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ㅅ

생텀 - 제임스 카메론의 이름이 부끄럽다

페니웨이™ 2011. 2. 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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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다음의 포스터를 잘 봐두길 바란다.

ⓒ Relativity Media/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동그라미 친 부분들을 유의해서 보았는가? '제임스 카메론'의 이름을 걸고 '3D 해저탐험 어드벤처'임을 주장하는 이 영화의 홍보전략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아마 대부분의 관객은 [피라냐 2]나 [어비스], [심연의 유령들] 같은 해양물을 유독 많이 연출했던 제임스 카메론의 신작이 나왔나 보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포스터에도 잠수복 차림의 주인공이 떡하니 나와 있으니 관객들이 어떤 기대심리를 갖게 되리라는 건 안봐도 블루레이다.

그런데, 이쯤되면 영화의 홍보전략이고 뭐고를 떠나서 사기급이다. [생텀]은 전혀~ 해저탐험과 관련이 없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장르를 굳이 규정하자면 '동굴 조난극'이다. 장르적 베이스는 [케이브]나 [디센트]에 더 가깝다는 얘기다. 몇차례의 다이브 장면이 포함되어 있긴 하나 다시 말하지만 이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동굴 속이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끝냈으니 이제 영화에 대해 살펴보자. [생텀]은 '에사 알라'라는 거대한 홀 안으로 들어가 바다로 연결된 미지의 동굴을 탐사하며 물의 순환 루트를 연구하는 주인공들이 갑작스런 폭우에 휩싸여 출구를 봉쇄당한채 어쩔 수 없이 미탐사 지역으로 들어가 탈출로를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다. 여기에 평생을 동굴밖에 모르며 지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며 자라온 아들의 갈등, 인정과 냉철한 판단 사이에서 갈등하는 리더의 고뇌가 자리잡고 있다.

ⓒ Relativity Media/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얼핏 그럴싸해보이지만 [생텀]의 플롯은 기존 유사 조난영화에서 한치도 나아가지 못한 진부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다 큰 아들녀석이 '나는 아버지가 미워욧'하며 징징대는 꼴도 가뜩이나 못마땅한데,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비호감에 감정이입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재빨리 퇴장해 버리는 통에 좁은 동굴 속에서 꽥꽥 소리나 질러대는 캐릭터들을 보고 있어야 하는게 관객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스릴과 서스펜스는 실종되었고 그나마 기대했던 3D 효과마저 어두 컴컴한 동굴을 배경으로 삼은 탓에 그리 큰 장점을 발휘하지 못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재앙이다. 국내에 그리 잘 알려진 배우들이 거의 없는 이 작품에 그나마 익숙한 인물이라곤 '미스터 판타스틱' 이안 그루퍼드 정도인데, 커리어 관리에 실패한 배우의 전형적인 테크트리를 보여주듯 별볼일 없는 존재감으로 실망만을 한가득 안긴다. 아버지와 아들 역을 맡은 배우들을 빼면 나머지는 그저 이야기의 진행을 위한 소모품에 지나지 않으니 그냥 논외로 치자.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고작 3천만 짜리 저예산 영화를 블록버스터처럼 보이게 하는데 (7명의 제작자 중 한명에 불과한)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이름과 '3D'라는 단어의 조합은 정말 효과만점이라는 거. 물론 여기에 낚인 관객의 티켓값은 아무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본 리뷰는 2011.2.11. Daum View의 메인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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