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웨이™의 궁시렁

윈도우7 런칭파티, 참석자에 대한 배려가 아쉬웠다

페니웨이™ 2009. 10. 2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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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비스타의 대실패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차기 OS인 윈도우7의 한국 런칭이 어제 멜론 악스에서 열렸습니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들으셨겠지만 이번 런칭행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블로거들만을 초청한 파티로 진행되었습니다. 총 777명의 일명 '파워블로거'라는 분들을 뽑았던 이번 행사 모습, 궁금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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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명이나 되는 블로거가 참석했기 때문에 그 수에 해당하는 수많은 포스팅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저는 자세히 적지 않겠습니다. 대신 이번 행사에서 드러난 몇가지 문제점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1.파워블로거의 기준?  


이번 행사가 사실 이례적으로 블로거만을 위한 행사였다는 건 국내 웹 컨텐츠 시장에서 1인 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번 파워블로거 선정은 사실 미심쩍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저처럼 아무 파워도 없는 블로거가 선정된 것도 그렇지만 행사를 진행하는 주최측조차 파워블로거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한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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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을 맡은 변기수씨는 블로거가 마치 무엇인가 약점을 잡아 포스팅하기에 급급한 사람들인냥 말하는 뉘앙스를 계속 풍겼고 (설사 그것이 웃기기 위한 설정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블로거에 대한 인식이 그런거 같다는 느낌입니다), 연사들도 어떤이는 파워블로거라 했다가 어떤이는 톱블로거라 했다가... 암튼 '파워블로거'라는 용어의 정의자체가 불분명한 만큼 이번 행사는 '파워블로거'가 아닌 그냥 블로거를 위한 행사였다고 해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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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거'의 닉네임을 이렇게 엉터리로 써도 된다 이말이죠? ㅡㅡ+



 

    2.참석자의 시간을 임의대로 빼앗아도 되는가?  


가장 크게 드러난 문제점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원래 행사는 6:30에 파워블로거와의 만남이라는 프리세션이 시작되고 이어 7시에 공식 행사를 시작해 대략 10시 안으로 마무리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파워블로거라고 서울에서만 사는게 아니기 때문이지요.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분들은 분명 끝나는 시간과 집으로 귀가하는 시간을 계산해 참석을 결정하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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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7시라고 했던 공식행사는 리허설이 안끝났다는 이유로 50분 가량 지연되었고, 끝나는 시간은 예정보다 1시간이나 지난 11시가 되어서였습니다. 결국 도아님 같이 멀리서 올라오신 분들은 당일 귀가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트랜스포머 레드카펫 사건이후 이런 공식적인 행사에서의 시간지연이라면 이제 몸서리가 처질 정도입니다. (
관련 포스트 참조)

아무리 윈도우7을 무료로 주는 행사였다고는 하지만 이런 경품 자체가 초청받은 사람들의 시간을 임의적으로 빼앗은 사실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건 아니죠. 솔직히 짜증 많이 났습니다.

게다가 도시락과 다과 등 이것저것 준비는 많이 한 것 같은데 실속이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도시락의 양이 작아 6시쯤 도착해 무려 5시간을 행사장에서 보낸 저로서는 배가 고파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앉아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좌석도 부족해 그냥 굶는 분도 계셨고 다과 테이블에 놓인 치킨은 다 떨어져도 리필이 안되더군요. ㅡㅡ;; 결국 그나마 무한제공되었던 음료로 물배를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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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특별할 것 없는 기능시연  


사실상 행사의 주요 부분을 차지했던 윈도우7의 특징 및 기능을 시연하는 시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자와 두 명의 블로거가 나와 이것저것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중에는 정말 괜찮다 싶은 윈도우 7만의 새로운 기능들도 선보였지만 솔직히 현재 윈도우 XP나 비스타에서도 사용가능한 기능들을 마치 윈도우7의 특별한 기능인냥 설명하는 것들이 많더군요. 일반 사용자가 잘 모르거나 필요성을 못느껴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이번에 새로 추가된 기능인것처럼 호들갑스럽게 설명하는 걸 듣자니 엄청난 인내의 한계를 느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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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윈도우 XP와 윈도우7의 성능 비교를 위해 부팅, 종료 및 프로그램 실행 등에 있어서 시합을 하는 코너도 있었는데, 이게 코미디인게 깔려있는 프로그램의 수와 윈도우를 사용한 기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속도를 보여주는게 상식인데 이런 비교를 할려면 둘 PC 모두 완전 클린 인스톨이 된 상태에서 비교를 해야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같은 사양의 PC에 같은 윈도우 XP를 깔았다 하더라도 사용환경에 따라 부팅 속도가 각자 다를진데, 이런 식의 시연은 오히려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고 밖에 생각되질 않습니다. (추가로 이 세션을 진행했던 멜로디언님의 답변을 다른 블로그의 답글을 통해 들었는데, 동일환경에서의 세팅이라는 걸 소개하는 멘트를 깜빡하셨다고 합니다. ㅡㅡ;; )

진정 참석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가뜩이나 행사 자체가 늦어진 상황에서 자기들이 할말은 다 해야겠다는 식의 진행은 좀 자제했어야 합니다. 이번 행사의 성격이 홍보적 측면이 강했다는 건 인정합니다만 아마 참석자들 십중팔구는 이번 행사가 무척 지루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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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행사장의 분위기를 주최측도 감지해서인지, 애당초 행사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아이돌 그룹 f(x)의 공연을 중간에 서둘러 보여주면서 불만을 잠재우려는 제스쳐를 썼습니다. (또 모르죠. 행사가 지연되어서 빨리 공연끝내고 f(x)를 돌려보내야 했었을지도...) 이후에 진행된 인텔, nVIDIA, TG 삼보 측의 프레젠테이션 강의나 추첨행사에 이르러서는 정말 견디기 힘들 정도의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그건 그렇고 약 7:1의 경쟁률을 보인 추첨행사에도 뽑히지 못한 나는 정말이지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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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정품 윈도우7 증정?  


아마도 대다수 참석자들이 눈독을 들였을 정품 윈도우7 얼티밋 에디션의 증정은 모든 행사를 마친 뒤 귀가하는 길에 나눠주었는데요, 애당초 기대했던 그 정품 윈도우7이 아니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아마 저를 포함해서 증정품이 시판용 윈도우7 패키지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근데 어제 준 윈도우는 행사를 위해 따로 제작한 '프로모션용 비매품'이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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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게 정품 윈도우7이라는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어차피 쓰는데에는 지장이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이 윈도우는 한글도 아니고 무려 영문판 32비트 버전이었습니다. 인스톨 후에 언어팩을 따로 설치하면 한글을 쓸 수 있다지만 이건 솔직히 말장난 같습니다. '정품 윈도우7'을 준건 맞죠. 하지만 제가 기대했던 윈도우는 아니었습니다. 뭐 나름 777개만 만들어진 한정판 같은 의미를 부여한다면야 소장가치라도 있겠지만 영어로 'Not for Resale'이라고 떡하니 쓰여진 디스크를 보자니 참... 없어보이는군요. '공짜니까 주는데로 받아라'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할말은 없습니다. 감지덕지죠, 네.



    5.그 밖에  


글을 쓰다보니 좀 까칠해졌습니다만 사실 윈도우7이 성공적인 OS라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비스타와는 달리 사활을 걸었다고 표현해도 좋을만큼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더군요. 아마 XP에서 윈도우7으로의 전환은 비교적 수월할 것 같네요. 위에서 지적한 점들 때문에 행사를 준비한 분들의 노고를 무시한다는 건 아닙니다. 정말 많이 준비한 것 같았고 다들 열심히 하셨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 기업이 블로거들을 타켓으로 삼았다는 건 국내 블로거들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겠지요. 긍정적인 신호라고 보여집니다. 다만 수백명의 초정자를 초대한 공식적인 행사이니만큼 프로페셔널하게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쉬움을 뒤로한채 이제 윈도우7이라는 새로운 OS에 많은 기대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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