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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34

[블루레이] 투어리스트 - 감질나는 로맨틱 스릴러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노천 카페에 앉아 조용히 차를 마시던 여인에게 비밀스런 쪽지가 전달된다. '경찰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소....기차를 타고, 나와 닮은 남자를 유혹해서 데리고 다니도록 해요'. 여인은 기차에 올라 지시대로 한 남자에게 접근한다. 여자에게는 미행이 따라붙고 느닷없이 나타난 매혹적인 여인에게 이끌린 여행객은 곧이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 이 여인의 정체는 무엇이고, 대체 왜 이들을 쫓는 것일까? 평범한 남자가 범상치 않은 여인을 만나 모험에 동참하게 된다는 [투어리스트]의 이야기는 얼핏 보면 같은해 개봉한 [나잇 앤 데이]에서 성별만 뒤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비슷하다. 물론 이 영화는 단순히 그런 식의 유사품은 아니다. (의도적으로 홍보에서..

영화/ㅌ 2011.05.16

시간을 달리는 소녀 - 현실을 마주하는 가슴아픈 성장통

츠츠이 야스타카의 소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국내에는 호소다 마모루의 동명 애니메이션으로 더 많이 알려졌지만 1972년 [타임 트레블러]라는 제목의 TV 드라마로 방영된 이래, 1983년 오바야시 노부히코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극장판 영화를 비롯, 이후 다양한 미디어 믹스의 각색을 통해 인기있는 성장극으로 자리잡아갔다. 흥미로운건 원작에서 다루는 소녀의 시간여행이라는 주요 설정을 제외하면 각각의 작품들 사이에 상당한 스토리의 차별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2010년 [시간을 달리는 소녀] 역시 이 점에 있어 예외라고 볼 수 없는데, 이번 작품에서의 주인공은 요시야마 아카리로서 원작의 주인공이자, 지난 2006년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주인공의 이모로 등장했던 요시야마 카..

영화/ㅅ 2011.03.25

더 브레이브 - 코헨 형제, 정통 서부극의 부활을 알리다

코엔 형제의 신작 [더 브레이브]는 헨리 헤서웨이 감독의 1969년 작 [진정한 용기]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따라서 [더 브레이브]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진정한 용기]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이 작품은 찰스 포티스가 1년전에 발표한 인기 소설을 영화로 재구성해 비교적 무난한 각색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랜 세월 서부극의 심볼로 군림한 존 웨인은 그의 영원한 영화적 동지였던 (검은 안대의 애꾸눈을 한) 존 포드 감독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루스터 역을 맡으며 마침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되지요. 사실 [진정한 용기]는 정통 웨스턴 무비나 마카로니 웨스턴, 그리고 수정주의 웨스턴과도 동떨어진 매우 묘한 독창성을 지닌 서부극이었습니다. 통상 남초들의 세계로 표현되는 웨스턴 장르임에도 ..

영화/ㄷ 2011.02.25

그린 호넷 - 밉상도 영웅이 되는 시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헐리우드는 수많은 슈퍼히어로물을 쏟아냈습니다. 그 중에서는 [스파이더맨 2]나 [다크 나이트] 같이 독보적인 완성도를 보인 작품도 있었고, [아이언맨]이나 [헬보이]처럼 그래도 평작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 작품도 있었으며, 반면 [고스트 라이더]나 [데어 데블]같이 무척이나 실망스런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21세기 히어로물의 성향은 크게 둘로 나뉘는데, 코믹스 원작의 성격을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가져오려는 시도와 또 하나는 히어로의 아이덴티티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지요. 그 중에서도 성공적인 히어로물의 성향은 대개 후자쪽으로 기웁니다. 21세기의 히어로는 어딘지 어둡고 고뇌하는 인물들로 그려지게 되었습니다....만 이것도 이제는 조금 진부한 흐름이 되..

영화/ㄱ 2011.01.28

쓰리 데이즈 - 아내를 위한 슬픈 탈주극

[쓰리 데이즈]의 포스터를 보노라면 많은게 연상됩니다. 우선 총을 들고 폼잡고 있는 러셀 크로우의 모습에서 왠지 이 영화는 액션물 같다는 인상을 주고, [테이큰]의 리암 니슨의 이름이 떡 하니 러셀 크로우의 이름 옆에 써 있는 걸 보니 보통 액션물 보다 두 배는 더 강렬한 작품일 것 같고, '단 3일, 5가지 미션'이라는 홍보문구에서 3일 동안 밀도있게 벌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지요. 그런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모든게 몽땅 낚시입니다. 이 영화는 액션물이 아닐 뿐더러, 리암 니슨은 5분도 채 등장하지 않으며, 3일이 아니라 총 3년의 시간에 걸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언젠가 다룬 [스카이 라인]처럼 이 영화도 포스터나 예고편으로 관객들을 펄떡 펄떡 낚는..

영화/ㅅ 2010.12.22

A-특공대 - 마초적 에너지의 짜릿함에 빠지다

소재고갈에 허덕이는 헐리우드의 가장 쉬운 해결책은 단연 리메이크다. 헐리우드의 고전명작에서부터 제3국의 영화들까지 주연배우와 각본을 고쳐서 만든 일련의 리메이크들은 사실상 타점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잘해봐야 본전치기. 오죽하면 한국의 대표적인 시네마 키드 류승완 감독에게 무슨 영화를 리메이크해보고 싶냐는 질문을 했더니 '내가 손을 대는 순간 원작영화보다 후지게 될 것임을 알기에 리메이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라고 말했을까. 그만큼 리메이크는 가장 손쉬운 소재의 획득임과 동시에 가장 어려운 제작과정이라는 의미다. 확실히 이 부면에 있어서는 TV 드라마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션 임파서블]과 같이 이례적인 사례도 있지만 [어벤저], [V], [전격 Z작전], [바이오닉 우먼](소머즈) 같은 고전 드라마의 ..

영화/#~Z 2010.06.10

[블루레이] 포세이돈 - 스케일에 치중한 리메이크의 실패

20층의 높이, 13개의 여객용 갑판, 800개의 객실을 갖춘 초대형 유람선 포세이돈호에서는 몇 시간 후면 다가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파티가 한창이다. 그러나 해저의 지각변동으로 인한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해 포세이돈을 덮치면서 배가 완전히 뒤집힌다. 아비규환의 수라장으로 변한 포세이돈의 내부에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다 못한 몇몇 승객들의 목숨을 건 탈출이 시작되는데.... 1970년대의 대표적인 재난영화인 [포세이돈 어드벤처]를 리메이크한 [포세이돈]은 전설적인 오리지널의 아우라를 벗어나지 못한채 흥행에서도 참패했다. [특전 유보트]나 [퍼펙트 스톰] 등 유독 해양 영화에서는 물만난 고기마냥 승승장구했던 볼프강 피터슨의 작품치곤 결과가 무척 실망스러웠던 셈이다. 재난물이 마땅히 갖춰야 할 군상극의 면모..

영화/ㅍ 2010.05.12

하치 이야기 - 범작의 한계를 넘지 못한 헐리우드 리메이크

헐리우드 영화에 있어서 견공의 존재는 남다르다. [벤지]나 [베토벤]같이 아예 인간보다 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있는가 하면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마당에 정작 영화속에서 개가 죽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미국인들의 '개 사랑'은 유별나다. 어찌보면 [하치 이야기]는 이런 미국인들의 애견코드에 충실한 영화처럼 보인다. 주인이 죽은 후에도 10년간 기차역에 매일같이 마중나와 결국 나중에는 동상까지 만들어진 충견의 이야기이니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타일에 딱맞는 작품이 아닌가. 하지만 [하치 이야기]가 일본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했다는 사실은 의외임과 동시에 막연한 불안감을 안기는 것도 사실이다. 원래 [하치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1..

영화/ㅎ 2010.02.19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 추억이란 이름으로 즐기기엔 부족하다

[아스트로 보이]의 셀링포인트는 '추억'이다. 1960년대에 방영된 오리지널 외에도 1982년의 리메이크작, 2003년판 두 번째 리메이크작이 제작되는 등 시대를 뛰어넘어 20년의 간격으로 방영되었으니, 거의 모든 세대의 어린이들이 한번쯤 섭렵했을 법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순한 극장용 컨버전이 아니라 대세로 자리잡은 풀CG 애니메이션으로 무장한 [아스트로 보이]는 분명 아톰에 대한 추억을 가진 관객들에게 있어 매우 흥미로운 프로젝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추억만으로 즐기기엔 내가 너무 늙어 버린 것일까. [아스트로 보이]의 기본적인 컨셉이 과거 [우주소년 아톰](원제:철완아톰)의 그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성사된 아톰과의 재회는 그리 감동적이지가 않다. 셀 애니메이션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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