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작열전(怪作列傳)

괴작열전(怪作列傳) : 트랜스모퍼 2: 폴 오브 맨 (스카이모퍼) - 이젠 목버스터도 프리퀄의 시대

페니웨이™ 2009. 7. 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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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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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의 열기가 여전히 뜨겁습니다. 현재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의 흥행 스코어는 작년 한해 돌풍을 일으켰던 [다크 나이트]의 성적과 상당히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지난 7월 4일 독립기념일 주말에 새롭게 개봉한 [아이스 에이지 3]로 타격을 받긴 했습니다만 과연 북미지역 최종 스코어가 얼마가 될것인지 궁금하군요. 전편만한 속편은 아니라는 중론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대박을 터트려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개봉전에는 불매운동이니 어쩌니 시끄럽더니만 역시 볼 사람은 다 본다는 진리를 입증하듯 벌써부터 외화 천만관객 돌파가 가능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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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xoffice MOJO. All rights reserved.

역대 개봉 첫주일간 수익금 순위



이렇듯 검증된 블록버스터에는 항상 짝퉁 내지는 아류작이 붙어다니기 마련입니다. 2년전 '괴작열전'의 첫 번째 포문을 열었던 [트랜스모퍼](관련리뷰링크)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사일럼'이라는 목버스터 전문회사를 널리 알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었는데요, 그간 수많은 짝퉁 영화들을 생산해 온 어사일럼이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라는 또 한번의 호재를 만나 야심작을 내놓았으니, 그 이름 [트랜스모퍼: 폴 오브 맨]이라는 작품입니다. 벌써부터 어떤 영화일지 궁금한 나머지 온몸에 전율이 짜릿짜릿 느껴지지 않습니까?

[트랜스모퍼: 폴 오브 맨 (Transmorphers: Fall of Man)](이하 트랜스모퍼 2)은 어사일럼에서 내놓은 최초의 속편으로서 경이적인 괴작 게이지를 보여주었던 [트랜스모퍼]의 '정식 후속편'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작품이 단순한 씨퀄이 아니라 최근 헐리우드의 트랜드 키워드가 되고 있는 '프리퀄'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인데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의 원제인 Revenge of Fallen을 교묘하게 패러디한 'Fall of Man'이라는 부재를 붙여 짝퉁스러움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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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 2 ⓒ ㈜씨와이필름/㈜익영영화. All rights reserved.

말하자면... 뭐 이런 느낌?



일단 스토리 먼저 좀 살펴볼까요?

여느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어느날, 외교관의 딸이 운전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라이언 경관에게 발견되어 경고를 받습니다. 다행히 딱지를 떼지 않고 풀려났다고 좋아하면서 계속 길을 달리던 그녀는 갑자기 페이스 허거(?)로 변신한 핸드폰의 습격을 받아 살해당하고 맙니다. 피해자의 신분이 신분인지라 연방요원이 사건 수사를 시작하고, 피해자에게 주의를 줬던 라이언 경관은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게 되는데, 때마침 어디선가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던 조세핀 서머스 박사가 이 사건에 대한 기사를 읽자마자 뭔가를 깨달은 듯 다급하게 뛰쳐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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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한편 여주인공이자 앞서 말한 라이언 경관의 조카인 메디슨 라이언의 집에 갑자기 TV가 나오질 않자 케이블 회사에 A/S를 요청하는데요, 도착한 A/S기사가 알고보니 메디슨의 전 남자친구인 제이크입니다. (우연도 이런 우연이...) 오랜만에 만나 서먹한 인사를 나눈 제이크는 뒷마당으로 가서 안테나를 점검하려하던 차에 접시 안테나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기절초풍할 장면을 목격합니다.

뒤이어 동네건달이 차를 몰고가다가 자기 차한테 레이저 광선을 맞고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차량은 운전자도 없이 자기 혼자 줄행랑을 치는데요, 이렇게 연속되는 의문의 사건에 맞닥드린 라이언 경관은 조카인 메디슨과 제이크를 만나 동행하던 중 혼자 도주하던 차량의 습격을 받게되고 이 차량은 로봇으로 변신해 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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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이들은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헬기가 로봇을 공격하는 틈을 타 달아나게 되고 이어서 나타낸 NSA의 요원들에 의해 위기를 모면합니다. 이제 우리의 주인공들은 NSA의 비밀기지에 도착해 서머스 박사와 조우하게 된 자리에서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됩니다.

문제의 그 로봇들은 R.P.D (Robotic 어쩌구 저쩌구의 약자인데...)라 불리는 것들인데, 1947년 7월 8일에 발생한 로스웰 사건 당시 UFO의 잔해들을 분석해 미국 당국이 은밀히 만든 첨단기술의 집약체였던 거죠. 그러던 중 얼마전 이 로봇들이 미쳤는지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는데, 그 원인이 알 수 없는 신호에 의해 리모트 컨트롤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설명이 끝나자마자 비밀기지에 로봇이 침입해 기지 안은 쑥대밭이 되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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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들은 원격으로 신호를 받아 움직이는 이 로봇의 가동을 멈추기 위해 재밍 시스템을 가동하려하지만 이것이 실패하자 우리의 열혈 중년 라이언 경관이 헬기를 타고 로봇에 특공을 걸어 자폭, 로봇의 반란을 저지합니다. ㅡㅡ;;

이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는 주인공들은 알콩달콩 사랑도 나누며 평화롭게 살아가지만 어느날 외계로봇들의 지구침공이 대대적으로 감행됩니다. 로봇들을 움직이던 신호는 차단되었지만 그 신호를 보내던 주인공들이 등장한 것입니다. 이제 주인공들은 로봇의 근거지를 찾아 파괴할 작전을 구상하게 되고, 문제는 이들 주인공들이 일개 민간인에 불과하다는 건데, 과연 이들이 지구를 외계로봇들의 침공으로부터 구출해 낼 수 있을지는 직접 확인하시길.. (그게 가능하다면 말이지만)

이번 [트랜스모퍼 2]는 전편과는 달리 주인공 배우들이 모두 바뀐데다 감독마저 교체되었습니다. 먼저 감독을 맡은 사람은 스콧 휠러로, 주로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그는 대부분의 어사일럼 작품에서 특수효과를 도맡아 온 인물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트랜스모퍼 2]가 전작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밤이 아니라 낮이라는 점인데요,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고 하니 전작처럼 어설픈 특수효과를 감추기 위해 어두운 배경을 사용하지 않고, 밝은 화면에서 정면승부를 걸고 있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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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특수효과 감독 출신의 작품답게 [트랜스모퍼 2]의 특수효과는 1편에 비해 일취월장했다 싶을 만큼 꽤나 쓸만합니다. (물론 1편과 비교했을 때 말입니다만) 휴대폰이 페이스 허거 모양의 로봇으로 변신하는 씬도 훨씬 자연스러워졌으며, 특히나 도로에서 벌어지는 비행 로봇과의 추격전 장면은 짧지만 매우 완성도가 높은 편입니다. 다만 1편에 비해 CG의 완성도를 높이는 대신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어서 등장하는 로봇의 숫자가 많게는 한 10대 정도밖에 되질 않습니다. 이는 프리퀄이기 때문에 설정면에서 그런대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배우들도 완전 무명들만 등장했던 전편보다는 그나마 좀 낯이 익은 배우들이 모습을 비추는데요, 대표적인 배우가 라이언 경관 역의 브루스 박스레이트너로서 젊었을 때는 TV 시리즈에 꽤나 자주 등장했던 배테랑 주,조연 배우입니다. 심지어 전성기때는 초특급 SF대작인 [트론]의 주연을 맡기도 했었죠. 한 10년전쯤에는 [바빌론 5]라는 미드에서 존 쉐리단 역으로 출연해 몇몇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이기도 하구요. 참고로 이분의 부인은 추억의 드라마 [초원의 집]으로 알려진 멜리사 길버트입니다.

그리고 서머스 박사 역으로 등장하는 여배우는 [스크리머스]에서 피터 웰러의 상대역으로 꽤나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제니퍼 루빈인데요, 세월의 흐름은 속일 수 없는지 무려 8년의 공백을 깨고 오랜만에 출연한 작품임에도 예전만큼의 아리따움은 많이 사라져서 조금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인 배우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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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사실 이 작품은 누가 보더라도 [트랜스포머]를 차용한 작품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는 [터미네이터]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말해 [트랜스모퍼] 1편에서 보여준 미래전쟁의 암울한 느낌은 다분히 [터미네이터]의 회상 장면을 연상시켰었는데, 실제로도 이번 [트랜스모퍼 2]를 보면서 느낀점 또한 영화의 분위기나 흐름이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과 유사하다는 겁니다. 특히 마지막에 살아남은 인류를 규합하게 위해 저항세력에게 호소하는 제이크의 나레이션은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의 존 코너와 거의 똑같습니다. 심지어 영화의 오프닝 타이틀에 사용된 폰트 디자인도 '터미네이터'스럽죠.

이렇게 다른 영화들의 따라하기에만 의존한 탓인지 [트랜스모퍼 2]는 프리퀄임에도 불구하고 전편과의 아귀가 잘 맞지 않는 오류를 범합니다. 일례로서 [트랜스모퍼] 1편에 등장하는 초반 나레이션을 다시 리와인드 해볼까요?


서기 2009년 우리는 다른 행성의 생명체를 발견하게 된다.

무려 2천만광년 떨어진 행성이다.

우리는 평화의 메시지를 보냈다....

우정을 나타내는 메시지를.

5년이 지나 우리는 그들의 답변을 받게된다.

단 몇시간만에 전 지구상 90%의 인류가 파멸되었다.

그들은 대기를 바꾸어 놓았고, 영원한 밤을 만들어냈다.

태양은 어두운 구름에 가려 영영 보이지 않았다.

약탈자들은 지구에 정착하게 되었다....


네, 보시다시피 1편에서는 '인류'가 자발적으로 보낸 평화의 메시지를 받은 외계로봇들이 침공해 지구가 정복당했고, 어둠이 지속되는 이유를 침략자들이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해놓고 있지만 [트랜스모퍼 2]에서는 메시지를 인간이 보낸게 아니라 신호(시그널)를 보낸 로봇이 외계에서 침략하는 것이며, 태양이 가리우게 된 것도 주인공들이 저지른 폭발의 여파로 흘러나온 유독가스의 영향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처럼 [트랜스모퍼 2]는 제법 괜찮은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설정상의 몇몇 오류 때문에 속편으로서의 제대로 된 장점을 발휘하지는 못합니다. 물론 이렇게 한철 장사를 해먹기위해 제작된 목버스터에 얼마나 대단한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2년을 기다린 속편임에도 소소한 디테일(사실 이런건 예산과는 관계없이 시나리오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되는건데)을 무시한 점이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이 그다지 허접하지 않기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는군요.

그래도 이런 목버스터라 할지라도 퀄리티면에서 약간은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 그리고 목버스터도 속편이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죠. 아무튼 괴작의 세계는 흥미롭습니다. 어쨌거나 이번 리뷰를 통해 괴작열전 최초로 1,2편이 모두 실리게 되었는데, 만약 [트랜스포머] 3편이 나온다면 이 작품도 3편이 등장할까요? 기대됩니다.

P.S:

ⓒ The Asylum. All rights reserved.

이게 이런식으로 극장 개봉을 감행하네요. ㅡㅡ;; 게다가 포스터는 [우주전쟁 2 WAR OF THE WORLDS 2: THE NEXT WAVE ]의 그것에, 크래딧 문구는 [아포칼립스 The Apocalypse]. 제목은  
[스카이라인]에 [트랜스모퍼]를 짬뽕했군요. 작품 자체도 괴작이지만 국내 수입사의 센스는 더 가관.


* [트랜스모퍼: 폴 오브 맨]의 모든 스틸,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The Asylum.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역대 개봉 첫주일간 수익금 순위 (ⓒ Boxoffice MOJ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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