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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스타워즈 Ep.7: 깨어난 포스> 이야기 (1부)

페니웨이™ 2015. 12.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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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스타워즈는 몇 부작으로 기획되었을까?
 


언제부터인가 [스타워즈]가 조지 루카스에 의해 총 9부작으로 계획되었을 것이라는 소문이 정설로 자리잡게 되었다. 솔직히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혹자는 '[스타워즈]의 아버지'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루카스가 모든 세계관을 ‘처음부터’ 구상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는 생각처럼 치밀하고 꼼꼼한 연출가나 각본가는 아니다. 그가 완벽주의를 발휘하는 분야는 특이하게도 스토리나 설정 부분이 아니라 바로 기술적인 부면들, 이를테면 비주얼이나 특수효과와 같은 부면에서다. 어찌보면 [스타워즈]의 거대한 세계관을 쌓아 올린 건 루카스 자신 보다도 팬들의 공이 더 크다.

그럼에도 9부작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을 따지기 이전에 왜 이런 이야기들이 와전되는지를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2004년 한 인터뷰에서 마크 해밀은 이 같이 말했다. “내가 처음 이걸 시작했을 땐 총 4개의 3부작이 구상되었습니다. 12개의 영화란 말이죠! 그래서 조지한테 물었죠. 왜 4,5,6부터 시작했느냐고. 그의 대답은 그게 가장 상업적 가치가 높은 파트였기 때문이라는 거였습니다”

조금 당황했는가? 조지 루카스는 이 작품을 '12개의 에피소드'로 구상했다는 마크 해밀의 증언이다. 게다가 그의 말대로라면 에피소드 1,2,3을 먼저 만들지 않은 이유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루카스의 말은 별로 신빙성이 없다는 뜻이 된다. (사실 클래식 3부작을 만들 당시만해도 그만한 이야기를 만들만한 기술력이 당시에는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루카스는 해냈다는 점에 유의하자) 따라서 루카스가 몇부작을 처음에 구상했는지에 대한 논의는 의미가 없다. 그는 애초에 ‘몇부작’이란 것 자체를 뚜렷하게 구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한 가지 사실만을 논하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지면을 요구하는 관계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조지 루카스가 최초에 기획한 작품은 [스타워즈 Ep.4: 새로운 희망] 단 한편뿐이다. 이마저도 배급사를 찾는데 너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라 이름 붙여진 단 한편의 영화만을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영화가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속편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게 되었는데 1978년 3월자 타임매거진에 의하면 총 11편의 속편에 대한 대략적인 구상이 언급되고 있다. 마크 해밀이 말한 12개의 에피소드 이야기도 이에 근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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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도 다양한 속편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돌고 돌았는데, 1983년 5월, 타임매거진에 실린 기사에 마침내 ‘9’라는 숫자가 등장하게 된다. 이 기사에서는 프리퀄에 대한 언급이 나와 있으며 씨퀄을 합친 총 에피소드의 숫자가 9편이라는 구체적인 명시가 되어 있다. ‘처음 기획된 [스타워즈]의 에피소드는 총 9편’이라는 속설의 유래도 여기서 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잠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조지 루카스는 [Ep.4 새로운 희망]의 영화화 이전에 총 5개의 스크립트를 쓴 바 있다. 1개의 간략한 시놉시스와 4개의 각본으로 분류되는 이 스크립트를 보면 대략의 감이 잡히는데, [The Star Wars]라고 이름 붙여진 최초 스크립트와 첫번째 각본을 보면 영화화하기에 적합한 이야기를 담고 있진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타워즈]의 거대한 세계관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건 두번째 각본인 [The Adventures of the Starkiller (Episode One): “The Star Wars]부터다. 새로운 캐릭터와 설정이 대거 추가된 이 각본에는 클래식 3부작 및 프리퀄의 내용 중 일부가 포함되어 있다. 이로서 추정할 수 있는 사실은 애초 조지 루카스가 계획한 것이 구체적으로 몇부작일지는 몰랐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가 '[스타워즈] 6부작 분량'을 만들 정도의 세계관을 구상했었다는 점만큼은 사실인 셈이다.

 

© Lucasfilm. All rights reserved.

 

 

    2.[스타워즈] 에피소드 7의 시동이 걸리다.
 


조지 루카스는 [Ep.6 제다이의 귀환]이 개봉될 즈음 루크 스카이워커를 오비완의 포지션으로 출연시킬 에피소드 7의 구상에 대해서 말한 바 있다. 그 때 그가 제시한 에피소드 7의 개봉일은 대략 2011년 경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Ep.1 보이지 않는 위험]이 개봉될 당시 ‘버라이어티’의 편집장 피터 바트는 “조지 루카스가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 모든 아이디어를 다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루카스가 만들어야 할 영화는 아직 두편이 더 남았고, 장기적으로는 5편이 남았기 때문”이라는 멘트를 남기며 씨퀄 3부작에 대한 의향이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리퀄 3부작을 마치고 나서 조지 루카스는 극장판 영화의 수익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TV쪽으로 선회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Ep.2 클론의 습격]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시리즈 [클론전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2008년 5월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다스베이더의 죽음 이후는 결코 다루지 않을 것’을 확인하면서 에피소드 7,8,9의 가능성을 묵살해버린다. [스타워즈] 프렌차이즈에 대한 전지적 권력을 행사하던 조지 루카스의 위치를 고려할 때 [스타워즈] Ep. 7,8,9의 실현 가능성은 루카스의 살아 생전에는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졌다.

 

© io9.com. All rights reserved.

"조지 루카스가 절대 또 다른 [스타워즈]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확언하다" -2012년 1월 18일. io9과의 인터뷰

 

그런데 뜻밖의 반전이 벌어졌다. 2012년 조지 루카스가 루카스필름의 모든 권리를 40억 5천만달러에 디즈니로 팔아버린다는 전격적인 발표를 한 것이다. 이유는 황당하게도 갈수록 늘어나는 세금이 부담스러워서였다. 사실 그 전에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 Ep.1: 보이지 않는 위험]을 3D로 재개봉하는 우려먹기 신공을 감행하기도 했는데,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게다가 그 특유의 버릇(?)도 여전해서, 이번에는 요다의 모습을 CG로 덧칠하는 등 또다시 오리지널에 손을 대 원성을 샀다.

 

© Lucasfilm. All rights reserved.

재개봉시 수정된 요다의 모습. 왼쪽이 구판이고 오른쪽이 재개봉판이다.

 

판권을 구입한 디즈니는 씨퀄 3부작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고, 이어 메인 시리즈에서 벗어난 외전 스토리도 제작할 것임을 밝혔다. 조지 루카스의 생전에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일들이 생각보다 빨리, 그것도 신속하게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3.새로운 희망, J.J 에이브람스

 

 

문제는 이 거대한 스토리, 단순히 영화 한 편이 아닌 전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린 문화현상의 새로운 시작을 누가 이끌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당장 조지 루카스는 팬들로부터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긴 공백을 깨고 만든 프리퀄 3부작에서 [Ep.3 시스의 복수]를 뺀 나머지 두 편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만 봐도 연출에는 영 시원찮은 실력을 보여준 조지 루카스가 다시 감독을 한다는 건 여러모로 꽤 부담되는 점이었다. 따라서 디즈니는 일찌감치 조지 루카스를 창작 자문으로 역할을 한정지었다.

가장 먼저 제안이 들어간 인물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강력하게 추천한 J.J 에이브람스였다. 하지만 그는 [스타트렉: 다크니스]와 관련한 파라마운트와의 계약 문제로 감독직을 맡을 수 없다는 답변을 보냈다. 할 수 없이 뒤를 이어 역량있는 감독들이 거론되었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로 성공적인 극영화 데뷔를 마친 브래드 버드와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는 매튜 본이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버드는 또다른 SF물인 [1952]를 선택했고, 매튜 본은 여주인공의 캐스팅 문제와 폭력의 수위 조절 문제 등 창작상의 이견 때문에 결국 감독직을 맡지 못했다.

 

© hypable. All rights reserved.

과거 [스타워즈 Ep.6 제다이의 귀환]의 감독을 맡을 뻔한 스티븐 스필버그 역시 “[스타워즈]는 내 장르가 아니며, 친구 루카스의 장르이다”라며 거절했고, 쿠엔틴 타란티노는 디즈니가 하는 작품엔 관심도 없거니와 [스타워즈]의 사이먼 웨스트 버전에는 흥미가 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맨 오브 스틸]의 잭 스나이더 역시 “나는 [스타워즈]의 열렬한 팬이지만 에피소드 7,8,9는 매우 험란한 여정을 걷게 될 것이며 많은 노력이 필요한 영화가 될 것이다”며 사양했다.

데이빗 핀처, 길레르모 델 토로, 존 파브루 등 제안이 갈만한 감독은 모조리 퇴짜를 맞는 와중에 어느덧 공은 다시 J.J 에이브람스에게 돌아와 있었다. J.J 에이브람스가 감독 제의를 받을 당시 그에게는 이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너무나도 많았다. 누구보다도 [스타워즈]의 팬임을 공언하고 다닌 그였지만 [스타트렉]에 발을 디딘 그가 [스타워즈]까지 손을 댄다는 사실에 대해 예상되는 팬덤의 저항도 만만찮아 보였다. 자신은 ‘새 [스타워즈]를 기대하지만 그건 단지 팬으로서일 뿐’이라며 일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루카스 필름의 사장인 캐슬린 캐네디는 이번 작품의 각본을 맡은 마이클 안트와 [제국의 역습]의 각본가 로렌스 캐스단을 대동해 3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별였고 간신히 에이브람스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J.J 에이브람스의 감독 선임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커밍순넷이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 참가자들의 80% 이상이 매우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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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감독으로 확장된 J.J 에이브람스는 “[스타워즈] 팬들이 자랑스럽게 느낄만한 작품을 찍어보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캐슬린 케네디와 에이브람스는 수개월에 걸쳐 에피소드 7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게 되는데, 에이브람스가 가장 심도있게 고려한 부분은 이 프로젝트의 규모와 [스타워즈]가 갖는 문화적 중요성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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