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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가미 나오코 5

원샷 토크: [카모메 식당], 당신의 인사는 얼마나 훌륭합니까?

[카모메 식당]의 마지막 장면에서 세 여인은 서로의 인사에 대해 품평한다. 마사코의 인사는 너무 정중한 반면 미도리의 인사는 너무 투박하다는 식의 우스개 소리가 오가다가 카모메 식당의 주인 사치에의 인사에 대해서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입을 모은다. '당신의 인사는 정말 훌륭해요'. 요즘 사람들은 너무나 인사하는 법을 모르고 사는 듯 하다. 길가다 실수로 부딪쳐도 예전에는 미안하다고 말하는게 기본이었건만 요즘은 제 갈길만 가기 바쁜 것이 애나 어른이나 못배워먹은건 마찬가지다. 누군가 길을 물어볼때도 바쁜 시간내줘서 성심성의껏 알려줬건만 고맙다는 말없이 휑하니 가 버리니 이젠 누가 길을 물어봐도 그냥 모른다고 하는게 차라리 기분 안상하고 속편하다. 10년째 같은 직장을 다니면서 수많은 직원들이 들어오고 나갔..

원샷 토크 2011.01.07

토일렛 - 눈물나도록 포근하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를 보면 하나같이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감싸듯 따뜻한 그런 감성에 가깝죠. 때론 엉뚱하지만 잔잔하게 퍼지는 유머와 위트도 탁월합니다. 아직 네 편의 영화 밖엔 없지만 그녀의 작품에는 뚜렷한 지향점이 있습니다. 물론 잔잔함이 특징인 일본 영화 특유의 정서에서 기인하는 점도 부인할 순 없겠죠. 하지만 뭐랄까요. 그녀의 영화에서는 뭔가 빡빡한 삶에서의 여유랄까,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렇기에 일부에서는 그녀의 작품을 가리켜 통칭 '슬로우 라이프 무비'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확실히 [토일렛]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변함없는 스타일과 조화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차분하면서도 조용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관객을 감싸안는 그런 영화에요..

영화/ㅌ 2010.12.06

[토일렛]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과의 GV 현장 스케치

어제,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에서 개봉한 [토일렛]을 보러 회사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원래는 정말 함께 가고 싶은 분이 있었는데, 상영시작이 저녁 8시라 표는 내가 예매한다해도 도저히 밥먹고 자시고 할 타이밍이 나오질 않을 것 같아서 부득이 혼자 가야만했지요. 아니나 다를까, 광화문에 도착하니 7시 40분. 주변엔 왜이리 그 흔한 김밥천국도 보이질 않는지... 근처의 편의점에 들어가 라면이라도 급히 먹을려는 찰나, 지인 블로거분께 전화가 와서 잠시 통화를 하고 허겁지겁 먹는둥 마는둥 스폰지 하우스에 들어갔습니다. 다행이 늦지는 않아서 좌석에 앉자마자 영화가 시작되더군요. [토일렛]의 리뷰는 담주 중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토일렛]은 [카모메 식당]으로 '슬로우 라이프 ..

요시노 이발관 - 시골마을 소년들의 작은 쿠데타

* 영화 내용이 살짝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영화의 파격성에서 오는 것이 아닌 뭐랄까...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마치 인스턴트 커피만 마시다가 에스프레소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된 느낌이랄까. 기성영화들의 관습적 틀을 탈피한 시도만으로도 가상하건만, 영화 외적인 요소가 성공을 좌우하는 요즘, 이토록 영화 그 자체에 충실한 작품을 보기가 얼마나 드물었던가 싶었다. [요시노 이발관]은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 ‘영화궁전’ 섹션에서 소개된적은 있으나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피아 필름 페스티발(PFF)의 장학금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한 첫 번..

영화/ㅇ 2009.07.01

카모메 식당 - 작은 영화에서 발견하는 큰 기쁨

- 원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무척 부럽군요 - 아뇨, 그저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 뿐이에요 - [카모메 식당] 중에서 일본영화하면 왠지 낯선 느낌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는게 사실이다. [큐티하니]라든지 [최종병기 그녀]같은 괴작을 많이 보아서 일까. 흥행성도 그다지 좋지 않고 (한국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일본영화는 아직까지도 [러브레터] 정도다) 일본인 특유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도 쉬운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일본영화는 '오버'를 잘한다. 본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의 특성 때문에 일부러 과장되게 표현되는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일본영화에 대한 거부감은 이런 특유의 과장법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소리소문없이 개봉했다가 막을 내렸던 [카모메 식당]은 그러한 꾸밈이나 오버하는 것 없이 잔..

영화/ㅋ 200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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