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비욘드: 리턴 오브 조커 - 배트맨의 후계자, 조커와 만나다
1966년 TV판 [배트맨] 시리즈의 우스꽝스런 캠피 스타일은 실사뿐만 아니라 원작만화 자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배트걸(바바라 고든)과 같은 TV속 캐릭터가 만화속에 등장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며, 이는 가뜩이나 비현실적인 스타일로 변모해가던 코믹스의 희극화에 가속도를 더했다.
결국 DC 코믹스는 '배트맨'의 창시자 밥 케인과 결별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세대교체를 감행했고 새로 합류한 닐 애덤스-데니스 오닐 콤비 같은 리얼리즘 노선의 작가들은 개그맨 수준으로 전락한 악당 캐릭터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몰락직전의 '배트맨'시리즈를 다시금 일으켜 세우게 되었다.
회복단계에 있던 '배트맨'시리즈가 다시금 히어로 코믹스의 정점에 서게 된 계기는 프랭크 밀러의 '다크 나이트 리턴즈'였다. 1986년에 출간된 4부작 그래픽 노블 '다크 나이트 리턴즈'는 어떤 일을 계기로 무려 10년이나 배트슈트를 입지 않았던 브루스 웨인이 돌아온 숙적 투페이스와 조커에 맞서기 위해 다시 배트맨이 된다는 내용으로 전개되는 작품으로서 '어둠의 기사'인 배트맨이 가진 숙명과 고뇌 그리고 심리적 트라우마에 대한 면밀한 시각을 보여준 수작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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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다크 나이트 리턴즈'는 영원히 늙지 않을거라 믿었던 슈퍼히어로가 이미 전성기를 살짝 넘긴 50대 중후반의 나이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로인해 배트맨은 다시금 현실주의적인 노선으로 돌아왔고 이후 팀 버튼의 [배트맨]이 극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배트맨' 시리즈는 전례없는 인기를 누린다.
[배트맨 비욘드]는 팀 버튼의 [배트맨]과 더불어 성공적인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자리매김한 [배트맨 TAS(The Animiated Series)]와 [배트맨 NBA(New Batman Adventures)]에 이은 후속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시간상의 순서로 보면 '다크 나이트 리턴즈'의 이후에 위치한 작품으로서 이번에는 한 술 더 떠서 배트맨의 세계관에서 40년 후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브루스 웨인은 이제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80대의 노인이 되었으며, 신세대 갱단으로부터 고담시를 지키는 어둠의 기사는 '2대 배트맨' 테리 맥기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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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의 세대교체라는 초강수를 들고나온 [배트맨 비욘드]는 삼촌의 뒤를 이어 고담시의 경찰청장이 된 바바라 고든과 브루스 웨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배역들이 퇴출된 작품으로서 오리지널 배트맨에 등장했던 매력적인 악당들의 부재와 신세대 주인공에 맞게 바뀐 발랄한 분위기 때문에 기존의 어둡고 진지한 배트맨의 이미지를 망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특별 OVA로 출시된 [배트맨 비욘드: 리턴 오브 조커](이하 리턴 오브 조커)는 TV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작품이다. 타이틀이 암시하듯 [리턴 오브 조커]의 메인 악당은 배트맨의 영원한 숙적 조커로서 [배트맨 비욘드]의 아킬레스건인 슈퍼 빌런(Super Villain)의 부재라는 단점을 극복했으며, '브루스 웨
인 대 조커'가 아닌 '테리 맥기니스 대 조커'라는 새로운 대결구도로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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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오브 조커]의 스토리는 이렇다. '조커즈'라 불리는 갱단이 등장해 고담시의 새로운 기계를 강탈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배트맨은 그들의 범죄행각에 제동을 걸긴 했지만 여전히 조커즈의 배후가 누구이며, 그들이 무슨일을 꾸미고 있는지 오리무중이다. 한편 제계에 복귀를 선언한 브루스 웨인은 자신의 컴백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돌아온 숙적, 조커의 급습을 받는다.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 조커의 등장으로 브루스 웨인은 과거의 악몽에 사로잡힌다.
조커를 일개 정신병자 쯤으로 생각하는 테리에게 웨인은 배트맨을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고 그와 맞서지 말라는 엄포를 놓는데.. 과연 죽었다던 조커는 어떻게 늙지도 않은 모습으로 돌아온 걸까? 그리고 배트맨과 조커 사이에는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어떻게 조커는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라는 사실과 지금의 배트맨이 2대째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일까? 조커의 음모와 그의 정체를 파고드는 테리는 배트맨과 로빈, 그리고 조커와 할리 퀸이 얽힌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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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오브 조커]는 변모된 [배트맨 비욘드]와 [배트맨 TAS]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브루스 웨인과 바바라 고든, 그리고 2대 로빈, 팀 드레이크까지 등장시켜 원조 배트 패밀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조커와 할리 퀸이라는 막강한 악당들도 컴백했다. 여기에 과거 조커와 대결을 벌이는 브루스 웨인의 회상씬이 곁들여져 [배트맨 TAS]와의 연계성을 더욱 강화시켰다.
무엇보다 [리턴 오브 조커]가 바람직한 이유는 바로 '배트맨'이 가진 기본적인 특성, 즉 탐정물로서의 수사극 형식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전혀 나이를 먹지 않은) 조커의 등장에 어떤 미스테리가 숨겨져 있는지, 그리고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을 그만두게 된 이유가 무엇이며, 조커는 어떤식으로 최후를 맞이하였는지를 밝혀내는 미스테리적 접근방식은 빈약했던 [배트맨 비욘드]의 내러티브를 한층 더 탄탄하게 만들어 놓았다. 아울러 팬들을 위해 준비한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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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배트맨 비욘드]의 TV시리즈는 총 3시즌으로 완결이 되었는데 비교적 만족스러웠던 [리턴 오브 조커]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막판엔 늙어빠진 슈퍼맨을 찬조출연시켜 팬들을 경악시키는가 하면,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저스티스 리그]에서는 테리의 출생비밀에 대한 개판 5분전의 설정을 보여주며 자폭하고 만다. 시도 자체는 신선했으나 결고 애니계의 '다크나이트 리턴즈'는 될 수 없었던 [배트맨 비욘드]의 실사판이 나온다면 과연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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