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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열전(古典列傳) No.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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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돌아온 외다리]에 외다리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당시 프로덕션 단계와 제작사간의 조율과정에서 제작비 승인을 받아내기 위해 감독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임의적으로 차기작의 제목을 ‘돌아온 외다리’로 적어서 제출한 겁니다. 영화찍기에 찍기에 여념이 없던 이두용 감독은 별 생각없이 그러라고 했는데, 결국 이 제목이 타이틀로 확정되기에 이르렀지요. 뭐 결국 본 작품에서 외다리는 나오지 않습니다만 [속, 돌아온 외다리]에서는 본격적으로 외다리 연기를 하는 한용철의 모습을 보실 수 있으니 결과적으로는 외다리가 된 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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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동영화. All rights reserved.


여하튼 화끈한 액션만큼은 대중의 뇌리에 깊이 박히게 되어서인지 이두용-한용철의 태권시리즈는 이후로도 계속되었습니다. [돌아온 외다리]가 개봉한지 두달 뒤에는 [분노의 왼발]이 개봉되었고, 또다시 한달 뒤에는 [속, 돌아온 외다리]가 개봉되었죠. 그리고 같은달 말일에 [배신자]라는 작품이 개봉되면서 1974 한해만 무려 6편의 영화가 극장에 걸리게 됩니다. 이 정도면 정말 기록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일부 컬럼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놓고 졸속 제작의 증거라며 이두용 감독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이두용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이는 심의과정 중 딜레이가 발생해 빚어진 현상으로서 물리적으로 1년에 6편의 영화를 만든다는게 가능하기나 한 일이냐면서 반박한바 있습니다.

ⓒ ㈜합동영화. All rights reserved.

[돌아온 외다리]의 주연은 한용철이지만 다른 반가운 얼굴들도 만날 수 있다. 쌍라이트 조춘이 악당 중 한명으로 출연하며 황정리와의 대결장면도 올드팬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다.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려던 이두용 감독의 목표는 결실을 맺습니다.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수출된 11편의 방화 가운데 [돌아온 외다리]가 포함된 것입니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수출된 당시 B급 다찌마리 영화들은 외국에서 일부 매니아층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게 되는데요, 이런 작품들의 원본 필름이 대부분 유실된 지금, 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은 이 때 수출된 외국 더빙판 비디오 뿐이었지만 최근에야 테크니스코프 작품들에 대한 복원이 시작되면서 [돌아온 외다리]를 비롯한 몇몇 작품들이 HD 텔레시네를 거쳐 복원되었거나 복원중입니다. 현재 [돌아온 외다리]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VOD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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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All rights reserved.


안타깝게도 한국 테크니컬 액션의 원조 이두용-한용철의 동맹관계는 [배신자]를 끝으로 깨어집니다. 당시에는 배우들의 개런티가 5백만원이면 많이 받는거였는데 한용철은 연속되는 흥행성공으로 인해 업계 최고 수준인 편당 2천만원을 받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고 결국 경쟁 영화사에 스카웃되면서 다른 감독들과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이후의 작품들은 모두가 1974년 이두용 감독의 태권시리즈를 모방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아류작에 머물며 서서히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갑니다.

한편 이두용 감독은 한국식 액션의 한계에 직면해 얼마 안가 스스로 액션물에서 손을 뗍니다. 당시 그가 느꼈던 영화계의 문제점은 좋은 액션물을 만들겠다는 의욕에 비해 스폰서 등 여건이 뒤따라 주지 않는다는 것, 또 막상 영화를 찍으면 자신이 보기에도 완벽한 영화가 나오질 않는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자괴감 같은 것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액션영화하면 2,3류로 취급하는 풍토가 너무나 안좋게 느껴졌던 것 또한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주위에서 영화인들이 자신과 함께 일하는 액션 배우들을 폄하할때도 장기적으로는 큰 고통이었던 거죠. 어찌보면 멜로 드라마 배우보다 실제 촬영장에서의 일은 육체적으로 훨씬 더 힘든데도 불구하고 액션배우는 더 적은 급여를 받는 현실이 감독으로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겁니다. 결국 그는 내가 왜 이런 영화들을 계속 찍어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 끝에 액션물에서 손을 떼게 됩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액션영화에 대한 열정은 그 이후로도 계속된 것 같습니다. 1975년작 [강인의 무덤]을 끝으로 시들해진 인기속에 다시 미국으로 갔던 한용철은 6년뒤 한국으로 돌아와 [용호의 사촌들]과 [내이름 쌍다리]에 연속 출연하며 재기의 의지를 불태웁니다만 흥행에 실패, 사실상 영화계를 떠나고 맙니다.

ⓒ 대영영화. All rights reserved.


반면 이두용 감독은 몇편의 액션물을 찍은 뒤 장르를 전환해 1980년대 [피막],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등으로 베니스 영화제에 진출하는 등 성공적인 필모그래피를 이어가다가 1985년, 인기가수 전영록을 타이틀롤로 내세워 만든 [돌아이]시리즈로 다시금 액션물에 도전, 예상외로 큰 호응을 얻으며 2편까지 감독을 맡습니다. 이후 [돌아이] 시리즈는 다른 감독에게 메가폰이 넘어가면서 쇠락을 길을 걷습니다만 이두용 감독의 기획력과 연출 스타일은 인정받을만 합니다.

ⓒ 태흥영화주식회사. All rights reserved.


아무튼 [돌아온 외다리]는 한국식 액션물의 정점에 섰던 작품으로 큰 가치를 지닙니다. 고작 1974년 한해동안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두용-한용철의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이 이후로도 계속되었다면 한국 액션영화계의 판도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거니와 그 짧은 전성기 시절의 작품만을 남긴채 추억의 배우로 사라져버린 한용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하는 궁금증도 드는군요.

복수와 배신을 일삼는 천하의 극악무도한 악당들과 정의감에 불타는 사나이의 이름으로 그들을 응징했던 의협심 넘치는 마초들. 그것이 바로 한국형 다찌마리 액션영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원초적 묘미가 아닐까요. 이제는 맛볼 수 없는 추억이지만 말입니다.

* 본 리뷰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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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이 얼마만의 1빠인지...^^

    조춘씨가 이 영화에 출연했었다니 놀라운데요? (심형래씨와 동년배라고 생각했었는데, ㄷㄷㄷ-_-; )
    한국에서 액션 영화가 길고 긴 침체기에 빠지지만 않았다면, 악역내지 조연으로 꽤나 괜찮은
    필모그래피를 쌓을 수 있었을 많은 배우 중 한분이 조춘씨겠지요.
    글쎄... 코미디로나마 인지도는 높였으니 그래도 운이 좋은 케이스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만약 제가 그분 입장이라면 인지도가 1/10 수준이라 해도 액션 배우로서 살고 싶었을 것 같습니다.
    (결코 코미디물을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2010.06.01 10:00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액션 조연으로서의 조춘씨가 나중에 쌍라이트로 코미디화 되었던건 정말 의외였습니다. 뭐 나름 그래도 인기를 얻으셨으니 다행이지만...뭔가 좀 아쉽죠.

      2010.06.01 11:10 신고
  2. naturi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다리 시리즈는 티비에서 가끔 했던 것 같고, 돌아이 시리즈는 어렸을 때 극장에서 여러 시리즈로 상영하던 것인데 몇 편까지 있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2010.06.01 11:04 신고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0.06.01 11:24
  4. 아빠공룡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명 또라이... ㅋㅋㅋ
    저도 극장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최재성씨가 출연했던 돌아이에는 둔버기라는 ATV같은게 있었는데 그걸 극장앞에서 전시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

    2010.06.01 12:12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돌아이4의 부제가 둔버기였을겁니다.

      2010.06.01 21:22 신고
    • 헬몬트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둔버기가 1988년 당시에는 엄청난 거액인 4억원이나 주고 사온 거였죠.(당시 한국영화 제작비가 2억원 정도이니!) 그러나 흥행 대참패로 그만 감독인 방규식 감독까지 파산 직전으로 몰아갔고.이 분 돌아가실때 거의 알려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2010.06.04 20:28 신고
  5. 나이트세이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연 많은 인생길은~ 꾸불꾸불 하~지만 사랑에 타는 가슴~ 내 길만은 굳게 간다~' 돌아이 2의 주제가 가사가 지금도 입에서 맴도네요. 돌아이 4편의 부제가 '둔버기'였죠? (그게 주 제목이었던가... 가물가물) 전영록씨의 이미지와 최재성씨의 이미지는 암만 생각해도 뭔가 맞지 않았고 영화도 이상해보였기에 안 봤더랬죠. 볼 걸 그랬나.

    어릴 때 잠깐 보고 지금 다시 봐도 한용철의 무술 실력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싶더니 1부 내용에 그 언급이 있더군요. 몰랐습니다. 초단 수준이었다니...

    투잡하며 쪽잠 자느라 시간이 없었는데 오늘은 잠깐 짬이 나서 들렀습니다. 이제 더워지기 시작하는데 건강 신경 쓰셔야죠. 어느 댓글 다신 걸 보니 여친이 생기신 모양이던데 추카 추카요. 혼자만의 프리함은 이제 던져버리시는 건가요.

    2010.06.01 12:20 신고
  6.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감독님이 돌아이의 감독님이었군요.
    보지는 못한 작품이지만 어렸을 때 꽤나 유명했던 기억이 있는데...
    (85년이면 막 국민학교 들어갔을 때니... 크)
    저번 글 읽고 외다리가 왜 안 나오나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저런 어이 없는 이유가 있었군요. -_-;;;

    2010.06.02 12:39 신고
  7. 무예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도 돌아이는 한국액션최고 영화요

    2010.06.02 17:00 신고
  8. 무예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감사합니다 ^^ 잠시 잊고 있었음

    2010.06.04 22:40 신고
  9. 감탄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아이 포스터속 '일명 또라이'가 눈길을 확 사로잡네요 ㅋ
    예전엔 돌아이 하면 전영록형님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돌아이 노홍철이 대명사가 되버렸네요
    암튼 한용철님의 영화를 다시 추억할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한용철님의 후계자라는 영화를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
    어린시절 봤던 몇몇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B급이다 뭐다해도 한국영화사에서 빼놓을수 없는 작품들인데 지금은 구하기 힘든 현실이 안타깝네요...

    2010.06.09 04:29 신고
  10. Phuket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번 글 읽고 외다리가 왜 안 나오나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저런 어이 없는 이유가 있었군요. -_-;;;

    2011.02.23 04:01 신고
  11. SEOPressor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번 글 읽고 외다리가 왜 안 나오나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2011.03.16 00:50 신고
  12. 영화 기냥 봐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이두용 감독함 뽕이 ㅋㅋㅋ

    2012.11.17 15:47 신고
  13. 거싀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아이는 전영록이 주연일때는 1,2,3편 모두 성공했는데 문제는 주연을 최재성으로 바꾸면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의 최재성이야 아마추어 복싱선수 자격도 있고 싸움실력이 꽤나 발군이지만 당시의 최재성은 그냥 '남자 최진실'에 불과한 인물로 무예가 없던 시절인 데다가 배우의 연기가 아니라 둔버기의 기동에만 비중을 두다보니 자연스럽게 망했습니다.

    2015.07.19 05: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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