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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집단 헤드기어가 탄생시킨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기동전사 건담] 이후 트렌드를 이룬 리얼 로봇 계열 중에서도 대단히 이질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거대 로봇이 등장하지만 액션이나 전투가 그리 중요시 되지 않고, 극의 중심에 서는 건 어디까지나 특차 2과의 소대원들과 그들의 일상이기 때문이었죠. 게다가 밀도높은 드라마와 깨알같은 개그의 조합이 뛰어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TV판 OVA, 극장판 각각의 특색있는 완성도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많은 팬들에게 걸작으로 기억되는 [패트레이버] 극장판 1,2편의 감독 오시이 마모루가 직접 새로운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은 주목할만합니다. 이미 [아바론]이나 [어썰트 걸즈] 같은 실사 영역에도 손을 댄 그는 [패트레이버]의 세계관을 실사 화면으로 옮겨놓습니다. 사실 소재면에서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었던 원작의 성격을 고려하면 적어도 토가시 신의 [철인 28호]보다 훨씬 현명한 선택이지요.

실험정신이 투철한 오시이 마모루 답게 이번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는 특이한 구성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극장판이지만 드라마 형식으로 총 12개의 에피소드를 7개의 장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개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6개 장은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하되 마지막 7장은 극장판 형식으로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지요. 이번에 국내에 개봉한 건 에피소드 0과 1이 포함된 1장에 해당합니다.

 

ⓒ Omnibus Japan, Shochiku Company. All rights reserved.

 

아무래도 만화 원작 실사영화의 망작들이 많다보니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에 대한 우려도 컸던게 사실인데, 이 작품을 실사로 만든 로봇영화로 접근하려하는 관객이라면 일단 피하는게 좋습니다. 원작도 순수 장르물이라기 보단 일상 코미디에 더 가까운 작품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본 작품을 즐기기 어렵습니다.

오시이 마모루는 구 패트레이버 시리즈에 대한 팬들의 환상을 깨지 않는 차원에서 이번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의 시간적 배경을 1998년에서 15년 뒤인 2013년으로 설정합니다. 1,2 소대로 나눠졌던 특차2과는 2소대만 남게 되었고, 장기불황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레이버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등장인물은 정비반장으로 승진한 시바 시게오를 제외하고 전원 교체되었습니다.

물론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합니다만 기본적인 캐릭터의 양상은 원작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가령 이즈미 노아 (泉 野明)의 이름을 이즈미노 아키라 (泉野 明)로 띄어쓰기만 바꾸어 놓아 장난질을 해놨지만 본질적으론 동일 인물인 셈이죠. 결국 이 작품은 사실상의 자기복제이자 패러렐 월드라 해도 무관합니다.

 

ⓒ Omnibus Japan, Shochiku Company. All rights reserved.

 

버라이어티한 일상을 보여주었던 개성만점의 1세대를 지나 아예 존재감마저 없는 무개성의 2세대를 건너뛰고, 무능의 극치를 달리는 3세대가 극을 이끌어 가는 이번 작품은 워밍업 수준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다룹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익히 보아왔던 특유의 유머와 과장스런 모습들이 한 편의 시트콤처럼 잘 어우러지는 과정을 보노라면 실사판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어들게 됩니다.

의외의 구석에서 꼼꼼함을 엿볼 수 있는데, 가령 오보로 인한 갑작스런 출동 명령으로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고토다 대장이 나타나 현 사태를 엉뚱하게 -테러와 쿠데타로- 파악하고 있는 두 번의 장면은 감독의 전작인 [패트레이버] 극장판 1,2편의 상황을 절묘하게 오마주한 것입니다. 게다가 원작과 유일하게 연결되는 시바 시게오는 애니판 성우를 그대로 캐스팅해 (사실 이 캐릭터 자체가 성우를 모델로 했죠) 팬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치밀함도 보입니다.

이처럼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는 원작의 성격(정확히는 OVA와 TV판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한 작품입니다. 일면 괴작스런 부분도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기존 팬들의 감성을 수용할만큼의 노력을 기울인 작품임엔 분명합니다. 다만 극장판의 진지함이나 혹은 장르물로서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던 관객이라면 역시나 실망할 수 밖엔 없겠지요. 아마도 드라마 에피소드가 모두 소진된 후에 개봉될 최종 극장판에서 모처럼 진지한 [기동경찰 패트레이버]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S

1.음악이 상당히 좋습니다. 역시 카와이 켄지.

2.개인적으로는 나구모 시노부 대장을 좋아하는데 특차 1과의 공중분해로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어 아쉽...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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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즈라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 싶어서 똥줄 태우고 있습니다. ㅠㅠ

    2014.05.14 09:24 신고
  2. Drac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싶군요. 사실 너무 로봇물로 나가면 기존 팬들이 오히려 싫어했을겁니다. OVA는 반이상이 일상물이었으니.
    그렇지만 인물들이 한명 빼고 다 바뀐건(바뀌어도 거의 비슷한 인물을 배치한건) 좀 그렇네요.

    2014.05.14 09:28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마 기존 인물들을 그대로 실사로 옮겼다면 '나의 카누카는 저렇지 않아!" 식의 반응이 나왔겠지요. 아마도 이를 빗겨가기 위해 패러디 형식의 인물들을 새로 내세운 거 같습니다.

      2014.05.14 23:21 신고
  3. 잠본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차 2과가 패트롤 레이버 중대인데 이게 제1소대와 제2소대로 나뉘어지고 전작 주인공들이 제2소대.
    여기서는 제1소대가 해체되고 제2소대만 레이버 운용경험 축적을 위해 겨우 남겨놨다는 설정입니다.
    특차 1과도 존재하긴 했을 것 같은데 레이버와 관련있는 부서인지 뭔가 다른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여튼 그 덕에 2소대가 1소대 근무 시프트까지 다 커버하는 상황이라 대원들 생활이 완전 헬게이트죠...

    2014.05.14 22:50 신고
  4. 볼쇼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것도 있군요.
    일본 영화에 대한 평이 국내에선 꽤 박한데-감성적으로 공감하기 어렵다거나, 괴이한 물건이 많다거나 하는 까닭이겠죠-개인적으론, 캐산이니 철인28호니 하는 요상한 물건이라도 실험하고 투자하는 면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쪽도 이면에는 별별 추잡한 일이 많겠지요. 야쿠자의 돈이라느니, 홍보 영화라느니......

    2014.05.14 23:40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일본은 어지간하면 투자비 회수가 용이한 시장 구조라 이런식의 시도가 많이 되는 걸로 압니다. 부가판권시장의 인식이 높은 것도 한몫하겠지요

      2014.05.15 14:02 신고
  5. RGM-7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사영화인데다 오시이 마모루의 실사영화라는 점에서
    더더욱 공포가 느껴지나..
    (그래도 캐샨 실사판 정도는 안되겠지.. 음음..)
    그래도 막상 나오면 볼 것 같네요.

    개인적으론 고토 대장을 좋아하는지라... 안나오면 슬플 것 같습니다.

    2014.05.16 11:59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도 오시이 마모루가 영화학도죠. 이 양반이 영화적 기법을 패트레이버 극장판에 도입한 게 먹혀서 당시로선 꽤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아바론] 같은 괴작을 찍어놓으니 '읭?' 하게 되었고... 쩝.

      2014.05.17 22:26 신고
  6. BeamKnight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 상황이랍니다."
    "201? 나는 808 상황이라고 들었어."
    "에에!? 808이면 자폭 테러 아닙니까!"
    "정말요?"
    "농담이다." (…)

    "202 상황이랍니다."
    "202? 나는 909 상황이라고 들었는데."
    "에엑!? 909면 쿠데타 아닙니까!"
    "농담이시죠?"
    "농담이다." ;;;;

    심각한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개그를 날리는 대장. 그것도 똑같은 식으로 두 번이나. ;;;;

    하긴 이런 게 패트레이버의 원래 분위기죠.
    잉그램을 밀대로 닦는 장면에서 이미 확 깼습니다. ;;;

    잉그램의 CG 구현이 어떻게 되나 했는데, 마지막에 달랑 서너 장면 나오더군요. ;;;
    잉그램의 몸체를 표현한 재질감은 괜찮아 보이긴 했는데, 잉그램의 몇몇 동작들이 너무 빨라 보였어요.
    나중에 슬라이딩을 하거나 구름 사다리를 건너는 잉그램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

    2014.05.17 11:54 신고
  7.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패트레이버를 처음접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좀 적은것 같더군요.
    팬들이면 그나마 봐줄텐데, 아닌 사람들에게는 '이게 뭐야?' 싶을 정도...

    2014.05.18 22:39 신고
  8. 김효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극장개봉작이라는 허울에 만원을 결제하고 말았습니다만..... 전 극장판의 진지함을 기대하고 각잡고 앉아서 본지라 뭔가 당황스러움이..... OVA 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추억보다는 모든 캐릭터가 자기복제 되었다는 실망감이 컸습니다.

    2014.05.19 19:43 신고
  9. SMITH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의 대세는 추억 능욕인가보네요 ㅠㅠ

    역전재판도 그렇고 갓챠맨도 그렇고... 나름대로 그들은 노력했겠지만... OTL

    바람의 검심도 가면라이더 덴오가 날뛰었는데 히로스에 료코 스캔들...

    패트레이버는 TV판과 OVA, 폐기물13호까지만 패트레이버로 남겨두고 이건 이거대로...

    2014.06.01 22:12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그래도 [갓챠맨]이나 [역전재판]과 비교하기에는 좀 그래요. 말하자면 [바람의 검심] 정도의 실사물이라고 보면 될듯 합니다. 어느 정도 원작에 대한 이해가 반영되었달까요.

      2014.06.02 10:01 신고
  10. 오시이마모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코미디도 이건 너무 억지코미디더군요 전혀 웃기지도 않고 부자연스럽고 전형적인 일본스타일 유치뽕짝 이었습니다
    극장판 공각기동대 1편을 만든건 오시이마모루가 아닙니다(농담)
    오시이마모루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더 퇴화를 거듭해서 연출이 기아학적으로 유치해져가는게 분명합니다

    2014.06.20 06:51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초기 오시이 마모루의 천재성이 발휘된게 [패트레이버] 1,2죠. [공각기동대]도 많이들 언급합니다만 저에겐 여전히 전자가 훨씬 더 좋았습니다.

      2014.06.20 22: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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