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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 영화가 음악을 만났을 때

영화/ㅂ 2014.09.26 09:00 Posted by 페니웨이™

 

 

 

 

 

추석이 지나고 겨울방학이 오기 전까지는 극장가의 비수기 시즌입니다. 주로 이 시기에 그동안 창고에서 썩고 있거나 또는 저렴하게 들여온 작품들이 하나 둘 개봉하게 됩니다. 어떤 면에선 천편일률적인 블록버스터나 주류 장르에서 소외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뜻밖의 수확을 건지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7년전 [원스]가 그랬습니다. 유명 감독의 영화도, 유명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도 아닌 작은 독립영화가 던진 잔잔한 파문은 음악 영화라는 생소한 장르의 매력에 많은 영화팬들을 빠뜨린 계기가 되었죠. 당시 글 좀 쓴다하는 영화 블로거들은 하나같이 [원스]에 대한 극찬을 마지 않았고 이같은 호평은 입소문을 타고 번져 독립영화로서는 최초로 20만 관객을 돌파하는 소박하지만 값진 기록도 남기게 됩니다. 이 영화 한편이 독립영화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았다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원스]의 존 카니 감독이 7년만에 내놓은 [비긴 어게인]은 이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시기에 딱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적당한 오락성과 감독 특유의 음악적 감성을 살려 대중에게 어필하는 영화이지요. [원스]와 비교해 보자면 조금 더 상업성에 한발 가까이 내딛은 작품이어서 [원스]의 아마추어적 느낌에 거부감을 느꼈던 관객이라면 좀 더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습니다.

영화는 우연한 사건과 만남이 이루어낸 무척이나 단순한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싱어송라이터인 그레타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딱히 음악으로 성공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여성입니다. 스타덤에 오른 남친을 따라 뉴욕에 온 그녀는 남친의 배신에 충격을 받고 술집을 찾았다가 한물간 음반 프로듀서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내 의기투합해 거리 공연을 레코딩하는 무모한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긴다는 내용이지요.

ⓒ Exclusive Media Group, Sycamore Pictures, Apatow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원스]와 마찬가지로 [비긴 어게인]의 음악은 영화의 8할 이상을 차지합니다. 영화의 내용이라 할만한 것이 모두 프로젝트 밴드의 레코딩 과정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사족은 불필요해 보입니다. 그저 귀로 듣고 즐기면 되는 겁니다. 물론 남녀간의 썸타는 내용이 살짝 첨부되긴 해도 [비긴 어게인]은 전형적인 러브 스토리와 타협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이 [비긴 어게인] 아니 존 카니 스타일의 음악영화가 가진 장점이지요.

다만 이번 작품에서는 키이라 나이틀리나 마크 러팔로 같은 전문 배우들이 출연하다보니 [원스]와 같은 사실성이 조금은 퇴색된 감이 있습니다. 이것이 영화의 진정성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원스]의 오묘하면서도 설익은 섬세함이 사라진 건 분명합니다. [원스]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을만한 작품이라면 [비긴 어게인]은 평론가들보다는 대중들에게 더 잘 먹힐만한 영화죠.

혹자는 상업적으로 돌아선 감독의 이번 작품에 다소 실망하는 것 같습니다만 요즘 같은 시대에 이처럼 깔끔한 연출을 보여준 힐링무비도 드물지 싶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슴 속에서 끌어 오르는 순수한 열정에 동화되는 힘이 느껴지는데, 그레타와 댄이 처음 만나는 클럽에서 그레타의 심심한 기타 연주를 들으며 댄이 상상으로 그 노래를 편곡해 음악의 신비함을 보여주는 명장면만으로도 [비긴 어게인]을 감상할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실제 가수이자 연기도 보여준 애덤 리바인의 노래부터 키이라 나이틀리가 직접 부른 영화의 O.S.T는 보너스입니다.

P.S:
1.이 영화의 월드와이드 수익 1위가 한국이라는 점이 놀랍습니다. [원스]때도 의외였는데, 역시 입소문이 좋으면 관객이 찾는다는 건 틀린말이 아니죠. 물론 시기를 잘 만나야 그것도 통하겠지만. 지금의 열기는 마치 [원스] 열풍을 연상시킵니다.

2. 헤일리 스테인펠드는 [쓰리데이즈 투 킬]에서와 아주 비슷한 역할을 맡았더군요. 이러다가 십대 반항아 전문 연기자가 되려나요.

3.원래는 그레타 역에 스칼렛 요한슨이 물망에 올랐답니다. 그녀가 거절하긴 햇지만요. 아이러니하게도 스칼렛 요한슨의 [루시]와 키이라 나이틀리의 [비긴 어게인]이 같은 시기 극장가에서 전혀 다른 흥행 결과를 내고 있는 상황도 나름 흥미롭습니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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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십장생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입소문의 힘과 배급사의 마케팅 전략이 잘 먹혀들었다고 할까요. 굉장히 신기한 흥행성을 보이는 영화입니다. 명량과 더블어 많은 굇수영화들이 즐비한 가운데 개봉을 했고 제가 처음 관람할 때만해도 명량의 기세가 아직 다 죽지 않은 상황이었거든요. 실제 저희 동네 관에서 비긴 어게인 개봉하고 일주일도 안되서 관에서 사라졌는데(하필 또 cgv관이라..) 어느 순간 부활하더니 현재까지도 롱런하며 꼽사리,오전 기습개봉이 아니라 아에 전용 상연관을 두군대 배당받고 상영횟수도 하루 관당 6회가 잡혔더군요. 굉장히 묘한 흥행력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2014.09.27 17:13 신고
  2.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스]와 비교하자면 단순히 좀 더 상업주의적으로 흘러갔다는 점도 있겠지만
    일단 음악 자체가 그 당시보다 '덜' 좋더군요.^^

    [비긴 어게인]을 보고나니 영화 자체에는 그리 불만이 없었는데
    [원스]를 너무나 다시 보고 싶어서 '왜 그때 DVD를 구매하지 않았던가' 라는 후회를 했었지요. ㅎㅎ

    2014.09.29 10:56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래도 [원스]는 배우가 아닌 가수가 [비긴 어게인]은 가수가 아닌 배우가 불렀기 때문일까요? ㅎㅎ 저는 무엇보다 편곡의 마법이 보여지는 그 장면이 참 좋더라구요.

      2014.09.29 13:34 신고
  3.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입소문도 좋지만 장기상영이 이어지니까 좋더라구요. 요새는 1~2주면 후딱 사라지는게
    많은데 비긴어게인이 8월 13일 개봉했는데도 10월 첫째주까지 상영시간이 잡혀있는걸
    보면, 더욱이 예술영화전용이나 일반극장이 아닌 멀티플렉스에서도 아직 볼수있다는게
    참 좋더라구요.

    2014.09.30 20:39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장기상영... 왠지 들어본지 꽤 된 단어처럼 들리네요^^;; 요즘은 뭐 후딱하면 바로 VOD로 풀리는 세상이라 홀드백도 없고... 여튼 이런 작은 영화가 롱런하는건 기이한 현상이라 해야겠죠. 오늘 3백만 돌파 뉴스가 나왔습니다.

      2014.10.01 12:36 신고
  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4.10.01 16:08
  5. 공중전화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딱 기대안하면 재미있고 기대하고 보면 좀 별로인 정도의 영화더라구요. 여주가 전문가수가 아니라 그런것인가? 마지막 하일라이트 노래장면을 서브인물인 애덤 리바인이 부른것도 좀 뭥미스럽고. 가수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하는 것이 더 좋았을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더라구요.

    2014.10.12 23:03 신고
  6. 적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사실 그 썸이 결국 절정에 다다라서 키스신에 다다르게 되지요.

    허나 감독은 그 장면을 과감히 잘라냄으로써
    오히려 묘한 썸만 남긴채 깔끔한 관계를 내주지요.(자칫 불륜의 조짐이었던... ㅎㄷㄷ)

    이 사실을 알게 된 제 지인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영화가 자칫 더러워질뻔했다 라고 하더군요;;;

    사실 저도 둘이 연인관계가 되는건 너무 끔찍할 정도로 싫더라구요.

    2014.10.27 17: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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