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ㅍ

판타스틱 포 - 그다지 판타스틱하지 않은 4명의 히어로

페니웨이™ 2007. 8. 11. 17:36
반응형











지난 2007년 8월 8일, 올여름 막바지를 장식할 브록버스터인 [판타스틱 포: 실버서퍼의 위협]이 개봉됐다. 미국내에선 '전편보다 낫다'는 평가속에 그럭저럭 흥행을 한 모양인데 유독 한국은 국내 관객들의 인지도가 낮아서인지 그다지 큰 호응은 얻고 있지 못한 모양이다. 아니면 [디 워]의 기세에 눌려 다른 영화에 돌릴 관심이 아예 사라져 버렸던가. 아무튼 [실버서퍼의 위협]의 개봉에 맞춰 전편인 [판타스틱 포]를 함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판타스틱 포]가 개봉할 2005년 무렵은 마블 코믹스라던지 D.C 코믹스의 캐릭터를 영화화하는 움직임이 대거 일어날 때였다. 특히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들은 2003년 이후로 대거 스크린에 등장했는데, [헐크],[엑스맨2],[데어데블] 등 웬만한 만화속 영웅들이 모두 실사화되어 만족할만큼의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이러한 풍조는 2004년에도 계속되었는데, 특히 속편들의 제작이 주류를 이루었다. 2004년에 발표된 [스파이더맨2]나 [블레이드3]는 모두가 마블코믹스의 주인공들을 영화화시켜 성공을 거둔 대표적 프렌차이즈의 속편들이다.

바로 이러한 영화들의 흐름에 가세한 것이 바로 [판타스틱 포]다. [판타스틱 포] 역시 44년전에 시작된 마블코믹스의 인기 만화로서 [엑스맨]등의 작품에 영감을 준 작품이며, 투명인간이나 몸이 늘어나는 능력, 온 몸이 불덩어리가 되는 등의 특수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주인공들의 능력을 화면으로 표현하기에는 기술적인 문제가 따르기에 영화화에 적합하지 않은 작품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CG의 눈부신 발전 덕에 그간 불가능하다고 믿어졌던 [스파이더맨]이 대성공을 거두자, [판타스틱 포] 역시 힘들것이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기술적인 모든 문제들은 충분히 극복될 수 있었고, 남은 것은 얼마나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지는가였다.

특이할 만하게도 2000년대 들어 제작된 코믹스의 영웅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뇌하는 내면적인 갈등을 지닌 캐릭터로 발전되어졌다. 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에서 갈등하는 [블레이드]나, 돌연변이인 자신의 모습에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엑스맨], 거대한 힘에는 큰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되뇌이는 [스파이더맨] 등 7,80년대식 '준비된 영웅'의 모습을 2000년대의 영화들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판타스틱 포] 역시 원작부터가 '보통사람'으로 이루어진 초인들이란 설정을 가지고 있어 이같은 진지함에 잘 부합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러나 평론가들은 일제히 [판타스틱 포]가 그런 면에 있어서 전혀 '판타스틱'하지 않다는 비난을 퍼부었다. 그도 그럴 것이 [판타스틱 포]에서는 드라마적인 구성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처음 이들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해 사람들을 구하는 '브루클린 브릿지'씬은 뭔가 필름을 '자르다 만' 느낌을 줄 정도로 편집이 엉성하다. 이들이 (대형사고의 원인제공자임에도) 시민들의 영웅으로 떠오른다는 설정도 설득력이 떨어지며, 악당이 악당처럼 변모하는 과정도 억지스럽다. 한 평론가가 이 작품을 '슈퍼히어로 시트콤'이라고 비아냥 거린것도 이해할 만하다.


또한 이들이 불의의 사고로 인해 겪게된 신체적 변화를 너무나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듯한 모습은 '고뇌하는 영웅들'이라는 현대적 컨셉에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 이들은 진지하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인기를 얻거나(쟈니), 식었던 옛 연인과의 사랑을 불태우는데(리드와 수잔) 더 관심을 둔다. 결국 애태우는건 돌덩어리로 변해 버린 벤 정도인데, 이 역시 나중에 가서는 일관성을 보이지 못하는 캐릭터로 전락하고 만다. 제한된 러닝타임에 무려 4명이나 되는 히어로의 탄생을 소개하고 또 이들을 끝끝내 '판타스틱4'가 되도록 유지해야 된다는 조건이 있긴해도 이건 좀 너무 뻔하지 않나.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덕분에 [판타스틱 포]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간간히 보여주는 특수효과와 티격태격하는 애들장난같은 캐릭터들의 갈등도 좋게 봐준다면 꽤 귀엽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같은해 개봉한 [배트맨 비긴즈]와는 너무나 비교되는 실패작이 되고 말았으며, 비록 이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작품이 가진 완성도에 있어선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물론 이 작품의 또다른 특징으로 헐리우드의 샛별 제시카 알바가 특유의 몸매과시를 한다는 면도 흥행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애들영화에서도 투명해지기위해 옷을 벗어야 한다는 설정이라니...ㅠㅠ)

다수의 초능력자가 주연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하겠지만 알바양을 보기위해 보는 것이라면 무난하리라고 본다. (나, 제시카 알바 아냐! ㅡㅡ;;;) 다행히도 [실버서퍼의 위협]은 전편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 어디 이번 주말 그 말의 진위여부를 판단해 보기로 할까?

* [판타스틱 포]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20th Century Fox.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