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특공대 X - 다음 시즌을 위한 프리퀄 에피소드
[미니특공대 X]는 전작인 [최강전사 미니특공대: 영웅의 탄생]에 이어 2년 만에 개봉하는 극장판입니다. 깔끔한 그래픽과 동물 캐릭터, 그리고 변신 메카닉의 등장 등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대부분 갖춘 작품이지만 TV판의 시청률 저조와 극장판의 실패로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간 작품이었는데, 뜻밖에도 중국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리며 불씨를 살리게 되었죠.
원래 [미니특공대 X]의 타겟은 명확합니다. 아직 장르물에 완전히 빠지기 전의 아이들에게 메카닉과 전대물 양쪽의 맛보기를 시전하는 과도기적인 단계의 애니메이션이죠. 따라서 마니아층을 만들기엔 부족하고, 뭔가 맹숭맹숭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같은 극장판이라도 [극장판 또봇: 로봇군단의 습격]과는 전혀 다른 류의 극장판 애니입니다. 말이 극장판이지 기승전결의 내용이 거의 없고 사실상 퀄리티를 높힌 TV판 에피소드 세 개를 이어붙인 양상입니다. 그냥 이런 저런 설명없이 맹수의 파워를 업그레이드 했다며 미니특공대 X로 개명한 주인공들이 이번엔 외계군단의 침략에 맞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요.
SD 캐릭터 상태의 미니특공대원들이 집주인인 수지에게 구박을 받으며 살다가 본부의 호출을 받아 변신, 출격해 악당과 싸우고 좀 밀린다 싶으면 특공카를 호출, 특공카는 로봇으로 변신해 일격필살로 악당을 제압, 패배한 악당은 일단 후퇴했다가 더 강력한 힘으로 재도전, 다시 미니특공대와 결전을 벌이다 패배 직전 거대화, 다시 특공 로봇에게 패배한다는 무한 루프를 보여줍니다.
ⓒ (주)삼지애니메이션/ EBS
변신 장면이나 출격 장면이 너무 자주 반복되니, 좀 큰 아이들은 ‘너무 자주 보여주는 것 아니냐’며 짜증을 낼 가능성도 있어요. 예나 지금이나 뱅크샷을 남발하는 건 좀 시대착오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극장판인데 말이죠.
작품 자체는 시즌 3로 가기 위한 일종의 파일럿 방송 같은 역할 입니다. 내용면에서 기존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업그레이드 된 미니특공대의 멋진 모습들을 마구마구 강조해 줍니다. 퀄리티는 훌륭하고요, 딱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줄거리만 빼면 여러모로 공을 들인 작품입니다. 특히 메카닉 디자인과 변신 기믹은 제가 어렸을 때 봐온 국산 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로봇 애니메이션의 최종 로망인 합체 장면이 빠진 건 옥의 티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딱 한 번의 합체만으로 온 몸에 전율이 솟구치도록 연출된 [극장판 또봇: 로봇군단의 습격]을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어린애들을 위한 작품이라도 연출의 묘미라는 것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P.S: 아들을 동반하고 참석한 '첫 시사회'입니다. 어쨌거나 잊지 못할 작품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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