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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 - 성인들을 위한 사회풍자 애니메이션

페니웨이™ 2016. 5.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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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픽사는 점점 디즈니화 되어가고, 디즈니는 점점 픽사화 되어간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말대로 입니다. 언제부터인지 픽사는 특유의 통통튀는 아이디어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감성적 스토리를 버리고 무난함과 진부함을 오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디즈니는 정형화된 틀을 조금씩 깨고 변화를 진행하는 중이죠.

[주토피아]는 여러가지 면에서 저연령층에 초점을 두었던 기성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관례를 뒤집는 작품입니다. 우선 이 작품의 주인공은 경찰입니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융화되어 살아가는 주토피아에 신입 경관으로 발령이 난 토끼 주디 홉스는 토끼와 경찰은 맞지 않는다는 사회의 편견을 힘겹게 맞서나가는 캐릭터입니다.

범죄자를 잡는다는 기대와는 달리 불법주차단속이나 하는 홉스에게 어느날 포유류 연쇄실종사건을 수사하는 임무가 부여됩니다. 여기에 ‘여우는 교활하다’는 편견에 순응해서 살고 있는 사기꾼 여우 닉 와일드가 조력자로 가세하면서 영화는 한 편의 버디 수사물이 됩니다. 사건을 추적하고 배후의 인물을 밝히며, 한 번의 반전을 겪는 과정은 한 편의 헐리우드 범죄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 Disney. All rights reserved.

웃음과 스릴의 묘미를 고루 갖춘 [주토피아]는 오늘날 미국이라는 다민종의 ‘유토피아’가 직면한 현실을 교묘하게 패러디합니다. 얼핏 보기엔 차별을 터부시하는 사회이지만 그 안에 내제되어 있는 선입견과 언제든 제2의 매커시즘을 일으킬 수 있는 미국의 특수성을 반영해 동물들의 주토피아를 그려내고 있지요. 테마가 사뭇 진지하고, 플롯의 구조가 이중으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건 차별의 주체를 소수의 강자가 아닌 다수의 약자로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미디어가 생성하는 아젠다에 쉽게 반응하고 움직이는 대중들의 모습을 볼 때 소름끼치도록 현실적인 부분이었기 때문에 디즈니에서 이런 소재를 선택했다는게 놀라울 따름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주토피아]는 진정 올해의 애니메이션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잘 빠진 작품입니다. [굿 다이노]로 체면을 구긴 픽사에게 있어 [주토피아]의 약진은 뼈아픈 자기반성의 기회가 될 테지요.

 

P.S:

1.[대부]의 패러디 장면은 빵터졌습니다. 사실 [대부]를 패러디의 소재로 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주 타켓이 어린이들은 아니라는 방증이지요.

2.나무늘보장면은 정말이지… ㅋㅋㅋ

3.애플에 대한 디즈니의 무한애정은 이번에도 여전하더군요. 홉스가 쓰는 스마트폰의 뒷면에는 한입 배어먹은 당근이 그려져 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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