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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 레이더 (2018) - 실망스런 라라 비긴즈

영화/ㅌ 2018.03.12 09:00 Posted by 페니웨이™

 

 

 

 

[툼 레이더](2018)는 잘 아시다시피 동명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아마도 영화 팬들에게는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두 편의 영화를 쉽게 떠올리겠지요. 게임의 명성과는 달리 졸리 버전의 영화는 캐릭터 싱크로의 완벽함과는 별개로 완성도 문제에 있어서 실망스런 작품이었습니다. 그렇게 고작 두 편으로 시리즈는 마감되었고 10년이 넘게 속편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이번에 개봉한 [툼 레이더]는 일종의 리부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영화판에서 새로 갈아엎고 다시 시작하는 그런 리부트와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왜냐면 졸리 버전의 [툼 레이더]와 비칸데르 버전의 [툼 레이더]는 원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해 2013년 게임쪽에서 먼저 리부트가 이루어졌고, 이 작품은 그 원작 게임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략 이런 느낌.. 핫팬츠와 쌍권총을 벗어버린 라라 크로포트의 기원. ⓒ Square Enix All rights Reserved.

간혹 알리시아 비칸데르와 안젤리나 졸리를 비교하며 미스 캐스팅이니, 어디(?)가 부족하다느니 등등의 반응이 튀어나왔지만 원작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졸리는 졸리 나름대로, 비칸데르는 그녀 나름대로 원작과의 싱크로가 잘 맞는 배우라 볼 수 있지요.

좀 더 깊이 파고들어 볼까요. 기존 아이도스 시절의 ‘툼 레이더’가 여성판 인디아나 존스를 표방하는 일종의 모험 액션물이었다면 에닉스판 ‘툼 레이더’는 서바이벌 액션 쪽에 방점을 찍은 게임입니다. 훨씬 처절하고 무시무시하죠. “저 여자가 우릴 다 죽일거야!!!”라는 명대사는 이 게임의 성격을 직설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툼 레이더]의 영화적 포지션을 보자면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라라 크로포트라는 인물의 기원을 다루고 있고, 전작들과 겹치지 않은 시간대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구축하고 있죠. 당연히 캐릭터의 성격도 바뀌게 됩니다.

ⓒ MGM/ Square Enix All rights Reserved.

예고편에서 보여준 [툼 레이더]는 다분히 게임의 그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쌍권총이 아닌 활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구르는 모습은 리부트 된 게임과 동일한 방향성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였지요. 물론 불안감도 있었습니다만 어차피 게임의 영화화라는 한계를 생각하면 그리 문제될 것은 없어 보입니다.

실제로 [툼 레이더]는 약간 어설픈 개연성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성격을 잘 따라 가는 듯 보입니다. 악당들을 만나고 탈출에 성공해 구르고 찢기고, 급기야 자신을 추격해 온 악당을 제거한 뒤에 울부짖는 라라는 리부트 된 라라 크로포트의 현신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바야흐로 킬러 본능에 눈을 뜬 라라의 각성이 이제 시작되는구나 싶은 순간부터 영화는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활 하나를 들쳐 메고 적진에 잠입한 중반 이후 영화는 영문을 모를 만큼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모처럼 강인한 여전사로 거듭…날뻔한 라라는 갑자기 악당의 길잡이가 되어 결과론적으로 보면 굉장히 쓸데없는 모험을 시작하지요.

이는 아마도 ‘툼 레이더’라는 프렌차이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액션과 모험 중 어느 한 쪽을 포기하지 못하고 둘 다 잡으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기현상으로 보입니다. 동의하지 않은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리부트판 ‘툼 레이더’의 방향성은 극한 상황에서의 서바이벌 액션이라고 생각하며 이번 작품이 졸리 버전과 차별점을 두려 했다면 분명 이 부분을 밀어 붙였어야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서바이벌 액션의 맛보기도 시작하기 전에 모험으로 넘어가 두 마리의 투끼를 놓쳐버립니다. 모험은 모험 나름대로 너무 많은 클리셰와 기시감으로 점쳐되어 있으며, 부비트랩과 미션을 클리어하는 과정도 진부하기 그지 없습니다.

속편을 암시하며 본격적인 떡밥을 풀어냅니다만 이미 기대감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흥행 여부를 속단할 타이밍은 아닙니다만 졸리판 [툼 레이더]를 넘어설 만큼의 파괴력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많이 아쉽네요.

P.S

1. 비칸데르의 액션 연기는 생각만큼 어설프지 않습니다. 아마도 엄청난 트레이닝을 통해 형성되었을 그녀의 등근육을 보니 상당히 진지한 자세로 촬영에 임했을 거라는 예상이 되더군요.

2. 중국 자본이 들어가면 이상하게 쌈마이가 되어 버리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특히 오언조의 분량은 그냥 통째로 들어내 버려도 영화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 뛰어난 영어 실력을 왜 이런데서 낭비하나 싶을 정도더군요.

3.도미닉 웨스트는 2014년 작 [청춘의 증언]에서 이미 비칸데르의 아버지 역할을 맡은 바 있습니다. 실제로 둘이 놓고 보면 진짜 부녀처럼 많이 닮았더군요.

4.초자연적인 현상을 현실의 영역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는 좋았습니다. 사실 졸리의 [툼 레이더]에서 가장 튀는 부분이 바로 그 초자연적 현상을 표현하는 후반부였는데, 이번 작품은 그런 면에서 오바하진 않더군요. 그걸 활용하는 방법이 문제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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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잠본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적당히 시간때우기엔 좋은 영화더군요. 비칸데르가 엄청 깨지고 구르는게 눈에 보여서 그 고생을 다 이겨내고 승리할땐 그런대로 멋있었는데 마지막에 '그러나 사실 진정한 흑막은...!'으로 마무리해서 좀 김이 샜습니다.

    2018.03.13 00:29 신고
  2. 이준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딱 그거죠. 카지노 로열의 007처럼 만들려다 이도저도 안되게 실패한 케이스

    누가 "덜" 바보짓을 하는지 영화에서 보여주는 케이스

    2018.03.13 08:50 신고
  3. marlow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액션도 로맨스도 시원찮은 데, 관객들에게 뭘 보라고 이런 쓰레기를 내놓았는지 모르겠어요.
    (대놓고 못 만들었으면, 그걸 씹는 재미라도 있겠는 데, 그런 것도 없고....)
    007 시리즈는 원작소설 및 영화 시리즈가 워낙 방대하다 보니, 리부트를 할 명분과 재료가 넘쳐나죠.
    반면 툼 레이더가 그 정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비칸데르는 좋은 연기자이지만, [맨 프럼 엉클]를 봐도 블록버스터용 스타는 못 되는 것 같습니다.

    2018.03.13 11:22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특이하게 졸리 여사나 비칸데르나 모두 오스카 조연상 수상자로 스타덤에 올라 라라 크로포트를 연기했네요^^;;

      툼레이더는 분명 매력적인 소재고 캐릭터가 워낙 확실하기 때문에 영화화에 대한 유혹이 끊이질 않겠지요. 졸리판이 (특히 2편) 워낙 죽을 쒀놔서 다시 만들 엄두가 안나다가 리부트라는 기회가 생겨서 명분도 얻었지만 방향성을 영 잘못 잡았어요.

      가령 [카지노 로얄]이 기존 007의 클리셰를 다 버리고 날 것의 액션으로 승부수를 걸었다면 이번 [툼 레이더]도 그에 상응하는 장르적인 특화점을 찾았어야 했는데, 그걸 못한 거죠.

      2018.03.13 11: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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