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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 세계 최초의 음식 재난 블록버스터

페니웨이™ 2010. 2. 1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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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해는 그 어느때보다도 다양한 재난물을 경험한 시기였다. 알렉스 프로야스의 철학적 재난영화 [노잉]부터 롤랜드 에머리히의 전형적인 팝콘 블록버스터 [2012], 그리고 오랜만에 천만관객돌파 기록을 세우며 국내 장르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 [해운대]까지. 여기에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을 추가하면 더욱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완성된다. 국내 개봉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지금까지의 재난물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설정을 가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부부 동화작가인 주디,론 바렛의 스태디셀러를 바탕으로 만든 이 애니메이션은 이른바 '음식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최초의 재난장르를 시도하는데, 콜럼비아 픽쳐스의 유명한 타이틀 로고인 여신상을 바나나로 날려 버리는 코믹하고도 충격적인(?) 오프닝으로 제법 신선한 출발을 알린다.

ⓒ 1978 Simon & Schuster. All rights reserved.


작품의 배경은 온 주민이 정어리만 먹어야 할 정도로 경기가 침체된 소도시 스왈로우 폴스(국내명:꿀꺽퐁당섬). 어렸을 때부터 엉뚱한 발명품을 만들며 발명가의 꿈을 키워온 플린트는 물을 음식으로 바꿀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해 시운전을 하는 과정에서 우연치않게 실험이 성공했음을 깨닫는다. 하늘에서 햄버거를 비롯한 온갖 음식들이 비처럼 쏟아지자 스왈로우 폴스는 대번에 세계적인 명소가 되지만 이를 이용해 출세하려는 시장은 탐욕에 눈이 멀어 플린트에게 더 많은 음식을 요구하게 되고 급기야 한계치를 넘어선 음식제조기에 과부하가 걸려 폭주를 일으키면서 전세계적으로 초대형 음식이 쏟아져내리는 재앙이 불어닥치게 된다.

ⓒ Sony Pictures Animation. All rights reserved.


이처럼 사뭇 파격적인 설정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소재의 흥미면에서 대단히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작품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아이스크림 눈, 젤리로 만든 성에서의 데이트 등 그야말로 상상속의 달콤한 이미지를 스크린에 옮겨 탄성을 자아내는 한편, 각종 재난영화의 클리셰를 가져다가 마음껏 비틀며 관객들의 폭소를 유도한다.

비단 이러한 오락적 요소 뿐만이 아니라 현재 과잉생산의 부작용으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선진국 중심의 산업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사회성을 드러내는 것으로서 로튼토마토 사이트에서는 신선도 86%의 높은 지수를 나타내고 있다.

ⓒ Sony Pictures Animation.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단점도 눈에 띈다.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연상시킬 정도로 정줄놓고 다니는 주인공 플린트, 비상식적으로 삽시간에 슈퍼 뚱땡이가 되어버린 탐욕스런 시장 등 때론 과격하다 싶을 정도로 극단적 액션을 취하는 캐릭터들은 어딘지 모르게 기존 애니메이션과는 심한 이질감을 보일뿐더러 일부 설정과 에피소드는 지나칠 정도로 유치한 반면, 어떤 부분은 기대 이상으로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 담겨있어 적절한 완급조절에 있어서도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군데군데 편집도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전체적으로 스피디한 전개와 애니메이션 특유의 톡톡튀는 상상력, 그리고 대형 스크린에 걸맞는 화려한 영상 덕분에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는 작품임을 부인할 순 없다. 후발업체인 소니 픽쳐스에게 픽사와 같은 완벽함을 요구하는 건 아직까지 시기상조겠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도 좋을 듯 하다. 역시 CG애니메이션의 성패는 기술력보다는 크리에이티브한 마인드가 먼저다. 음식 재난 애니메이션이라니, 듣기만해도 귀가 솔깃해지지 않는가.


*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Sony Pictures Animation.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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