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잡담

반드시 리메이크 되어야 할 한국영화 10편

페니웨이™ 2007. 10. 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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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로선 유난히 힘겨웠던 2007년이다. 소재의 빈곤함도 그렇지만 무엇인가 참신함을 가진 작품이 드물었던 까닭에, [디 워]를 제외하고는 소위 '대박'급의 작품은 볼 수 없었다.

그나마 [디 워]는 심각한 플롯 완성도의 논란에 휩싸여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고, 최초의 전미 와이드 개봉이라는 쾌거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흥행실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한국영화가 나아갈지는 누구도 모른다. 다만 최근 헐리우드의 추세에 비추어 보면 한국도 슬슬 리메이크에 눈을 돌려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필자 개인적인 관점에서 선정한 '리메이크 되었으면 하는 작품' 10편을 소개할까 한다.


 

    10. 아파트  

ⓒ ㈜토일렛픽쳐스/㈜영화세상. All Rights Reserved.


2006년 호러영화의 귀재 안병기 감독에 의해 만들어 졌지만 참담할 정도의 혹평과 더불어 흥행에도 실패한 작품. 원작은 인기 만화가 강풀의 "미스테리 썰렁물 시즌1"인 [아파트]인데, 원작의 탄탄하고 공포스런 분위기를 전혀 살리지 못했으며, 심지어 주인공의 성별도 남자에서 여자(고소영)으로 바꿔 버렸다. 리메이크가 된다면 원작에 맞는 캐스팅과 더불어 심리적 공포를 극대화한 원작의 묘미를 잘 살려주길.


 

    9.홍길동  

ⓒ ㈜서울동화프로덕션. All Rights Reserved.


사진은 김청기 감독의 [슈퍼 홍길동]이다만, 이 작품도 무려 7편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사실상 최초의 한국소설이자, 의적 캐릭터의 대표적인 인물로서 영화의 소재로도 부족함이 없는 만큼, 현대적인 감각을 잘 살려 보다 현실적인 각색을 통해 영화화한다면 의외로 좋은 작품이 될 것 같다. 또한 서자(庶子)태생이라는 홍길동의 암울한 핸디캡을 부각시켜 [배트맨] 스타일의 다크 히어로식 설정으로 구성하는 것도 가능할 듯.


 

    8.하얀전쟁  

ⓒ 쟈이퐁 프로덕션. All Rights Reserved.


안정효의 원작소설인 '하얀전쟁'을 1992년 당시 20억원을 투입하고 월남 현지 로케이션을 감행하는 등 상당히 신경써서 만든 영화였지만, 사실상 국제적인 수준에 맞출만큼의 완성도를 갖추진 못했다. 다행히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한국도 이젠 제법 '자세가 나오는' 전쟁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한국이 참전했던 월남전 영화를 보다 섬세하게 만들 수 있을 듯 하다.


 

    7.공포의 외인구단  

ⓒ 판영화㈜. All Rights Reserved.


이현세를 스타덤에 올린 베스트셀러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이장호 감독이 영화화해서 당시로서는 상당한 흥행성적을 냈지만 지금보면 유치함을 금치 못한다. 안성기, 이보희, 최재성등 제법 훌륭한 캐스팅이 인상적이었고, 정수라가 부른 '난 너에게'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것을 생각할 때 지금 다시 리메이크를 해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더욱이 비극적 결말의 원작은 요즘 세대에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탄탄한 짜임새를 갖추었다.


 

    6.아나카스트  

ⓒ ㈜씨네월드. All Rights Reserved.


일제시대 무정부주의자들의 항일활동을 오우삼의 느와르 스타일에 맞추어 조명했지만, 겉도는 듯한 영화의 미지근함에 흥행과 비평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장동건, 김상중, 정준호, 이범수 등 인기와 연기력을 두루 갖춘 훌륭한 캐스팅이었음에도 그정도의 결과를 냈다는건 영화를 끌고가는 연출력의 부재가 아니었는지... 이 작품을 보면서 '아~ 조금만 더 신경썼더라면..'하는 아쉬움을 느낀게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새벽의 7인]에 못지 않은 멋진 레지스탕스 무비로 부활하길..


 

    5.2009 로스트 메모리즈  

ⓒ ㈜인디컴. All Rights Reserved.


한국 영화의 제작비가 천장부지로 치솟기 시작한 2002년 작품이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기대에 한참 못미친다. 더욱이 복거일의 유명한 역사 가상소설 '비명을 찾아서'에 모티브를 둔 것 치곤, 원작이 아깝다는 생각이 절실히 드는 작품. 시간여행이라는 특수한 소재와 한-일간의 역사관이 담긴 흥미로운 소재이기 때문에 다른 변주를 통해서 영화를 완성하더라도 충분히 승산은 있을 듯. 톱스타의 인기도나 헐리우드식 액션에 목숨걸지 말고, 원작의 탄탄한 플롯에 기초한다면 더욱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4.테러리스트  

ⓒ 선익필름. All Rights Reserved.


이현세의 원작 '카론의 새벽'을 영화화해 흥행에도 성공한 액션물. 당시 [모래시계]로 한창 인기절정이었던 최민수와 나름대로 영화계에 입지가 높았던 이경영이 투톱을 맡아 제법 폼나는 영화를 완성시켰다. 지금보아도 뭔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같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나, 원작의 큰 스케일을 당시의 열악한 제작환경에 맞추어 각색한 것이 흠. 만약 리메이크 된다면 어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못지 않은 멋진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 텐데...


 

    3.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 지맥필름. All Rights Reserved.


일제시대에 감행된 음모론적인 소재를 이상의 미스테리한 시 '건축무한육면각체'와 연결시킨 기발한 아이디어의 역사 스릴러물. 96년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최우수 당선작으로 선정된 장용민의 시나리오는 그 자체만으로도 한편의 훌륭한 추리소설인데 반해, 영화자체의 완성도는 대략 안습이다. 조악한 제작환경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아 가슴아프지만 배역을 바꾸고 일류 연출자를 선정한다면 [다빈치코드]는 저리가라할 만큼 훌륭한 작품이 나올듯.


 

    2.영원한 제국  

ⓒ 대림영상. All Rights Reserved.


요즘 한창 드라마 [이산]으로 관심을 모으는 정조대왕의 미스테리한 죽음을 소재로한 역사추리물로 이인화의 원작에 바탕을 둔 조선시대 궁중 미스테리물. 1995년에 박종원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이 작품은 안성기를 비롯, 조재현, 김혜수, 김명곤 등 당대 최고의 영화배우들이 상당수 출연하는 대단한 작품이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나 극의 치밀도가 떨어져 미스테리 스릴러 장르로서의 가치는 떨어진다. 아무쪼록 누군가가 이 작품을 다시 맡아준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텐데...  


 

    1.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 우진필림. All Rights Reserved.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진명의 원작소설을 1995년도에 영화화했지만 흥행에서는 실패했다. 당시 [포레스트 검프]에 쓰인 특수효과를 도입한 한일정상회담 장면이 마케팅의 초점이 될 정도로 대단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듯 홍보에 나섰지만 결과는 신통찮았다. 정보석, 황신혜 등 캐스팅도 나쁘지는 않으나 전체적으로 극의 긴장도가 떨어지며 특히나 원작이 지닌 강렬한 에너지가 배우들의 맥없는 연기에 다 빠져나간 듯 하다. 정말 제대로만 만들어 준다면 액션, 미스테리, 로맨스 모두를 맛 볼 수 있는 작품.

위에서 열거한 10편의 작품 외에도 리메이크를 바라는 영화들은 많이 있다. 특히 한국에도 영화의 소재로 쓰일만큼 훌륭한 원작들이 무궁무진함에도 이를 제대로 영상화시키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정도다. 아무쪼록 위의 10편만이라도 누군가가 나서서 제대로만 만들어주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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