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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마타 - 인간과 로봇의 불편한 공생관계

영화/ㅇ 2014.10.24 09:00 Posted by 페니웨이™

 

 

 

 

 


서기 2044년의 지구는 (역시나) 암울합니다. 태양 폭풍의 영향으로 지구의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방사능이 널리 퍼져있어 살아 남은 인류는 작은 도시 안에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할 뿐입니다. 그나마 이들의 삶이 유지될 수 있는건 오토마타라 불리는 로봇들이 인간대신 위험한 일들을 대신해 줘서 환경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기 때문입니다.

오토마타에게는 두 가지 프로토콜이 심어져 있는데 그 한가지는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또 한가지는 자신, 혹은 다른 로봇을 고치거나 개조할 수 없다는 조항입니다. 이 두 가지는 고도의 지능을 가진 로봇이 혹여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것이죠.

그런데 스스로를 수리할 줄 아는 오토마타가 경찰에게 발견되어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오토마타 관련 사고를 조사하는 보험조사관 잭 바칸은 두번째 프로토콜이 제거된 오토마타가 암암리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누가 로봇을 개조했는지를 조사하던 잭은 오토마타의 제작사인 CCA의 암살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과연 로봇을 개조한 인물은 누구이며 그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회사가 숨기는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요?

아이작 아시모프가 로봇 3원칙을 제시한 이후 로봇과 인간의 갈등을 다룬 작품은 조금 진부하다 싶을 정도로 자주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이전에 프리츠 랑 감독의 1927년작 [메트로폴리스]에서 이미 위협적인 로봇을 등장시켰다는 점은 꽤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로봇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과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온 밑그림이라는 얘기지요.

ⓒ Green Moon, Nu Boyana Viburno. All rights reserved.

[오토마타] 역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다룬 SF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노라면 여러가지 기시감이 떠오릅니다. 이를테면 [블레이드 러너]나 [아이, 로봇], [A.I] 등 수많은 선배 영화들이 뒤엉킨 듯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기존 헐리우드 상업영화처럼 특수효과나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승부를 걸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오토마타]는 저예산 SF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로봇은 엉성하며, 배경의 절반 이상은 황량한 사막입니다. 오히려 메이저 영화를 표방하지 않는 영화의 분위기나 배경, 그리고 미래 세계를 묘사하는 방식만큼은 맘에 듭니다. 이런 영화에서 의외의 수확을 건질 경우의 수가 더 크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오토마타]는 닳고닳은 소재에서 뭔가 특색있는 이야기를 뽑아내지 못합니다. 이야기의 구조는 단순하며 납득 가능한 수준에서의 미래상을 설정해 놓고 인간과 로봇의 불편한 공생관계에서 파생될 수 있는 문제들을 가볍게 터치하는 수준에 그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강철도시'처럼 멋진 미스테리 SF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정작 영화에서 다루려 했던 추리요소가 실종되어 버리고 쫓는자와 쫓기는 자, 인간과 로봇의 갈등이 피상적으로만 그려지다 보니 금새 지루해져 버립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나 멜라니 그리피스, 로버트 포스터 등 관록있는 배우들이 포진해 있습니다만 이들의 존재감은 그리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차라리 마네킹같은 무표정한 얼굴로 주인공에게 연민의 감정을 갖는 로봇 클리오가 더 인상적입니다. 헐리우드 배우들이 등장하는 스페인 영화라서인지 영화에서 묘한 이질감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결과적으로는 배우들이 그냥 소모적으로 사용될 뿐입니다.

왜 잭이 유토피아를 꿈꾸며 해변을 동경하는지, 개조된 로봇의 배후를 찾는 일에 굳이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도무지 공감되지 않는 행동들로 점철된 주인공의 행동은 허점투성이인 이야기 속에서 같은 자리를 맴돌다가 뻔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아무리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더라도 관객을 설득시키지 못하면 그건 그냥 아류작에 불과할 뿐이겠지요. 모처럼 기대했던 SF였는데 그래서인지 실망도 더 큽니다. 

P.S

1.멜라니 그리피스가 나옵니다. 거의 까메오 수준이긴 한데, 놀랍게도 클리오의 목소리까지 맡았더군요. 반데라스와의 이혼 전에 작품을 완성한 것인지, 이혼 후에 같이 찍은 것인지 궁금하긴 합니다. 보도자료에는 후자인것으로 나오지만요.

2.딜란 맥더못은 한 때 꽤 핸섬한 배우였는데, 이번 영화애서는 첨에 누군지 못알아봤더랬습니다. 세월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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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UEnLIV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영화가 나왔군요…
    전 글 제목 보고 [오토매틱](1994)에 대한 글인 줄 알고 반가운 마음에 클릭했었습…

    덧. 태양 폭퓽…

    2014.10.26 12:31 신고
  2.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페인 영화라서 그런건지, 수입사가 광고를 안해서 그런건지 상영조차 하는줄 몰랐네요;;;

    2014.10.27 20: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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