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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139

 

 

 

 

 

최근 헐리우드의 대세로 자리잡은 슈퍼히어로의 선전은 2014년에도 어김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마블의 히어로들의 공세가 상당히 거센 한 해 였지요. 이 중에서 가장 실망스런 평가를 받은 것이 [어베이징 스파이더맨 2]라면 예상밖의 호평을 받은 작품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일 겁니다.

특히 캡틴 아메리카의 경우는 [어벤져스] 프로젝트를 위해 리부트하면서 가장 우려스러웠던 캐릭터였었는데요, 1991년 작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관련 리뷰 바로가기) 미국적인 색채가 강해 대중들의 입맛에 맞추기가 까다로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요. 한국에서도 1편의 원제인 [캡틴 아메리카] 대신에 [퍼스트 어벤져]로 개봉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 Marvel Enterprises, Marvel Studios . All rights reserved.

하지만 [어벤져스]의 대성공 이후 캡틴의 위상이 올라간데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의 완성도가 워낙 뛰어나 이제는 캡틴 아메리카의 인기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주연배우인 크리스 에반스와 [설국열차]의 인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한국 촬영 덕분에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지요.

이처럼 캡틴 아메리카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인기를 얻게 된 건 비교적 근래의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례적으로 이미 수십년 전부터 캡틴 아메리카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 만큼 인기를 끌던 곳이 있습니다. 바로 터키입니다.

1973년에 개봉한 [3인의 초인 3 Dev Adam]은 [캡틴 아메리카와 산토 대 스파이더맨 Captain America and Santo vs. Spider-Man]으로도 알려진 작품으로 캡틴 아메리카와 스파이더맨이 격돌하는 진귀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마블 코믹스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87 에서는 캡틴 아메리카와 스파이더맨이 한바탕 붙은 적이 있는데 아쉽게도 [3인의 초인]이 그 내용을 소재로 한 것은 아닙니다.

ⓒ Marvel comics. All rights reserved.

내용 소개라고 할 것도 없이 이 작품은 각종 범죄를 일삼는 스파이더맨의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이스탄불로 파견된 캡틴 아메리카와 산토가 현지 경찰과 협력해 스파이더맨을 추적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국민영웅 산토[각주:1]는 스파이더 갱단이 위조 달러를 멕시코에 유통시켰기 때문에, 캡틴 아메리카는 스파이더맨이 각종 유물을 미국으로 밀반입하면서 위조 달러로 결제하는 등 신종 돈세탁을 하기 때문에 터키로 출장을 나오게 된 것이지요.

ⓒ Renkli.. All rights reserved.

여하튼 이들이 맞서 싸우는 스파이더맨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전자 변이 거미에 물린 피터 파커가 아니라 그냥 극악무도한 악당으로서 복장도 뻘건 마스크에 눈구멍만 뻥 뚫린 녹색 쫄쫄이 코스튬을 입고 있습니다. 이 작자가 얼마나 극악무도한 인물인가 하면 영화 초반부터 여자를 땅에 묻어 목만 나오게 해놓고는 모터보터의 프로펠러로 끔살시키고, 무능한 부하의 얼굴에 연결시킨 파이프 안에 쥐를 집어넣어 파먹게 하는 등 엽기적인 만행을 저지릅니다.

ⓒ Renkli.. All rights reserved.

총알을 튕기는(!) 스판 쫄쫄이를 항상 착용하는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은 배우는 아이테킨 아까야로서 이 분이 누구인가 하면 [터키 스타워즈]를 비롯해 [터키 람보] 및 그 외 다수의 터키 괴작들에 주연을 맡으신 터키의 국민 배우입니다. 현재까지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시지요.

말로는 캡틴 아메리카니 스파이더맨이니 하지만 실상은 평범한 일반인인데 복면과 코스튬만 하는 것이어서 슈퍼히어로물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굳이 장르를 말하자면 액션물에 가깝죠. 실제로도 무지막지하게 많은 액션씬이 나오는데, 이 액션이라는 것이 무슨 콘티나 그런게 있는게 아니라 그냥 막무가네 식으로 엑스트라가 덤벼들면 치고 던지고 밀치고 하는 거라서 합이 정말 안맞습니다.

ⓒ Renkli.. All rights reserved.

발길질이 헛방인데도 상대방이 날아간다거나 등 뒤를 잡는다는 것이 어부바를 하게 된다거나 하는 엉성한 동작들이 남발됩니다. 덕분에 액션의 스타일리쉬함은 없어도 실소를 터지게 만드는 재미는 있습니다. 다음 장면처럼 아크로바틱한 액션도 간간히 나옵니다.

ⓒ Renkli.. All rights reserved.

특수효과의 사용도 눈여겨 볼만한데요, 가령 악당이 쏜 총알이 캡틴 아메리카의 옷에 맞고 튕겨져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에 대해 아이테킨은 말하길, 빨대 같은 대롱에 총알 모형을 넣고 배우에 가까이 서서 불어서 발사시켜 찍은 장면이라고 합니다. 나름 헝그리 정신이 만든 아이디어 인듯.

해외 팬들에게 있어 이 작품은 희대의 괴작 취급을 받고 있으나 영화사로 보자면 캡틴 아메리카를 소재로 한 최초의 컬러영화이자 스파이더맨과 캡틴 아메리카, 산토 등 다국적 슈퍼히어로를 한꺼번에 등장시킨 크로스오버라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겠네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1. 참고로 산토는 일본의 타이거 마스크 처럼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복면의 레슬러로 다양한 미디어에서 슈퍼히어로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친 인물입니다. 터키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고 하지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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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머로우>김기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캡틴 아메리카를 소재로 한 최초의 컬러영화이자..."
    그저 웃지요~!!

    2014.09.15 12:26 신고
  2. BLUEnLIV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잌ㅋㅋㅋㅋ
    진정 꿈보다 해몽의 결론이네요. ^^

    2014.09.16 00:04 신고
  3.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 간만의 괴작열전이군요.
    그리고 역시 괴작의 성지 터키 ㅋㅋㅋㅋ

    갱단두목 스파이더맨 설정은 진짜 뭥미 스럽기는 한데...

    사실 제가 피터 파커였다면 불쌍한 닥옥이나 일렉트로 조지는 대신
    월가의 탐욕돼지들 줄줄이 묶어서 금문교에 주렁주렁 매달았을 거라서
    (프롤레타리아 히어로라면 당연히 자본가 악당을 때려잡아야죳!!)

    저 설정을 진지하게 밀고 나갔다면 마블 코믹스에 역으로 영향을 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뻘생각도 드네요. ㅎㅎ

    2014.09.17 13:17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영화에서의 스파이더맨은 그냥 극악무도한 놈이라.... 극 중에 "왜 복면을 쓰는가?"에 대한 질문에 캡틴 아메리카가 말하길 "스파이더맨은 그냥 유아적인 발상을 벗어나지 못해 복면을 쓰지만 나는 무려 방탄이라 착용한다"는 대사가 나옵니다. ㅎㅎ

      2014.09.17 18:12 신고
  4.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괴작열전이 올라왔네요. ^^
    이것도 나름 전설의 크로스오버네요. ㅎㅎ

    2014.09.17 14:21 신고
  5. 방랑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페니웨이님에게 대한민국의 터키 괴작 전문가라는 업적을 붙여야 할거같네요. 이런 걸 다 알고 계시다니 정말 대단...

    2014.09.20 18:23 신고
  6. 최강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때도 언급하셨던 영화가 드디어 리뷰되는군요ㅋㅋ
    포스터에선 스파이더맨이 나름 그럴듯하게 나왔는데 정작 영화상에선 저렇게 가난한자의코스프레 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니ㄷㄷ

    2014.10.03 02:51 신고
  7. 무루무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괴작열전 정독하는중인데 중에 실제로 본건 열에 한편도 안되네요. 괴작의 세계는 넓은가봅니다. 생각나는 한국영화 괴작중에 "마고"라는 영화도 있었죠. 누드씬 때문에 리뷰는 힘들겠죠, 다만 웬만한 인내심으론 끝까지 보기 힘든 영화중 하나입니다.ㅎ

    2014.10.09 03:51 신고
  8. 무정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진짜 재미나게 잘 쓰시네요. 1967년산 카지노 로얄 리뷰 찾다가 재밌는 블로그 찾아갑니다ㅎㅎ터키 괴작들은 죽기 전에 꼭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5.01.20 23:39 신고
  9. 마테우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 괴작리뷰 작품을 선정하기가 어려우시다면 토미웨소의 더 룸(The Room)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2015.02.05 14:45 신고
  10. 헬몬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하하하...볼 매력이 있기도 하죠;;

    2015.07.16 10: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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