에 의해 발생한 초대형 토네이도를 촬영하기 위해 실버톤으로 향한다. 마을에는 유투브를 통해 스타가 되려는 두 명의 얼간이가 엉뚱한 사고를 저지르고 있다.
ⓒ Production Co: Broken Road Productions, New Line Cinema, Village Roadshow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이들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 교감은 큰 아들과 사이가 소원하며, 스톰 체이서의 리더는 새로온 기상학자가 영 미덥지 못하다. 기상학자는 딸아이와 떨어져 위험천만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별로 내키지 않는다. 유일하게 걱정이 없는 인물들이라고는 두 얼간이 뿐이다. 이들의 하루는 마을을 강타한 토네이도에 의해 악몽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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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트위스터] 이후 간만에 토네이도를 소재로 다룬 영화가 무려 두 편이나 한국에서 개봉되었다. 한 편은 굴지의 목버스터 회사인 어사일럼의 [샤크네이도 (개봉명:샤크스톰)]이고 또 한 편은 앞서 소개한 [인투 더 스톰]이다. 전자가 토네이도를 타고 상륙한 상어떼들의 습격이라는 다소 똘끼 충만한 아이디어의 결정체라면 [인투 더 스톰]은 다소 전통적인 재난물의 영역에 속한다. 하지만 막상 두 영화 사이의 큰 차이점은 상어떼의 유무라 해도 무방하다. 이야기의 구성이나 캐릭터의 설정에 있어서 새로울 것도, 흥이로울 것도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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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사일럼의 괴작, [샤크네이도]
겉보기에는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보이지만 [인투 더 스톰]에는 이렇다 할 스타가 출연하지 않는다. 그나마 [호빗]에서 ‘조금은’ 얼굴을 알린 리처드 아미티지나 [프리즌 브레이크], [워킹 데드]로 친숙한 TV배우 사라 웨인 캘리스를 빼면 낯익은 얼굴도 없다. 카메라맨을 연기한 배우가 [피터 팬]의 주인공인 제이미 섬터라는 걸 눈치챘다면 아마 남다른 눈썰미를 가진 관객일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 영화의 진정한 주연은 토네이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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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부터 [인투 더 스톰]은 사람들의 이야기엔 큰 관심이 없다. 대단히 상투적이고, 1%의 과장없이 다음 진행이 어떻게 될 것인지 모두 알아 맞출 수 있을 정도의 스크립트로 만들어진 이 영화가 보여주려 한 건 오로지 토네이도의 위력과 그 재난의 중심에서 전해져 오는 생생한 현장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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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마저 날려버릴 정도의 압도적인 파괴력, 폭발과 함께 불기둥처럼 솟아오르는 토네이도의 화려한 비주얼과 공포감마저 자아내는 사운드, 여기에 4DX에 특화된 여러가지 효과는 이 작품이 단순히 눈으로 보고 즐기는 영화에서 온몸으로 체험하는 영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단계의 지표를 제시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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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스톰]의 현장감을 위해 스티븐 퀘일 감독은 페이크 다큐에 주로 쓰이는 Found Footage 기믹을 차용했는데, 관찰자 시점과 1인칭을 오가는 일관성 없는 화면으로 인해 오히려 몰입감이 반감되는 측면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끔씩 튀어나오는 깍두기 현상이나 줄무늬 등은 화면은 본래의 소스 자체가 의도한 영상일 뿐 트랜스퍼의 이상에 의한 현상은 아니니 안심해도 좋다. 화면 자체가 고급스럽다거나 딱히 때깔이 좋다는 느낌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어둡고 회색에 가까운 칼라톤이 지배하는 화면에서도 좋은 채도를 유지하고 있고 명암대비도 훌륭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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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신 분들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본 작품의 후덜덜한 사운드에 감탄을 연발했을 것인데, 막상 블루레이는 DTS-HD 5.1 서라운드의 지극히 평범한 사운드 스펙으로 출시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운드가 주는 쾌감은 유효한데, 건물이 무너지고, 파편이 사방으로 떨어지며, 강력한 폭풍이 몰아치는 광경에서의 폭발적인 효과음은 매우 적절한 방향 효과와 함께 격렬하게 휘감아 온다. 오랫동안 거실의 우퍼가 심심해왔다면 간만에 힘찬 몸무림을 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오히려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이러한 효과음에 압도당해 다소 약하게 들리는 느낌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사운드만큼은 레퍼런스급에 가깝다.
대작이 아니어서인지, 부가영상의 분량은 그리 많지 않다. 총 24분 정도의 짧은 서플먼트가 수록되어 있는데, 먼저 'Into The Storm: Tornado Files'에서는 실제 스톰 체이서(폭풍 추적자)인 리드 티머가 출연해 스톰 체이서들이 이 일을 하는 목적과 토네이도의 종류 및 특징을 소개한다. 아울러 디지털 세계가 현실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특수효과팀의 고민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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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us: The Ultimate Storm Chasing Vehicle'은 스톰 체이서의 특수 차량인 타이터스를 보여주는데,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 버전의 배트 텀블러를 연상시키는 이 차량의 여러 장비와 스펙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실제 토네이도 추적 차량들에 기반해 만들어졌으며 그 주 모델인 도미네이터 3호는 리드 티머의 표현처럼 배트모빌과 탱크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폭풍 추적차량은 토네이도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되었으며 방수보다는 태풍으로 인한 파편들로부터 보호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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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폭풍을 재현하는 과정을 다룬 'Fake Storms: Real Conditions'에서는 경이적인 토네이도의 위력을 어떻게 화면으로 보여줄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정말 어려웠던 것은 토네이도가 아니라 토네이도가 미치는 영향을 재현하는 것이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거대한 레인타워를 세워 물을 뿌려대는 통에 영화의 1/3을 빗속에서 촬영했다고 할 만큼 실제를 방불케하는 촬영현장의 곤혹스런 광경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 속 우박씬도 CG가 아니라 실제 골프공만한 얼음을 가지고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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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로튼토마토의 썩토지수 21%를 기록중이고, 북미에서의 흥행성적도 초라한 이 영화가 한국에서는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해외 박스오피스 흥행 2위의 놀라운 결과를 거둬낸 것은 무척 흥미롭다. 아마도 세월호 참사라는 현실에서의 대재난을 경험한 우리 관객의 정서상 재난영화에서 느끼는 특별한 그 무엇인가가 [인투 더 스톰]에 있었을지도, 혹은 단순히 [명량]의 천만 흥행돌풍 이후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이유일런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인투 더 스톰]은 대자연의 무시무시한 힘과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효과적으로 대비시킨 영화다. 현시점에서 가공할만한 토네이도의 위력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기에는 블루레이라는 매체 외에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최소한 블루레이에서 토네이도의 위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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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인투 더 스톰 - 스티븐 퀄리 감독, 사라 웨인 캘리스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