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웨이™의 궁시렁

저작권 위반으로 오인한 네이버 오픈캐스트 측의 해명과 사건 정리

페니웨이™ 2009. 2. 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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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해프닝이 벌어졌는가를 잘 모르신다면 이전 포스트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드디어 오늘(2월 9일) 오후 4시경에 네이버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해당 사건을 일으켰던 당사자인지는 모르겠다만 어쨌거나 이번 일이 일어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간단히 언급해 주더라. 내용인 즉슨,

네이버 담당자: 고객님께서 링크해 놓은 포스트를 확인하던 중 발견된 예고편 부분이 저작권 위반이라고 판단해 그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글자하나 틀리지 않고 쓴것은 아니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다)

란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내 글을 내가 링크한 사실이 저작권 위반이어서가 아니라 링크된 내 글([작전]리뷰)이 저작권을 위반했다고 판단해서 그런 라이브쇼를 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부분에 있어서는 앞서 칫솔님께서 제시하신 의견이 가장 정확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이번 일이 생긴것에 대해 네이버 측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를 간추리며 이번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

1.무성의하고도 일방적인 통보: 애초에 문제의 발단은 링크된 포스트에 "예고편"이 들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네이버측에서 저작권 위반으로 오판하고 해당 오픈캐스트를 블라인드 처리함과 동시에 그 어떠한 상세 설명없이 일방적이고도 애매모호한 메일만 덜렁 보냄으로서 나는 이 조치가 링크한 행위 자체를 저작권 위반으로 몰고간 일이라고 '오해'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전 포스트의 제목인 "내가 쓴 글 링크해도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네이버 오픈캐스트"는 틀린 얘기란 거다.) 만약 네이버측이 좀 더 자세하고 친절하면서 사용자의 이해를 구하는 메일을 보냈다면 이런 극단적인 상황과 소위 오해하는 일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2.저작권 감시의 방만함: 그렇다면 예고편을 첨부한 해당 리뷰가 네이버가 판단한 것 처럼 저작권을 위반한 것이었는가? 문제가 된 포스트인 [작전] 리뷰는 프레스블로그의 프로모션에 참가하기 위해 작성된 리뷰다. 따라서 [작전]의 프로모션에 사용되는 스틸컷 및 예고편은 적극적으로 사용되도록 권장되었다는 얘기다. 이해를 돕기위해 프레스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내용을 스샷으로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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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가는가 ? 물론 네이버측은 이런 사실을 모를 수도 있다. 왜냐면 위의 내용은 프레스블로그 아이디로 접속해야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아주 친절하게도 [작전]리뷰에 사용된 스틸컷과 예고편이 프레스블로그의 프로모션하에 허가되었음을 본문에 분명히 밝혀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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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본인의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 손님들은 내가 얼마나 저작권에 신경을 곤두세워가며 해당 관계법률의 저촉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대충은 감을 잡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아주 '간단하게' 나를 저작권 위반하는 사람으로 판단하고 나와는 그 어떤 한마디의 상의나 경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행동을 감행했다. 이 얼마나 사용자를 물로 보는 행위인가. 본문에 써놓은 글은 읽어보지도 않고 자의적으로 판단해놓고 그것이 실수였단다. 현재 넷상에서 저작권이 사용자에게 있어 얼마나 민감한 부분인가를 네이버측이 인지했다면 본문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채 제한조치를 취하는 졸속처리는 절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3.사후처리의 미숙함: 그래 좋다. 내가 백번 양보해서 여기까지는 네이버측의 순진한(?) 실수였고, 일을 여기저기 떠벌린건 성격 까칠한 내 속좁은 인간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치자. 네이버의 통보를 받은 나는 상당히 흥분된 상태에서 해당 관계사실이 무고한 것임을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한참 뒤에 메일이 도착했는데, 그 메일이야말로 나를 절망적으로 만들만큼 무성의하고도 오만방자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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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밑줄을 자세히 보라. 나는 해당 링크를 수정한 적도, 지운적도 없는데 내가 알아서 잘 기어줬으니 이를 어여삐 여겨 제한을 풀어준다는 아주 틀에 박히고도 사무적인, Ctrl+C와 Ctrl+V의 신공을 보여주었다. 사실 나를 정말 화나게 만든건 바로 이 답변메일이었다. 하도 기가막혀 이따위로 그냥 두루뭉실 넘어갈거면 아무리 힘없는 나이지만 그냥 넘어가진 않겠노라고 단단히 못을 박았다.

그 이후 온 메일이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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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메일에 비하면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메일을 자세히 보라. 결국 미안하다는 건 뒷전이고 자신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가 내용의 본론 가운데 위치해 있음을. 한마디로 우린 나름대로 잘해볼려고 하다가 실수한거니 니가 너그럽게 이해해라는 뉘앙스다. 물론 여기에서도 해당 포스트에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었는지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적어도 명백한 잘못을 했다면 변명보다는 일단 진심이 담긴 사과가 선행되고 나서 해명을 하는게 도리인거다. 일개 무명회사도 아니고 네이버라는 거대기업이 이런 한심한 작태를 보이니 욕을 먹는거 아닌가.

네이버에게 그 어떤 기대도 해서는 안됨을 깨달은 나는 결국 오늘 오전 내가 등록해 놓은 100여개의 오픈캐스트 링크를 모두 삭제하고 발행된 오픈캐스트를 폐쇄했다. 그리고 한참이 흐른 오후 4시가 되어서야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사실 전화는 기대도 안했지만 이번에는 그나마 네이버측의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하면서 사정을 설명했기에 본인 스스로도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잘 할 수 있는것을 왜 처음부터 그런 아마추어적인 실수와 우를 범하는지 나로선 이해가 가질 않는다. 가뜩이나 네이버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이 나오는 요즘, 별 사소한 문제로 자기들이 스스로 안티를 만들어낸다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가.

암튼 이쯤에서 이번 해프닝은 더이상 얘기할 것도 없고 언급도 안하겠지만 한번 돌아선 마음이 쉽게 돌아오지는 않는다. (사실 본인의 까칠한 성격탓에 문제를 확대시킨 점에 대해 네이버측에 일말의 미안한 감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실망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제 베타테스트 초기인 오픈캐스트가 계속 아마추어적인 실수를 거듭한다면 모처럼 안방을 내주는 대범함을 보였다는 이번 기획도 물거품이 될테니 말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번일을 통해 알 수 있듯 블로거들은 스스로 저작권법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네이버측에서 오판한 [작전] 리뷰의 경우, 설사 그것이 프레스블로그의 프로모션에 의해 해당 동영상과 스틸컷이 허가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본인은 법률에서 규정하는 인용의 5원칙에 입각해 사용여부를 명시해 놓았다. 그럼에도 네이버가 이를 무시한 처사는 일개 블로거가 거대 권력의 일방적 규제앞에는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따라서 블로그는 자신의 포스트에 대해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귀찮더라 하더라도 말이다. (사실 매 포스트에 Copyright를 적어놓은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아는가 ㅠㅠ)

P.S: 2월 12일에 다시 한번 네이버측으로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오픈캐스트 담당자가 개인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었는데, 이전의 고객센터 관련자들과는 달리 무조건적인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거듭 정중히 밝혔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해당 시스템의 개선에 대한 의지가 분명한 것 같아 나로서도 꽤 만족스런 상황이다. 네이버 오픈캐스트를 다시 개설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훗날 정말 더 나아진 모습으로 다가온다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이제 더 이상 이부분에 대해서는 뒷끝을 남겨두지 않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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