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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그린그래스 7

제이슨 본 - 정체성을 이어받은 시리즈의 자기 복제 혹은 사족

9년만에 제이슨 본이 돌아왔다. 그것도 폴 그린그래스와 맷 데이먼의 최강 조합으로 말이다. 첩보 액션의 방향성을 틀어버린 본 시리즈의 귀환은 팬들로선 엄청나게 흥분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본 트릴로지의 숨은 주역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로버트 러들럼의 원작을 초월 각색했던 토니 길로이와 세컨 유닛의 댄 브래들리가 빠진 건 우려할만한 요소다. 돌아온 [제이슨 본]은 기존 시리즈-엄밀히 말하면 [본 얼티메이텀]-의 자기복제다. 거의 동일한 플롯에 순서와 배경, 인물만 바뀌어 있다. 속편이 전편보다 좋았던 몇 안되는 케이스라 이 부분이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여전히 기억상실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본에게 기억을 되살릴 단서가 하나 주어지고, 오랜 침묵 끝에 모습을 드러낸 본의 등장으로 CIA는 발칵 뒤집..

캡틴 필립스 - 망망대해 위의 숨막히는 대치상황

21세기에 무슨 해적질이냐 할수도 있겠지만 소말리아 해적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낯선 이슈가 아닙니다. 전 정권의 대표적인 치적(?)인 아덴만의 여명 작전이 있기 때문이죠.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납치된 삼호쥬얼리호의 승무원들을 구출한 이 사건은 자력으로 자국민을 구출한 사례로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습니다. 뭐 그 덕분에 소말리아 해적단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도 덩달아 높아지긴 했지만요. 이후에 이 사건을 영화화한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만 어떻게 되어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캡틴 필립스]는 이와 비슷한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소재가 된 사건은 2009년에 발생한 머스크 앨러배마호 피랍사건으로 선장인 리처드 필립스가 선원들을 대신해 소말리아 해적의 인질이 되었다가 5일만에 구출된 사건입니다. 영화는 필립..

영화/ㅋ 2013.12.17

[블루레이] 그린 존 - 현장감 탁월한 전쟁 스릴러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자헤드: 그들만의 전쟁], [엘라의 계곡], [허트 로커] 등 미국의 명분없는 전쟁이었던 이라크전의 상흔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작업은 근래들어 꽤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고 있다. 심지어 [페르시아의 왕자]조차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은유적으로 빗대어 표현하지 않았는가. 뒤늦게나마 자기반성의 의미로 미국의 치부를 스스로 밝히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이라크전 관련 영화들이 흥행에 있어서는 하나같이 고전하고 있다는 점은 아직까지 진실을 정면으로 주시하기에 거북한 소재라는 방증이 아닐까. 캐서린 비글로우의 [허트 로커]가 아카데미를 비롯한 각종 영화제 석권의 대형 호재를 가지고도 큰 힘을 쓰지 못한 걸 보면 어쩌면 이라크전은 영원히 미국인들의 '불편한..

영화/ㄱ 2010.09.07

그린 존 - 이라크전의 불편한 진실

워싱턴 포스트지 국내부 편집장인 라지브 찬드라세카란의 논픽션 소설을 영화화한 [그린 존]은 2003년 대량 살상무기를 핑계로 이라크를 침공했던 미국의 치부를 드러내는 헐리우드 영화다. 명분이야 어쨌든 이라크 침공의 원래 목적이 무엇인지는 만천하가 공공연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린 존]은 굳이 해묵은 소재를 다시 끄집어내어 그 진실을 관객에게 각인시키고자 한다. 어찌보면 [블러디 선데이]나 [플라이트 93] 같은 실제 사건에 근거한 영화를 다큐멘터리적인 기법으로 완성시킨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입맛에 딱 알맞다고나 할까. 핸드헬드 기법을 입신의 경지로 승화시킨 그의 작품답게 [그린 존]의 현장감은 상당하다. 이라크전이 한창이던 바그다드의 한복판에 와있는 듯한 느낌으로 실제 전쟁터를 누비고 다니는 대리체..

영화/ㄱ 2010.03.26

본 얼티메이텀 - 첩보물 최고의 3부작을 완결짓다

2007년에 개봉된 헐리우드 영화의 두드러진 현상은 '3부작'이었다. 필자도 유난히 리뷰가운데 '빅3'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고, 실제로 시리즈의 3편이 이처럼 줄줄이 쏟아진 것도 드문일이었다. [스파이더맨3], [슈렉 3], [캐리비안의 해적 3]는 전작들이 메가톤급 히트를 기록했으며, 전편에 버금가는 속편들로서 극찬받았기에 더욱 기대를 모았던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빅3'가 모두 기대치에 못미치는 완성도를 보여주자 후발주자로 대기중인 [오션스 13]이나 [다이하드 4.0] 등의 후속작들도 차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걱정은 기우로 끝났는데, [오션스 13]과 [다이하드 4.0] 모두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3..

본 슈프리머시 - 첩보물의 다큐멘터리적 스타일

[본 아이덴티티]의 성공은 3부작 '제이슨 본'시리즈의 원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무척 고무적인 일이었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제이슨 본은 007 못지 않은 캐릭터를 확보했으며, 훌륭한 3부작으로서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았다. 하지만 [본 아이덴티티]는 TV판 영화와 마찬가지로 후속편에 대한 암시를 남기지 않은채 완결을 지었으며, 이는 초기 제작당시 속편을 염두해 두었는지의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이었음을 말한다. 그러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본 아이덴티티]를 그냥 놔둘 제작사가 아니었다. [본 슈프리머시]는 로버트 러들럼이 쓴 제이슨 본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영화화 되는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작의 리뷰에서 말했듯이, 덕 라이먼 감독의 [본 아이덴티티]는 TV판에 비하면 원작..

블러디 선데이 - 아일랜드판 '화려한 휴가'

4.19 혁명, 5.18 광주 민주화 항쟁.. 이땅에도 억압받는 자유를 위해 피를 흘린 무수한 시민과 학생들이 있었다. 민주정부의 무능을 소리치며 자기 밥그릇이나 찾으려고 울부짖는 요즘시대의 시위와는 다른, 목숨을 건 순수 시민운동으로 그 이름은 역사에 기록되었다. 최근 라는 영화는 바로 광주 민주화 운동때 그 치열했던 항쟁의 현장을 다룬 첫 번째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러나 이러한 시민운동의 물리적 탄압은 우리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지금도 인권이 유린당하는 나라들 사이에선 알게 모르게 종교적, 신념적, 정치적 이념 때문에 평화적 시위가 짖밟히고 있을 것이다. 영화 는 우리가 흔히들 민주적인 국가로 알고 있는 영국에서 일어난 전대미문의 유혈사태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오늘날 IRA로 대표..

영화/ㅂ 200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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