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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 민족의 아픔, 일제시대에 대한 새로운 시각?

페니웨이™ 2008. 2. 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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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국영화계의 발화점은 단연 '일제시대로의 회귀'다. [라듸오 데이즈], [원스 어폰 어 타임]에 이어 [모던 보이], [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까지 대기중이다. 그 중에서도 [원스 어폰 어 타임]은 포스터에서부터 다분히 [인디아나 존스]의 아류작 냄새를 솔솔 풍기는 액션 모험극을 내세우는 영화다.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의 호연으로 주연급 배우의 위치에 성큼 올라선 박용우와 [비열한 거리]로 인정받은 이보영이 커플을 이룬 [원스 어폰 어 타임]은 과연 해방기의 사회를 어떤 시각에서 그려내고 있을까?


 

    1.한국판 [인디아나 존스]?  


사실 너무 노골적인 이미지 차용이 두드러진 포스터는 오히려 비호감을 주는 편이나, [원스 어폰 어 타임]은 관객이 예상하는 그런 어드벤쳐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보물찾기에 초점을 맞춘 모험가의 활극이 아닌, 일제 치하의 독립운동과 신라의 보물로 알려진 "동방의 빛"을 둘러싼 시대정황에 초점을 맞춘다. 한마디로 포스터는 낚시다. 한국판 [인디아나 존스]를 기대하고 온 관객이라면 대략 실망x3 일듯.


 

    2.웃음의 코드로 전락한 독립군의 활약상  


[원스 어폰 어 타임]은 구체적으로 말해 독립군의 활약상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시대 배경을 해방기 시대로 잡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어차피 영화의 장르가 말해주듯 이 영화에서 어떤 뚜렷한 주제의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독립군의 활약은 말 그대로 코미디다.

ⓒ ㈜윈 엔터테인먼트/ ㈜아이엠픽쳐스 All rights reserved.


장르적 특성에 맞게 의도적으로 관객을 웃기려 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결국 이들 독립군의 혼신을 다한 임무수행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국의 원자폭탄과 천황의 항복선언에 의해 조선땅이 해방을 맞는다는 마무리는 이 코미디에서 단지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웃음거리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의외로 많이 등장하는 친일파 캐릭터에 대한 응징, 즉 권선징악의 교훈없이 유아무야 넘어가는 것도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불편할 따름이다. 비록 이것이 작금의 현실을 반영한 우회적 풍자라고 주장한다 해도 말이다.



    3.오락적 재미  


그럼에도 [원스 어폰 어 타임]은 제법 웃기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조연인 성동일-조희봉 컴비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주축으로 각 조연들이 보여주는 몸동작과 대사들은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하는 촉매제로서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주연을 맡은 박용우의 발전하는 연기나 팜므파탈 비슷한 캐릭터로 등장해 간드러지는 노래솜씨를 발휘한 이보영 역시 배우로서의 상품성을 유지하는데는 비교적 합격점을 줄 만하다.

ⓒ ㈜윈 엔터테인먼트/ ㈜아이엠픽쳐스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이러한 장점들이 식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정용기 감독이 이미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을 통해 보여주었던 조폭 코미디류의 웃음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는데 있다. 플롯의 탄탄함이나 수준높은 유머로서가 아닌 배우 개개인의 개인기에 의존한 이같은 현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이 그저 그런 작품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4.기억할 만한 장면  


성동일-조희봉 컴비가 일장기 뒤에 가려진 태극기며 테러 작전 계획표 등 자신들이 위장독립군이라는 증거를 필사적으로 숨기려하는 장면, 연달아 터져나오는 관객들의 웃음소리의 강도가 가장 크게 느껴졌던 씨퀀스다.

ⓒ ㈜윈 엔터테인먼트/ ㈜아이엠픽쳐스 All rights reserved.


또하나는 보기만해도 웃음이 나오는 총감의 개가 대활약하는 라스트씬. 이는 영화 초반에서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 개'에 대한 복선을 의도적으로 깔아놓은 이유를 보여준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웃지 못할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역시나 관객들은 박장대소하며 만족해 했다.


 

    5.총평  


해방기의 코믹 액션물로서 [원스 어폰 어 타임]은 다소 공격적인 마케팅(그러나 낚시성이 짙은)으로 설시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이렇다할 스타급 배우 없이 이만한 성공을 거둔 것은 역시 이 작품에 내제된 상업적 가치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방증일 것이다.

ⓒ ㈜윈 엔터테인먼트/ ㈜아이엠픽쳐스 All rights reserved.


또한 민족의 아픔인 일제시대에 대한 새로운 시각, 그리고 그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려한 시도 자체는 분명 칭찬할 만한 일이다. 다만 이것이 단순한 상업적 도구로서가 아닌 아픔의 치유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비록 [원스 어폰 어 타임]이 그러한 일제시대의 재구성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영화라 하더라도 최소한 그런 기대를 갖는 관객들의 기대치에는 조금이라도 부응했어야 하지 않을까.


* [원스 어폰 어 타임]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윈 엔터테인먼트/ ㈜아이엠픽쳐스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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