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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극장판 11: 감벽의 관 (졸리 로저) - 성장하지 않는 시리즈의 한계

페니웨이™ 2007. 10. 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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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걸까 기다리며 봐온지도 어언 10여년... 그 시간이면 이미 자라서 고등학생, 아니 대학생이 되어있지 않을까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품게 만드는 일본의 국민만화 [명탐정 코난]. 이 밑도 끝도 없는 사건의 연속은 언제쯤 그칠것인지... 이러다가 일본 국민 다죽는거 아니냐는 우려도 그리 틀린말은 아닐텐데, 어느덧 극장판도 11기가 나왔단다. 바로 [감벽의 관 (졸리 로저)]이다.

코믹스판이나 TV판의 특징이 사건이 터지면 주변 용의자로부터 범인을 색출하는 탐정물의 전형적인 구조로 진행되는 반면, 극장판은 좀 더 다변화된 모험과 이벤트, 그리고 액션이 대거 보강된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TV판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작화의 퀄리티도 한몫해, [명탐정 코난]의 극장판은 매년 일본 박스오피스의 10위권 안에 진입하며 롱런하고 있다.

ⓒ 青山剛昌/小学館・読売テレビ・日本テレビ・小ण

무려 11편이나 만들어진 [명탐정 코난] 극장판. 참 징하게도 울궈먹는다.


이번 11기 극장판 [감벽의 관]은 코난을 비롯해 '초딩 탐정단' 전원과 아가사 박사, 란, 모리 코고로, 소노코와 경시청 사람들이 총출동한다. 언제나 그렇듯, [감벽의 관]도 석연찮은 살인사건과 함께 큰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뭐랄까 이번만큼은 너무 약하달까... 주인공들을 위협하는 서스펜스의 강도가 급격히 줄어들었을 뿐더러, '추리의 맛'도 현저히 떨어진다. 아마 [명탐정 코난]을 꾸준히 보아온 사람이라면 이내 범인이 누구라는 것쯤 쉽게 맞출 수가 있을텐데, 문제는 맞춰도 별로 짜릿하지가 않다는 거다.
 
탐정물에서 범인을 알아내는 재미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가 정답이다. 그만큼 [감벽의 관]은 지나치게 심심하다. 살인사건의 충격도, 범인에 대한 공포도 실종되었고 탐정인 코난의 우선순위는 살인사건의 범인 색출보다 보물찾기 놀이에 맞추어져 있다. 영화 [구니스]를 연상시키는 해적 전설이 등장하지만 유감스럼게도 흥미를 자극하지는 못한다. 그나마 가장 기억에 남는건 오프닝의 루팡3세와 후지코 패러디씬 정도?

ⓒ 青山剛昌/小学館・読売テレビ・日本テレビ・小ण


[감벽의 관]은 성장을 멈춘 코난처럼 회를 거듭할 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는 시리즈물의 전형적인 단점을 보여주는 실망스런 작품이다. 필자의 기억이 맞다면 [명탐정 코난] 극장판은 3기인 [세기말의 마술사] 이후 탄력을 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후의 작품들을 보면 너무 스케일 키우기에 치중한 설정들 (아무리 그래도 주인공이 초딩아니냐!), 쓸데없이 얼굴만 비추는 코믹스 캐릭터들의 산만함이 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다. 아무래도 원작 자체가 단편 에피소드에 최적화된 스토리 라인을 극장용에 맞추어 무리하게 늘이다 보니 처음엔 '이것도 괜찮은데?' 싶던 것이 나중엔 식상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 青山剛昌/小学館・読売テレビ・日本テレビ・小ण


실제로 갈수록 떨어지는 흥행부진의 결과때문에  10기가 마지막 극장판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제작된 11기는 앞으로 제작될 12기의 입지마저 매우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더불어 그나마 봐줄 만했던 시리즈가 8기 [은빛날개의 마술사]부터 야마모토 야스이치로 감독에게로 넘어간 이후에 급속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을 보면, 감독의 교체도 시급한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언제봐도 정겨운 코난이긴하지만 추리극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한 코난은 별로 반갑지가 않다. 이쯤에서 코난이 즐겨쓰는 명제를 패러디 해 볼까? '언제나 진실은 하나! 재미없는 작품은 관객들이 찾질 않는다는거지'

P.S: 이거 가면 갈수록 코난과 하이바라의 묘한 애정지수를 높이는 이유가 뭐냐! 나중에 란의 응징을 어떻게 감당할려고!


* [명탐정 코난 : 감벽의 관]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2007 青山剛昌/小学館・読売テレビ・日本テレビ・小ण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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