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리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 블록버스터급 뮤지컬로 탄생한 암굴왕

페니웨이™ 2010. 4. 2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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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굴왕'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르 뒤마의 1845년작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당시 프랑스 대중문학을 대표하는 모험소설로서 배신과 암투, 복수와 사랑이라는 보편적 테마를 매우 흥미진진하게 다룬 작품이다. 나폴레옹의 실권 직후 왕정으로 회귀하던 혼란의 시대, 사랑하는 약혼녀와의 결혼과 선장으로의 승진을 눈앞에 둔 에드몬드 단테스라는 청년이 모함에 빠져 14년의 감옥생활을 하다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해 복수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다룬 이 소설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한번쯤은 접해보았을 고전일 것이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또한 영화나 연극,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형태로 각색되어 선보이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 중에서 특히 기억이 남는 작품은 고 박광현 화백이 발표한 삽화체 만화 '그림자 없는 복수'다. 일제 강점기로 배경을 옮겨 독립군 운동과 내용을 연계시킨 이 작품은 한국적 실정에 맞게 각색해 원작의 감동을 배가시킨 걸작만화다. 그만큼 국내에서도 뒤마의 원작소설이 얼마나 인기있었는가를 실감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밖에 남궁원, 김지미 주연의 영화도 제작된 적이 있다)


이제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바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다. '몬테크리스토'는 '오페라의 유령','노트르담 드  파리' 등 국내에서도 자리를 잡기 시작한 대형 뮤지컬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지만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스위스 뮤지컬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담당해 아름답고 웅장한 선율을 선사하는 본 작품의 특징은 무대위 안무의 연출보다는 음악과 스토리가 부각된다는 점이다. 혹 원작의 내용을 모르고 본 작품을 관람해도 2시간 40분 가량의 러닝타임에서 보여주는 탄탄한 플롯 덕택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 EMK Musical Company Co. Ltd. All rights reserved.


흡사 한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무대위에서 직접 감상하는 듯한 느낌의 '몬테크리스토'는 거대한 해적선의 출현, 연적인 몬테고와의 클라이막스 대결씬 등 뮤지컬에서 볼 수 있는 기대 이상의 스케일을 자랑한다. 더불어 배경 스크린에 영사되는 영상과의 조화도 영화적인 연출효과를 더해주고 있다.

물론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배우들의 가창력 또한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주인공 몬테크리스토 역에는 류정환, 엄기준, 신성록이 트리플 캐스팅되었고 여주인공 메르세데스 역에 옥주현과 차지연이 더블 캐스팅되어 날짜마다 교대로 무대에 오른다. 내가 관람한 공연은 엄기준-옥주현의 무대였는데, 핑클 멤버 중 가창력이 가장 탁월했던 옥주현이었지만 성악에 가까운 발군의 가창력을 보여준 그녀의 카리스마가 새삼 대단하고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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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무대의 화려함, 그리고 풍부한 액션과 유머 등 모든 오락적 요소를 갖춘 '몬테크리스토'는 점점 변화되는 뮤지컬의 대중적 취향을 잘 따라잡은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 작품이 공연중인 유니버설 아트센터의 분위기도 아주 좋다. 공연이 끝나고 바로 옆의 어린이 대공원을 산책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가끔은 연인과 이런 문화적 데이트 코스를 밟아보는 것도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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