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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보기의 정석 - 10점
만보 지음/스튜디오본프리

 

벌써 3년이나 지났다. 내가 한국 애니메이션 관련서를 내겠다고 출판사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출판 제안서를 돌리던 때가 말이다. 그 당시 한결같이 돌아오는 말은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달된 시절에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누가 굳이 책까지 사서 보겠냐'는 것이었다. 애둘러 표현한 것이긴 하지만 속내는 크게 두 가지였을 거라 본다. 하나는 '애니메이션 서적은 만들어봤자 돈이 안돼' 였고, 또 하나는 '일개 블로거가 책을 써봤자 인터넷에 나온 내용보다 나을 것이 있겠어?"였을 것이다.

여튼 퇴짜를 거듭하며 그나마 긍정적인 회신을 준 출판사가 두어 곳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스튜디오 본 프리'였다. 애니메이션을 좀 본다 하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출판사이자 실제 마니아들로 똘똘 뭉친 전문 출판사다. 단점이라면 출간되는 책이 별로 많지 않아 신간이 드물다는 정도?

비록 나와는 결실을 맺지 못했지만 실로 오랜만에 스튜디오 본 프리에서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 신간을 발표했다. [애니 보기의 정석]이란 책이다. 저자는 네이버에서 'Habest Days'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만보님이다. 개인적으로 친분은 없으나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게임, 프라모델 등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고 엄청난 양의 리뷰를 쓰는 관록있는 블로거로 알려져 있다.

 

 

일단 [애니 보기의 정석]은 약 500페이지 가량의 압도적인 두께를 자랑한다. 스튜디오 본 프리의 김승현 대표님이 귀뜸하길 처음에는 이보다 두 배 많은 원고를 들고 와서 줄이고 줄인 게 이 정도란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 수만 해도 90편이다. 이 정도면 몇 년치 감상할 애니메이션을 소개, 정리한 책으로 손색이 없다.

각 장을 보면 무슨 태블릿 PC의 화면을 보는 것 같은 구성이다. 아니 책의 제본 자체가 좀 특이하다. 보통의 책과는 달리 세로가 짧고 가로로 긴 형태의 판형이다. 책의 컨셉은 수능 참고서 같은 스타일이다. 하긴 제목부터가 ‘수학의 정석’을 연상시키는 [애니 보기의 정석]이니까.

 

 

책은 크게 초,중,상급편에 광급편을 더한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의 처음에는 덕력 지수와 내용요약, 개념정리가 소개되어 있고, 집중탐구 부분으로 들어가면 작품에 대한 리뷰가 적혀있다. 더불어 플러스 강의 부분에는 일종의 심화과정(?) 처럼 작품 분석을 좀 더 깊이있게 다루는 항목이 추가되어 있다.

 

 

스마트 시대에 걸맞게 소개 페이지에 QR코드를 넣어 해당 애니메이션을 동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나름의 아이디어다.

 

 

어떤 도서이든 간에 주제에 걸맞는 내용의 깊이, 혹은 레벨이라는 것이 있다. [애니 보기의 정석]은 굳이 표현하자면 완전 초심자용은 아니다. 하긴 이런 류의 책이 거의 그렇듯, 이 책 또한 애니메이션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고, 보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에게 더 적합하다.  [마징가제트]부터 [사이코-패스]에 이르기까지 애니메이션사 60년을 넘나드는 광활한 작품 선정의 폭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책의 내용에 대한 평가는 일단 유보하도록 하겠다. 까짓 것 느낀대로 무심결에 서평을 적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나 역시 애니메이션 관련서를 낸 입장에서 이 정도 분량의 책을 내기까지 저자의 고민과 정성은 당사자가 되어 보지 않고서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오히려 장르 서적이 고사 일보직전에 놓인 상황에서도 이런 책을 내 준 사실 자체에 무조건 감사할 따름이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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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머로우>김기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정도 분량의 책을 내기까지 저자의 고민과 정성은 당사자가 되어 보지 않고서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오히려 장르 서적이 고사 일보직전에 놓인 상황에서도 이런 책을 내 준 사실 자체에 무조건 감사할 따름이다."

    문장력이 없어 늘 머리 쥐어뜯어가며 글 쓰는 사람으로서
    100% 공감입니다.
    그나저나 한눈에 봐도 오밀조밀하고
    센스 넘치는 속지 디자인과 레이아웃에 비해
    표지 디자인은 왜 저리 '정석'수학처럼 생겼을까요? ㅜㅜ
    옥의 티입니다.

    2016.01.04 15:21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인적으로는 스튜디오 본 프리의 표지 디자인...치고 맘에 든 적이 별로 없었던 걸로... 회사에 괜찮은 레이아웃 디자이너가 없던가 아님 외주업체의 실력이 조금 떨어지지 않나.. 싶어요. 제가 [한국 슈퍼로봇 열전] 낼 때는 표지 시안 고르는 것만으로도 며칠을 소모하면서 결정을 했는데 말이죠, 이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ㅠㅠ

      2016.01.04 18:20 신고
  2. 로시난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이런책은 킵이죠.. 나와줘서 고맙습니다..이런류의 서적은 송락현님 작품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저같이 넓고 아주 얕게 아는 사람에게는 고마운 책입니다..ㅋㅋ

    2016.01.05 08:29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책도 감수 비스무리하게 송락현님이 참여하셨습니다^^ 스튜디오 본 프리는 딱 완판될 분량만 찍고 재판을 안하기 때문에 지금 안 사면 나중엔 구하기가 쬐금 어렵다는 특징이 있지요 ㅎㅎ

      2016.01.05 08:49 신고
  3. 시그너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간만에 구매욕이 타오르는 책이네요. 언능 사야겠어요.
    페니웨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알찬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2016.01.06 20: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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