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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만약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나게 되었다면? 혹은 하루아침에 회사가 부도나 길바닥에 나앉게 되었다면 그 황당함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특히나 일의 귀천을 따지는 한국사회에서 만약 당신이 고소득 직종의 종사자였다면 어떠하겠는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상황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IMF라는 진통을 겪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은 생소한 경험이 아니라는 사실.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에서 쫓겨난 이 시대의 가장들, 부푼 꿈을 안고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었으나 결국 취업의 높은 벽을 통과하지 못해 집에서 밥을 축내는 인생으로 전락한 수많은 젊은이들. 모두가 살기위해선 무슨일이든지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러나 무엇인가 시작하기엔 망설여지는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이다.

영화 [메신저]는 바로 그러한 끔찍한 상황을 유쾌함으로 바꿔주는 재기발랄한 코미디다. 명품급 브랜드의 의상 디자이너인 시미즈(이이지마 나오코 분)는 회사의 부도로 하루아침에 전재산을 차압당하고 애인에게도 버림받는다. 하나 남은 고급 스포츠카마저 빼앗길 수 없는 그녀는 차를 끌고 부리나케 도망을 치다가 그만 자전거로 퀵서비스 배달을 하던 '동경 익스프레스'의 직원인 요코타(야베 히로유키 분)를 치는 사고를 일으키고 만다. 그야말로 최악의 하루인 것이다.

합의금은 고사하고 수중에 땡전한푼없는 시미즈는 요코타 대신 배달일을 맡는 조건으로 합의하고 유치장에서 풀려난다. 죽다 살아난 그녀. 그러나 자전거로 택배일을 하는 것은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최악의 중노동이었다! 하얗던 살결은 검붉게 타 버리고, 요코타의 동료이자 택배사의 주인인 스즈키(쿠사나기 쯔요시 분)와는 사사건건 충돌하기 일쑤다.

© Fuji Television Network Inc. / Shogakukan Inc. / PonyCanyon Inc. All Rights Reserved


일은 하기 싫지, 그래도 잘 곳은 필요하지.. 사면초가에 몰린 시미즈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배달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요코타의 여자친구 유미코(쿄노 코토미 분)에게 요코타의 마음이 담긴 택배물을 전달하면서 시미즈의 인생은 바뀐다. 배달일이 주는 성취감과 기쁨, 땀흘리는 노동에서 오는 뿌듯함은 사치와 허영으로 똘똘 뭉쳐있던 시미즈의 눈을 띄이게 해주었던 것이다.

이제 겨우 자전거 배달에 재미를 들인 시미즈에게 원래 업무로 복귀해 달라는 옛 애인의 요청이 들어오고, 때마침 요코타도 부상에서 회복이 되어 시미즈는 배달에서 손을 떼도 되는 상황에 직면한다. 과연 시미즈는 옛날의 생활과 새로 찾은 삶의 활력소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루아침에 쪽박인생이 된 커리어 우먼, 멀쩡히 배달하다 사고로 병상에 드러누운 배달꾼, 자전거로 택배계를 평정하겠다는 야심만 가득있지 정작 여친하나 없는 젊은사장... 모두가 우울한 인생일지는 몰라도 그들은 굴곡진 그들의 삶을 경쾌하게 풀어나간다.

[메신저]의 위트와 코믹센스는 그간 [쉘 위 댄스?]나 [스윙걸즈]에서 보여준 것에 결코 밀리지 않는 뛰어남을 지닌다. 특히 놀라운 미모의 이이지마 나오코가 연기한 시미즈라는 인물은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비현실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이이지마 나오코의 열연에 힘입어 [메신저]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TV드라마에서 활약하는 배우라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는 점이 아쉽다.

© Fuji Television Network Inc. / Shogakukan Inc. / PonyCanyon Inc. All Rights Reserved

최고의 열연을 보여준 이이지마 나오코. 적지않은 나이에도 놀랄만한 미모를 유지함에 또한번 감탄한다.


영화 [메신저]가 굳이 '자전거'택배를 소재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문명의 이기에 기나치게 기대는 사람들에 대한 경종? 단순히 극의 재미를 위한 비현실적인 컨셉?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진정한 노동의 순수한 가치를 통해서만이 사람은 진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고. 땀흘림의 가치를 잃어 버린 요즘 세대의 사람들은 이미 마음이 병들었지 않았는가 하고 말이다.

아파트로 재산을 불리고, 로또 대박의 환상을 꿈꾸며 정작 자신이 땀흘려 번 돈의 가치를 중요시하지 않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메신저]를 통해 무엇인가 배우길 바란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그것이 자기가 정말 원하던 일이고 재밌다고 생각한다면 자부심을 가지고 보람을 찾아라. 이러한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면 [메신저]가 주는 웃음은 단지 보너스일 뿐이다.

 

P.S: [메신저]의 개봉이후 실제로 일본내에선 자전거 택배가 선풍적인 열기를 띄며 확산되었다.

 
* [메신저]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Fuji Television Network Inc. / Shogakukan Inc. / PonyCanyon Inc.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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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빨간여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봐도 본것 같군요
    잘 보고갑니다.
    일본영화 별로 였는데
    한번 찾아보고 싶네요

    2007.10.14 01:23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빨간여우님 방문을 환영합니다^^ 사실 일본영화중에 드라마가 탄탄한 코믹극이 제법 됩니다. [메신저]도 그중하나고요, 정말 강추하는 작품입니다^^

      2007.10.14 07:08 신고
  2. 은사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좋아하는 쿠사나기가 나오는군요.

    이 분이 일본에서는 슈퍼스타인데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코믹 캐릭터로 알려졌네요 ^^

    2007.10.14 11:03 신고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0.07.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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