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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열전(古典列傳) N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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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巨匠).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면 '거장'이라는 칭호는 누구나 평생을 거쳐 한번쯤 듣고 싶은 말일겁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스탠리 큐브릭, 페데리코 펠리니 등은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계의 거장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이름들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세계적인 거장이라고 불릴 만한 감독이 있을까요?

예를들어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임권택 감독의 경우는 무려 100편의 영화를 만든 장인으로서 거장의 칭호가 아깝지 않은 영화계의 거물입니다. 그러나 과연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적인 거장으로 불릴만한가를 집요하게 따지고 든다면, 딱 부러진 대답을 하기가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죠.

북한에서 납치까지 할 정도였던 신상옥 감독이나 쿠엔틴 타란티노가 극찬한 정창화 감독, 또는 한국 영화사에서 천만관객 시대의 출발을 알린 강우석 감독이나 강제규 감독들도 세계적인 거장으로 불리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한국 영화계는 전세계의 영화인들이 인정할만큼의 아우라를 지닌 거장이 나오지 않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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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꿀리지 않을 만한 한국 영화계의 거장은 과연 누구?


그러나 이웃나라 중국 (이나 대만)만 하더라도 세계적인 감독이 배출되었거나 또는 이미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중인 감독들이 제법 있습니다. [브로크 백 마운틴]으로 아카데미를 점령한 이안 감독이나 2008 올림픽 개막 무대를 총지휘한 장예모, 그 외에도 오우삼이나 왕가위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영화계의 중심인 헐리우드의 러브콜을 받는 거장들입니다.

심지어 애니메이션은 최고일지언정 영화만큼은 한국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에서도 영화계의 거장들이 일찌감치 배출된 바 있습니다. 바로 구로자와 아키라(黑澤明), 스즈키 세이준(鈴木淸順),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郞) 등이 그러한 거장들이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서양사람들에게 있어서 동양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1990년에는 아카데미측이 그에게 평생 공로상을 헌정할 정도로 구로자와 감독에 대한 서양인의 애정은 각별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분의 작품은 대부분 동양적(정확히는 일본식) 소재를 즐겨 사용했지만 서양인들의 입맛에도 맞는 글로벌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거장의 칭호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일본의 명감독, 구로자와 아키라.


특히나 가장 널리 회자되는 [요짐보], [7인의 사무라이], [라쇼몽] 등 구로자와 아키라의 수작들이 대부분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일종의 사극형태라는 것은 눈여겨 보아야 할 부면입니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왜색(倭色)"이 짙은 작품임에도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될 정도로 인정받는다는건 그만큼 거장의 작품에는 범접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얘기거든요.

그 중에서도 1958년에 제작된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은 [라쇼몽]에서 [쓰바키 산주로]에 이르기까지 황금의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던 시절에 완성한 작품으로서 치밀한 플롯과 해학 그리고 액션이 돋보이는 구로자와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놀랍게도 헐리우드 SF영화의 바이블이라 불릴 만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조차 바로 이 작품에 모티브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자인 두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야기의 구조를 C3PO와 R2D2로 대치시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도록 만든 것이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 Lucasfilm Ltd. All rights reserved.

[스타워즈]에서 C3PO와 R2D2 콤비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은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아울러 레아 공주를 호위하는 제다이 기사의 플롯이나 제국과 반란군의 대립 구도, 1:1 대결의 무사도 정신 같은 요소들은 모두 [숨은 요새의 세 악인]과의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뭔가 좀 심각해 보이는 제목과는 달리 이 작품은 무척 코믹하고 경쾌한 느낌의 영화입니다. '세 악인'이라고해서 천인공노할 숭악한 인간들이 나오는건 아니고, 어딘지 좀 어리 버리하면서도 욕심은 우라지게 많은 두 사람과 이들을 이용하는 한명의 무사가 이야기의 주축이 됩니다. 거기에 무사도 정신에 불타오르는 열혈 히메사마(공주님)가 가세하게 되지요.

전국시대의 전란이 한창인 어느 시점, 전쟁에 참가해 한 몫 챙기려는 두 친구는 시기를 잘못만나 패잔병으로 오인받고 노역장에 끌려가 사라진 한 몰락 영주의 황금을 찾는 일에 동원되는데, 포로들의 반란이 일어나는 바람에 탈출해 성공했다가 우연히 황금의 일부를 발견하면서 얘기가 시작됩니다.

ⓒ Toho Co., Ltd. All rights reserved.


그리고 곧이어 한 건장한 사내가 등장하면서 자신이 황금을 숨겨놓은 곳을 알고 있으니, 셋이서 이 황금을 무사히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제안을 하게 되지요. 이 사내의 제안에 따라 숨겨진 요새로 들어온 두 친구는 이곳에서 얼굴은 이쁜데, 하는 짓은 선머슴 같은 수수께끼의 여성을 발견합니다. 사실 이 여성은 영주의 유일한 혈육인 공주이고, 그 사내는 공주를 호위하는 장군으로서 적진에서 공주를 무사히 탈출시키기 위해 이 두 친구를 이용하기로 한 겁니다.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은 이렇게 내막도 모른채 황금에 눈이 멀어 함께 길을 떠나는 두 친구와 이들을 끌어들인 장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열혈 공주님의 탈출작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면서도 떨어지면 죽고 못사는 두 친구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웃음을 선사하는 한편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원한 페르소나인 토시로 미후네는 공주를 호위하는 장군 역으로 등장해 특유의 남성적 카리스마를 뿜어냅니다.  

ⓒ Toho Co., Ltd. All rights reserved.

주연 3인방의 연기가 꽤 출중하다. 특히 토시로 미후네의 카리스마는... 덜덜덜....



다른 구로자와의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캐릭터의 입체감이 잘 살아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순진한 것 같으면서도 황금 앞에선 친구고 나발이고 필요 없다고 나오다가 또 막강한 권력자 앞에서는 안쓰러울 정도로 깨갱대는 두 친구는 어느 시대에나 돈없고 힘없는 하층민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나타냅니다. 또한 무사로서의 기개와 의리를 잃지 않는 장군의 모습 역시 사무라이 캐릭터의 전형적인 품위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선머슴 같은 공주는 다소 이질적이긴 하지만 오히려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키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요.

그밖에도 액션씬의 사실감이라든지 미스테리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플롯의 배치 등은 50년이 지난 영화임에도 전혀 촌스럽다거나 유치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크게 복잡할 것이 없습니다만 시대 배경의 묘사에 세세한 주의를 기울인 구로자와 아키라의 연출력도 간과해서는 안되겠지요. 사실 한국에서의 사극이 큰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리얼리티의 부족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Toho Co., Ltd. All rights reserved.

카리스마 누님, 히메사마의 훗까시도 관전 포인트. 저 눈깔에 힘 빡 들어간 뽀스를 확인하시라.



황금앞에서 무력해지는 인간의 탐욕을 묘사하는 부분은 마치 존 휴스턴의 1948년작 [시에라 마드레의 황금]을 보는 듯 한데요,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의 경우 여타의 작품들에 비해 '작품성'이 탁월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영화가 주는 오락성만큼은 상대적으로 뛰어난 편입니다. 무려 50년이나 지난 옛날 영화지만 작품이 주는 재미가 범상치 않아서 인지  [일본침몰]의 히구치 신지 감독의 리메이크 작품도 선을 보인바 있습니다. 올해 제2회 충무로 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되어 전좌석 매진이라는 저력을 보여주었지요.

ⓒ Toho Co., Ltd. All rights reserved.

제2회 충무로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숨은 요새의 세 악인] 리메이크.
 



여담이지만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은 한국영화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른바 '만주활극'의 하나로 알려진 [송화강의 삼악당]이 그것인데요,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송화강에 있는 대한 독립군 본부로 가기 위해 만주 이민자로 가장하는 3인의 애국지사라는 플롯이 [숨은 요새의 세 악인]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소위 거장으로 불릴 만한 감독이 마땅치 않다는 것은 아직 한국영화계가 가야할 길이 한참 멀었음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일부 한국 배우들이 헐리우드에 진출하는 등 국내 영화계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단지 그러한 표면적인 타이틀에 급급하지 말고 진정 '레전드'급의 영화인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보다 내실을 튼튼히 하는 체질 개선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Toho Co., Ltd.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틸: 스타워즈 (ⓒ Lucasfilm Ltd. All rights reserved.), 숨은 요새의 세 악인 리메이크 ( ⓒ Toho Co., Ltd.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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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다는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 정말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인데 대략 기억하는 걸 보니 대단했던 영화였나 봅니다...다시 찾아서 한 번 봐야겠군요.

    2008.10.08 17:41 신고
  2. 별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우삼이나 왕가위도 거장칭호 붙이기엔 뭔가 심하게 모자란데요. 장인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2008.10.08 18:26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요... 오우삼 같은 경우는 일단 홍콩느와르(사실 이건 한국에서 편의상 부르는 칭호같은겁니다)라는 장르의 개척만으로도 충분히 액션의 거장반열에 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왕가위도 특유의 영상감각과 작가주의가 분명한 감독으로서 이미 거장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들을 구로자와 아키라 급의 감독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보면 충분히 거장이라고 불러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말씀하신것처럼 부족한 부분도 있긴하지만 (최근 이 두 감독의 부진은 개인의 문제라기 보단 전반적인 홍콩영화계의 침체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두 사람에 대한 평가는 크게 떨어지거나 할것이 없을것 같네요^^

      2008.10.08 18:45 신고
  3. 머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문자막으로 보신 듯 합니다만, 무대가 일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왕실'이라는 표현은 좀 그렇습니다. 영주나 다이묘 등으로 쓰는게 낫겠네요. 도시로도 호위무사가 아니라 패망한 영주 휘하의 장군이었죠.

    2008.10.08 22:22 신고
  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8.10.08 22:23
  5. 머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번을 까먹어서 수정이 안 되네요. 그냥 그렇다는 얘깁니다.^

    2008.10.08 22:24 신고
  6. 초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각 글들이 상당히 긴 편입니다... ^)^ 대체로...
    앞으로도 종종 찾아 챙겨보겠습니다.

    2008.10.10 02:33 신고
  7. 러브네슬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엽기적일 것만 같은 일본 영화였는데..;
    이런 영화도 있었네요 ;; ㅋㅋ
    정말 고전열전에 소개되는 영화들 중 익히 알고 있던 영화는 단 한편도 없었다는;;ㅋㅋ

    2008.10.10 13:31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설마요^^ 얼마전에 [죠스]도 소개했었는걸요. 사실 요즘 거기서 거기인 신작을 리뷰하는 것보다는 잊혀진 고전영화를 발견하는게 훨씬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시작한 컬럼인데 생각처럼 호응이 좋지는 않아요^^;;

      2008.10.10 23:21 신고
  8. bluenliv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작품이군요.
    이런 좋은 작품을 안 보고 뭐했단 말인가... 흑흑흫

    2008.10.11 14:24 신고
  9.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름은 참 많이 들어본 감독이지만 제대로 아는 건 하나 없고
    어떤 작품을 한 사람인지 궁금하기만 했는데
    이렇게 작품 리뷰를 하나 해주시니 갈증이 좀 풀리는군요. ^^

    2008.10.11 19:56 신고
  10. ROD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타워즈의 팬이라,각종 영화잡지며 리뷰에서 이 영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언젠가 한번 보리라 했는데 오늘 드디어 봤습니다. 쿠로사와의 영화중에 이영화만큼은 아껴보려고 페니웨이님의 리뷰도 일부러 안보고 그랬습니다. ^^

    영화를 보니 아.. 정말 대단하더군요. 초반 포로탈출신의 스펙타클에 일단 압도되고, 농민역의 둘의 재기넘치는 연기에 연거푸 빵터졌습니다. 미후네의 연기야 말할것도 없고 구로사와 군단(?)의 연기도 끝내주더군요(시무라 타카시가 쬐끔나와서 실망이었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다스베이더의 원형을 볼수 있어서 정말 놀랬습니다. 타도코로 료헤이. 인물의 행동노선이 그야말로 다스베이더. 처음에 그 인물의 등짝에 제국군의 마크와 유사한 문장이 박혀있어서 이거 심상치 않은데? 했는데 역시나. 나중에 배반(?)하는 장면에서는 영락없이 다스베이더. 아니 무사도를 아는 사무라이 타도코로 료헤이에 다스베이더가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겠지요. 보면서 얼굴의 상처도 그렇고 아... 정말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 했습니다.

    여튼 초반의 요새근처의 모습도 영락없는 '타투인'에다 금괴를 숨겨놓은 곳이 '데고바'와 비슷한걸 보면. 죠지루카스씨 이봐요 좀 심한거 아닌가효? 하고 흐뭇한 웃음을 지을정도. 아 그리고 굳이 스타워즈 팬이 아니래도 영화의 압도적인 스펙타클이나 이야기자체의 재미가 정말 쏠쏠한거 같습니다.

    2009.02.21 00:27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제가 미처 발견못한 세세한 점들도 눈여겨 보셨군요^^ 감사드립니다.

      전 얼마전에 히구지 신지 감독의 리메이크된 작품을 봤는데.. 구관이 명관이라고 전작에는 못미치더군요. 나가사와 마사미 보느라 나름 헬렐레~ 하긴 했습니다만.. ^^

      2009.02.21 09:45 신고
  11.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 영화계와는 별도로 일본 영화계도 참 안습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구로자와 아키라나 오스 야스지로 같은 영감님들이 이루어낸 성취는
    세월이 갈 수록 발전은 커녕 상상 이상의 퇴보만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니까요.
    근 10년간 일본에서 소위 '야심작'이라며 제작하는 대작 사극물치고 괜찮은 작품이 없었지 않습니까.
    영감님들 영화에서 후학들이 배운 것은 '후까시' 밖에 없었다는 것인지...
    (오히려 코믹 사극물 중에서 이정도면 영감님들도 인정할 만 하군, 이란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 있었지요.
    사무라이 픽션이야 구로자와 영감님을 노골적으로 패러디한 작품이긴 합니다만...ㅎㅎㅎ)

    해외에서의 인지도나 작품의 평균적인 퀄리티를 따졌을 때 거장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한국 감독은
    의외로 적지 않습니다. 해외의 기준을 헐리우드로 한정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이창동, 김기덕, 홍상수 등의 감독은 신작이 나올 때마다 유럽에서 귀빈 대접하며 모셔가고 있지요.
    저는 최소한 위의 세 감독은 해외에서도 오우삼, 왕가위보다 거장으로 대우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우삼, 왕가위 급의 감독이 거장 소리를 듣다니 이런 호칭 인플레...)

    페니웨이님 블로그를 꼬박꼬박 들르면서도 이렇게 제 때 못 읽고 뒤늦게서야 보는 글들이 있네요.
    뭐 그것 또한 쏠쏠한 재미이기는 합니다만.^^

    2009.04.14 08:35 신고
  12. 캅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로자와 감독.. 아카데미 공로상 받을 때 장면이 떠오릅니다.
    맨 앞줄에서 스필버그와 루카스가 가장 먼저 일어나 기립 박수를 치고 있었지요..

    최근의 눈에 힘들어간 일본 영화들만 보고 일본 영화 수준 전체를 폄하하는 시각들이 팽배하지만..
    저런 자리에 설 수 있는 영화 감독을 배출한 나라의 영화적 위상은 분명 엄청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9.07.13 02:59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아 저도 그장면 왠지 울컥했습니다.

      캅셀님 블로그의 표현처럼 리메이크의 붐이 일 정도로 인프라가 풍부한 일본 영화계 시장은 참 부럽습니다. 한국도 과거 영화들을 다시 돌이켜 볼 여지는 충분한데 말이죠.

      2009.07.13 08:29 신고
  13. 헬몬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지만...구로자와 아키라가 살아 생전 국내영화잡지 로드쇼와 인터뷰하던 것을 봐도,
    1970년대 영화 도라! 도라! 도라! 참여했다가 엄청난 욕먹고 자살까지 기도했던 일..이후로
    소련 제작비로 데르수 우잘라를 만들고 미국 자본으로 가께무샤나 꿈을. 프랑스 자본으로 란을 만들던
    걸 봐도.정작 일본 안에서도 개무시당하던 게 있더군요.

    나생문/라쇼몽이 베네치아 영화제 금사자상을 받을때라든지, 7명의 사무라이때도 제작자들과 엄청난
    갈등과 반협박으로 당시 잠도 못잤다면서 이를 갈던 회고ㅡ 오죽하면 가께무샤나 란을 만들 당시
    외국 제작자들이 너무나도 고맙고 자신뜻을 존중해줘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를 봐도....


    90년 로드쇼와 인터뷰에서

    외국에서 받던 찬사와 지원 반만큼이라도 일본에서 해주었으면 좋을텐데요..웃으면서도 씁쓸하게 말하던 게 괜히 그런게 아닌가 봅니다.

    2010.03.21 20: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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