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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4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 - (노 스포) 클리셰의 파괴를 택한 디즈니의 승부수

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의 찬반논쟁이 뜨겁습니다. 현재 로튼토마토의 신선도 지수가 90%을 상회하는 반면, 관람객 지수인 팝콘스코어는 50%를 간신히 넘어선 상태입니다. 이쯤되면 평단과 관객이 느끼는 작품의 괴리감이 상당히 크다는 얘기겠지요. 기본적으로 [라스트 제다이]는 [스타워즈 Ep.5: 제국의 역습]의 포지션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입니다. 저항군이 수세에 몰리는 이야기이고, 작품 전반에 어두운 느낌이 강합니다. 전편에서 뿌려놓은 떡밥이 하나 둘 회수되기 시작할 타이밍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라스트 제다이]는 관객의 예상을 여지없이 빗나갑니다. 전작인 [Ep.7: 깨어난 포스]가 [스타워즈] 클래식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

[단평] 저스티스 리그 - DCEU의 성급한 결과물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세월을 기다렸던가. [그린 랜턴]으로 첫 스텝이 꼬이지만 않았던들 어찌보면 마블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득실대는 DC의 히어로들은 훨씬 일찍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높으신 분들의 조급증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아직 진영이 채 갖춰지기도 전에 성급히 모습을 드러낸 [저스티스 리그]는 그냥 참담하다. 진지모드로 일관하던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예외로 치자) DCEU의 이야기 톤은 갑자기 시시껄렁한 유머가 섞여있는 잡탕찌게 같은 맛으로 바뀌었다. 그나마 유일한 장점이라던 잭 스나이더 풍의 화끈한 액션도 날아가 버렸다. 그렇다고 중간에 투입된 조스 웨던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기엔 그에게 주어진 짐이 너무 버겁다. 영화 개봉 후 하나 둘씩 양파껍질 ..

영화/ㅈ 2017.11.27

토르: 라그나로크 - 웃음으로 치환된 왕실 암투극

[토르: 라그나로크]는 MCU 페이즈 1 시기, 마블의 세계관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범주에 놓여있던 [토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사실 [토르]가 MCU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건 1편의 감독인 케네스 브래너의 공이 큽니다. 정통 희곡에 능란한 그가 [토르]를 궁중의 암투가 가득한 셰익스피어 희곡으로 변주시킴으로서 [토르]가 지녔던 이질감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토르] 시리즈의 불안요소는 마블의 다른 솔로무비에 비해 여전히 많습니다. 대체적으로 감독 교체가 1번 정도로 국한되었던 다른 작품들에 비해 [토르]는 매번 감독이 교체되었습니다. 시리즈의 성격을 일관적으로 끌고 가기엔 약간 무리가 있는 셈이지요. 여기에 히로인인 나탈리 포트만의 하차는 꽤 큰 타격입니다. 토르와의 알콩달콩 로맨스도..

영화/ㅌ 2017.10.25

[블루레이] 원더우먼 - DCEU의 구원투수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DCEU의 구원투수 최근 헐리우드의 대세로 자리잡은 슈퍼히어로물의 홍수 속에서도 아마도 DP 회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장년의 남성들에게 있어 ‘원더우먼’은 각별한 캐릭터 일 것이다. 코흘리개 시절, 뭇 사내아이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했던 린다 카터가 (그 당시로선)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나와 눈부신 아우라를 발산하는 그 모습에 넋을 잃었던 경험이 한 번쯤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원더우먼에 대한 이미지는… 그래, 말하자면 여신, 딱 그 느낌이었다. 훗날 나이가 들어 원더우먼이 DC 코믹스의 간판급 캐릭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도, 마음 속의 원더우먼은 단순한 코믹스의 슈퍼히어로가 아닌, 린다 카터라는 배우의 모습 그 자체였다. 사실 그 ..

영화/ㅇ 2017.10.18

블레이드 러너 2049 - 전작에 대한 예를 갖춘 속편

먼저 전하는 말씀.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보시기 전에 다음의 작품들을 예(복)습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1.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세계관을 설명해 주는 전작이자, 인물의 관계, 주제 의식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혹시 기관람인 분들이라도 한 번쯤은 복습하시는 게 좋습니다. 2.Black out 2022 -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프리퀄 격인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감독은 그 유명한 [카우보이 비밥]의 와타나베 신이치로가 맡았습니다. 굉장히 흡입력이 강한 작품으로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자주 언급되는 ‘대정전’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3.2036: Nexus Dawn – 역시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프리퀄로서 구 레플리컨트 모델들의 반란과 대정..

영화/ㅂ 2017.10.07

[단평] 인비저블 게스트 - 액자식 구성의 묘미

내연녀의 살인범으로 현장에서 체포된 남자. 올해의 사업가로 메스컴을 타고 승승장구하던 그는 한 순간에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다. 이 때 그의 앞에 나타난 승률 100%의 변호사. 변론의 시나리오를 위해 사건을 재구성하는 3시간 동안 진실은 극적인 반전을 맞이한다. [인비저블 게스트]는 구로자와 아키라의 [라쇼몽]이 보여준 액자식 구성의 퍼즐 맞추기를 감각적 스릴러의 기법으로 응용한 작품이다. 무언가를 자꾸 감추는 의뢰인과 승소를 위해 온전한 진실을 요구하는 변호인이 벌이는 진실 공방을 통해 눈치 빠른 관객들은 결말의 반전을 알아차릴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놀라운 흡입력만으로도 충분히 잘 빠진 스릴러다. 국내에 잘 알려진 배우는 아니지만 누명 쓴 주인공인 마리오 카사스와 변호사 역..

영화/ㅇ 2017.09.25

[블루레이]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남은 자들이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방법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남은 자들이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방법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심히 안타깝게도, 때론 의도치 않은 그 실수가 한 사람의 일생을 완전히 파괴시키기도 한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일을 하면서 반지하의 궁색한 방에서 혼자 살아가는 그에게는 친한 친구도, 덕담을 나눌 이웃도 없다. 아니, 그 자신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삶은 한 마디로 무색무취에 가깝다. 그런 남자에게 작은 변화가 찾아온다. 고향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 살고 있는 형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달려갔지만 이미 형은 고인이 되었다. 형의 장례를 치르는 일만으로도 복잡한데, 미성년자인 조카의 후견인이 되야 할 판이다. 은둔하듯 살아가던 남..

영화/ㅁ 2017.09.01

[블루레이]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 진부함을 비범하게 바꾸는 긍정의 힘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진부함을 비범하게 바꾸는 긍정의 힘 문득 학창시절의 일화가 생각납니다. 고3때의 수학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선생님이 무언가를 설명하면서 갑자기 한 학생을 일으켜 세우더니 “얘가 서울대를 못간다는 건 확률적으로 100%에 가깝지, 그렇지?” 라고 말하는게 아닙니까. 그 순간 반 아이들이나 그 당사자는 멋적게 웃고 넘겼지만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이 일이 남아있는걸 보면, 선생이란 작자가 학생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는 느낌이 각인되어 버렸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 온 크고 작은 폭력들은 비단 물리적인 형태만으로 행사된 건 아니었죠. 적어도 필자가 학생이던 시절에는 학생들을 노골적으로 차별하는 것도 모자라 기분 내..

영화/ㅂ 2017.08.14

47미터 - 빈곤한 상상력이 만드는 서스펜스의 한계

[127시간]에서 [그래비티], [올 이즈 로스트]에 이르기까지 최근 헐리우드 영화의 트렌드 중 하나는 1인 조난극입니다. 미니멀한 내리터브를 갖고 있지만 응축된 서스펜스와 집중력이 높은 효과를 발휘하면서 사이즈에 집중한 초대형 블록버스터의 요란함에 실증난 관객들에게는 시원한 청량감과 나름의 교훈점을 주고 있지요. [47미터] 역시 표면적으로는 그러한 1인 조난극의 포맷을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두 명이 여자이지만 실상 이야기가 집중되는 인물은 맨디 무어가 맡은 캐릭터 한 명인데다, 매우 제한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거든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실연의 아픔을 잊고자 멕시코의 한 해변으로 휴가를 즐기러 온 리사와 케이트 자매는 샤크 케이지 체험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바다 한 가운데로 가서 상어를 유..

영화/#~Z 2017.08.07

덩케르크 - 관성적인 영화 구성을 탈피한 신개념의 마스터피스

크리스토퍼 놀란. 이제 그는 자신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신뢰심을 심어주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얼마전 [다크 나이트]의 재개봉판을 감상했는데, 명작은 언제봐도 명작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의미로는 제임스 카메론이나 스티븐 스필버그처럼 영화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덩케르크]입니다. 2차세계대전 당시 실제 있었던 덩케르크 탈출 작전을 소재로 한 이번 영화는 외견상으로는 분명 전쟁영화의 틀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개봉 직전까지도 놀란은 [덩케르크]의 장르를 명확히 규정짓지 않았지요. 게다가 최근 전쟁영화의 트랜드와는 맞지 않게 PG-13 등급을 받았으니 더욱 의아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이 미스터리한 영화, [덩케르크]는 그렇게 관객들의 기대감을..

영화/ㄷ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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