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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타이탄의 분노 - 시각적 스펙타클로 무장한 그리스 신화

페니웨이™ 2012. 7.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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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작 [타이탄족의 멸망]을 리메이크한 [타이탄]은 조금 어정쩡한 지점에 위치한 작품이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아바타]의 반사이익을 노린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연배우와 불완전한 3D에 편승한 [타이탄]의 모양새는 (적어도 필자가 느끼기엔) 그렇게 썩 좋지 못했던 것 같다. 21세기의 특수효과에 구시대의 스토리를 입혀놓은 언밸런스한 이질감에서 딱히 킬링타임무비 이상의 가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루이스 리테리어 감독에게서 그리스 신화의 작가주의적 재해석 따위를 기대한건 아니지만 배우들이 가진 재능 -생각해 보라. 리암 니슨과 랄프 파인스는 그 유명한 [쉰들러 리스트]의 주역이 아니었던가- 이나 작품에 투입된 자본의 규모면에서 보자면 결과물이 주는 만족도가 높은 작품이 아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 Warner Bros. Pictures, Legendary Pictures, Cott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딱히 경쟁작이 없는 틈을 타 개봉된 [타이탄]은 흥행에 대성공했고, 반면 이후에 개봉된 유사 3D변환 영화들의 신뢰도에는 큰 불신감을 안기는 아이러니를 남겼다. 어쨌거나 이런 류의 흥행작에게 정해진 수순은 뻔하다. 별다른 고민없이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 된 속편을 선보이는 것. 전편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타이탄]이 1980년의 원작에 일정부분 빚을 지고 있는 반면, 속편은 온전히 독립된 이야기로서의 자유도를 갖췄다는 점일 것이다.

신들의 장난질에 분통이 터진 인간들의 자아독립을 그려낸 전편에 이어 이번 [타이탄의 분노]는 신과 인간이 손잡고 공동의 적에 대항하는 스토리를 담아냈다. 스케일은 훨씬 더 커졌고, 한달을 굶어도 족히 배부를 만큼 욕을 먹은 전편의 짝퉁 3D는 이번엔 제대로 본 모습을 갖추어 비교적 준수한 입체감을 구현해냈다. 액션의 양이나 진행의 밀도에 있어서도 미약하지만 전편보다는 아주 약간의 진전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최종보스인 크로노스의 등장씬은 실로 간만에 ‘크기’가 주는 거대한 위압감을 느낄 수 있는 씨퀀스였다고 하겠다.

ⓒ Warner Bros. Pictures, Legendary Pictures, Cott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관객들의 평가는 역시 극과 극으로 나뉠 수 있겠는데, 거대한 액션의 퍼레이드나 비주얼 이펙트의 홍수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라면 무난하다는 평가를, 그래도 최소한의 스토리는 갖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비디오 게임–이를 테면 <갓 오브 워> 같은-의 데모화면을 90분으로 늘여놓은 것과 뭐가 다르겠냐는 불만을 토로했을 만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조나단 리브스만 감독의 전작 [월드 인베이젼]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액션과 비주얼의 완성도가 제법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드라마와의 불균형이 두드러진 나머지 액션의 과잉으로 인한 심한 피로도가 몰려온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물론 앞에서도 언급했듯 영화의 태생적 한계, 특히나 예상밖의 히트를 통해 이어진 관성적인 속편의 형태였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타이탄의 분노]는 전편을 재미있게 보았거나, 혹은 딱 그만큼의 기대치를 가진 관객들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 Warner Bros. Pictures, Legendary Pictures, Cott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그 어느 작품 못지않게 디지털 기술의 세례를 많이 받은 작품으로서 [타이탄의 분노]는 블루레이에 걸맞는 탁월한 화질을 자랑한다. 인물들의 표현력은 물론이고 CG로 만든 오브젝트와 배경들 모두 샤프니스가 훌륭하고, 디테일도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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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Legendary Pictures, Cott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사운드 역시 흠잡을 데가 없는데, 특히나 액션 블록버스터의 특성상 홈시어터의 성능을 시험하기에 좋은 장면들이 차고 넘치는 영화라고 하겠다. 후반부에 집중된 백병전에서의 현장감, 그리고 크로노스가 등장하는 클라이막스의 육중한 움짐임을 담은 우퍼의 울림은 단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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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영상의 전체 분량은 249분에 달하며 한글화도 충실하게 진행되어 있다. PIP기능을 이용한 Maximum Movie Mode를 이용하면 영화 본편과 함께 다양한 부가영상 관람이 가능하다. 이 Maximum Movie Mode에는 The Path of MenThe Path of Gods 두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촬영장의 다양한 뒷 이야기와 더불어 영화의 바탕이 된 신화적 요소들을 들려준다. 다행스럽게도 전편인 [타이탄]의 국내 발매판 블루레이는 Maximum Movie Mode의 한글자막이 누락되어 있었으나 이번 [타이탄의 분노]에는 한글자막을 지원한다. 그밖에도 Focus Point 메뉴를 통해서 Maximum Movie Mode의 핵심적인 부가영상만을 챕터별로 감상할 수 있다.

ⓒ Warner Bros. Pictures, Legendary Pictures, Cott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삭제장면은 총 3개가 제공되는데 먼저 Perseus Owes Helius an Explanation는 키메라와의 싸움 직후 헬리우스가 페르세우스에게 평범한 어부주제에 어떻게 싸움에 그리 능숙한지를 묻자 폐허가 된 신전에 아들을 데리고 가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장면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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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삭제장면인 Perseus Addresses the Troops는 안드로메다를 찾아간 페르세우스가 그녀의 군인들 앞에서 연설하는 장면이 좀 더 길게 추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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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Zeus is led past missing Olympians에는 배신당해 결박을 당한 제우스가 지하세계에서 다른 올림피아의 신들과 만나는 장면이 담겨있다.

ⓒ Warner Bros. Pictures, Legendary Pictures, Cott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서두에서 말했듯 [타이탄의 분노]는 완성도 높은 블록버스터라기 보다는 틈새시장을 노린 팝콘영화의 성격에 가까운 작품으로서 나름 풍부한 비주얼적인 쾌감과 간결한 이야기로 승부하는 작품이다. 그리스 신화의 현대적 재해석이라고 보기엔 어딘가 아쉬운 부면이 많지만 전형적인 오락영화의 재기능에는 충실한 편이라 하겠다. 제작진도 이러한 영화의 한계와 성격을 명확하게 파악했는지 (적어도 현재의 시점에서는) 3편으로의 가능성을 배재한 스토리로 결말을 지음으로 비교적 쿨한 마무리를 보여준 점도 나름의 미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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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타이탄의 분노 - 6점
조나단 리브스만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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