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 10년의 기다림, 역대급이란 이런 것!
MCU 10주년을 장식하는 작품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입니다. 그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나 [스파이더맨: 홈 커밍] 등 각각의 독립된 솔로무비에서도 팀업을 이루는가 하면, 완성도 또한 점점 좋아지는 관계로 약간 망각해가고는 있으나 애초에 마블의 최고 이벤트는 역시 [어벤져스]죠.
이번에는 드디어 악의 흑막인 타노스가 전면에 등장합니다. 반면 어벤져스의 팀웍은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죠. 닥터 스트레인지나 블랙 팬서 같은 새 멤버가 합류하긴 했습니다만 실력의 차이는 월등합니다. 사상 최강의 적수라는 말이 헛되지 않음을 타노스는 영화 초반부터 확실하게 각인시켜 줍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가장 큰 우려는 넓어질대로 넓어진 마블의 세계관 속에서 그 많은 캐릭터들의 비중 조절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루소 형제는 과감히 곁가지를 쳐내고 대신 이야기를 퀘스트 형태로 분할해 이 난제를 풀어갑니다. 즉, 타노스 vs 어벤져스의 대결 구도를 하나의 큰 덩어리로 만들지 않고, 팀을 분화해 각각의 임무를 수행하게 만든 것이죠. 물론 타노스도 인피니티 스톤을 획득하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모두와의 접점을 만들어 냅니다.
이는 대단히 효율적인 서사의 구축 방법인데, 이미 우린 이러한 방식의 효과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바로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에서요. 캐릭터의 비중도 잘 배분하면서 각각의 팀이 타노스와 서로 다른 상황에서 대면하게 함으로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선사합니다. 많은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도 집중력을 흐트리지 않는 대단히 영리한 방법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연출 방식 덕분에 가장 많은 지분을 가져가는 건 악당인 타노스입니다. 사실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것도 이 부분입니다. 확실히 빌런을 다루는 마블의 방식은 일취월장하고 있습니다. 최초로 지능형 빌런을 끼워넣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나 빌런의 생계 유지라는 현실적인 고뇌를 부각시킨 [스파이더맨: 홈 커밍]을 보면 확실히 사연있는 악당의 캐릭터가 얼마나 영화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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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강자의 입장에서 왜 그토록 그가 무시무시한 살육을 자행하는가에 대한 대답, 그리고 윤리적인 부면과 의지의 실행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보이는 갈등의 묘사는 타노스가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에 옮기는 실천가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의 행동에 상당한 개연성을 부여하는 대목이기도 하죠.
초반부터 강려크하게 달리는 덕분에 2시간 반이 넘는 러닝타임이 지루할 새가 없습니다. 오히려 영화가 끝나가는 것이 안타까워 죽을 지경이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뭔가를 끊고 나온 듯한 느낌의 엔딩에 이르러서는 ‘뭐 이런 미친 영화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입니다.
제법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유머도 적지 않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오로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에게 공을 돌려도 무방합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유머의 80%는 가오갤 팀에게서 나옵니다. 적시 적소에서 날려주는 웃음의 유효타가 상당히 많습니다.
액션은 뭐… 루소 형제라면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그냥 화끈하고 멋집니다. 각 히어로들의 등장씬은 각각의 개성에 맞게 최적화되어 있으며, 특히 막판 ‘어떤 히어로’의 등장씬은 무지막지한 카타르시스를 안깁니다.
영화를 즐기기 위해선 최대한 스포일러를 차단하고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누가 죽고, 누가 살고 이런거 다 무시하고 감상에 임하세요. 현재로선 마블 최고의 영화이며, 이는 아마 1년 뒤인 [어벤져스] 4편에서 다시 바뀌게 될 공산이 클 것 같습니다.
P.S: 쿠키는 단 하나입니다. 근데… 앞으로 나올 어떤 영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쿠키입니다. 사실… 좀 우려되는 작품이기도 한데, [인피니티 워] 덕분에 흥행 대박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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