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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 시리즈의 원류로 돌아가는 교차점

페니웨이™ 2011. 12.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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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팬들에겐 [제5전선]이란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미션 임파서블]은 1990년대 중반 클래식한 스릴러의 거장인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손에 의해 극장판 시리즈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사실 드 팔머 버전의 [미션 임파서블]에 대한 불만도 없는건 아니지만 시크한 매력의 냉전시대 첩보물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만 하지요. 구시대를 대표하는 짐 팰프스를 퇴장시키고, 신세대 첩보원 이단 헌트 요원을 중심으로 팀을 재배치한건 효과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이로인해 [미션 임파서블]의 주도권이 아예 톰 크루즈라는 배우로 넘어가 버렸다는, 다시말해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한 명에게 집중되어 버렸다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요.

이러한 부작용은 오우삼 감독의 자의식 과잉이 절정을 이루었던 [미션 임파서블 2]에서 여지없이 나타납니다. 오우삼 감독은 특유의 쌍권총 미장센을 무리하게 넣기 위해 그전까지 총기류에 의존하지 않았던 IMF요원들을 액션 히어로로 변질시켜 놓았습니다. 워낙 2편이 먼산으로 가버린 탓에 다음 편이 어찌될는지는 감조차 잡기 힘들 정도였어요. 다행히 J.J. 애이브람스는 그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었고, 1편과 2편의 적당한 절충안을 도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본 궤도를 찾아가기 위한 포석을 제대로 깔아주었달까요.

이제 기다려왔던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로 들어가 봅시다. 이번 작품에서 제가 중점을 두었던 건 세가지입니다. 하나는 픽사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의 브래드 버드가 과연 실사영화 데뷔작으로 선택한 대형 블록버스터를 어느 정도로 훌륭하게 만들었는가 하는 점, 또 하나는 이제 곧 나이 50줄에 접어들 톰 크루즈의 육체적 한계가 영화에 미칠 영향, 마지막으로 1, 2 ,1+2=3 의 뚜렷한 개성을 지녔던 시리즈의 특성중 어느 라인을 따라갈 것인가 하는 점이었죠.

ⓒ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일단 브래드 버드의 연출력은 합격점입니다. 물론 그가 [인크레더블]을 통해 선보였던 신선한 오락물로서의 장점은 그리 두드러지게 나타나진 않습니다. 내러티브가 탄탄한 편도 아니고, 환호성을 지를만큼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그는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첩보극 본연의 성질은 분명하게 간파하고 있습니다. 더는 이 시리즈가 톰 크루즈, 아니 이단 헌트 개인의 독자적인 스토리로 이끌고 가는 영화가 아니라 팀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영화임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팀플레이로의 회귀는 톰 크루즈의 나이와 관련된 우려를 자연스럽게 희석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겉으로는 아직 마흔 초반으로 보이는 톰 크루즈이지만 앞으로 몇년이 걸릴지 모르는 다음 작품에서 지금과 같은 액션이 가능할지는 모를 일이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브랜트라는 뉴페이스가 등장합니다. 제레미 레너가 연기한 이 캐릭터는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 장차 이단 헌트를 대체할 요원일 될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1편의 유명한 와이어 시퀀스의 오마주가 분명한 그 장면에 제레미 레너를 등장시킨건 그 때문이겠지요.

종합적으로 볼때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은 시리즈의 1편에 가장 근접해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오리지널 TV 시리즈에 더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오랜만에 [제5전선]다운 오프닝 시퀀스를 보는 경험은 생각 이상으로 짜릿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냉전시대 첩보극의 차갑고 건조한 긴장감보다는 능글맞은 유머가 끈적하게 녹아 있어서 영화가 너무 가벼워진 경향이 있습니다. 아마도 인지도가 올라간 사이먼 페그의 비중이 높아진만큼 이같은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은 또 한번의 흥행 신기록을 수립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적당한 긴장감과 강화된 유머, 그리고 전편에 밀리지 않는 시각적 쾌감 등 영화내내 지루해 할 틈이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초판 프리타이틀 시퀀스에서의 그 느낌은 정말이지... 1980년대로의 귀환 그 자체입니다.

P.S:

1.시리즈 전통의 가면쓰기 신공은 이번에 나오지 않네요. 나름대로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겠지요. (그런데... 사용하긴 합니다)

2.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3편의 매기 큐는 왜 뺀거야 ㅜㅜ 아깝다는 표정으로 스위치를 눌러 자동차를 폭파시키는 장면은 정말이지 3편의 명장면이었는데... 폴라 패튼은 왠지 몰라도 저는 좀 별로더군요.

3.개인적으로 극장판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가장 안타까운건 TV 시리즈의 오리지널 멤버를 까메오로도 등장시키지 않는다는 겁니다. 뭐 이는 원년 짐 펠프스 역의 피터 그레이브스가 모종의 이유로 배역을 거절했을때부터 예상된 거지만... 그래도 한 두명 정도는 출연시켜도 되잖아요. 마틴 랜도 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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